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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초보자 입문서의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이 말은 실제 사용중 종종 잊혀지곤 하는 것이 현실. 고가의 시스템을 바꾸는데만 정신을 쏟지 말고 펜티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생각해보자.

처음 컴퓨터를 접한 지 벌써 12년이 지났다. 당시 8비트 애플 호환 기종 컴퓨터를 가르쳐 주시던 젊은 물리선생님께서 머리카락 희끗한 교감선생님으로 변모하셨고 컴퓨터는 8비트에서 펜티엄으로 몇 차례의 지각변동을 겪었다.

기억을 되살려 보면 영어 자판의 알파벳을 하나 하나 찾아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도 없는 1부터 10까지를 더하는 프로그램을 입력하는데 30분이 넘게 걸린 것 같다. 지금 도스를 처음 접하는 사용자도 매한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드. 수많은 변화에도 10년이 넘도록 오랫동안 장수해 온 도스라는 괴물은 사용이 너무 어려워 "컴퓨터 사용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해주기까지 했다.

물론 도스가 훨씬 편하다는 사용자도 많으나 초보자에게 도스는 '넘기에 힘든 산'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도스의 대안으로 윈도3.X가 출시됐지만 말이 GUI일 뿐 여러 가지 제한 요소와 불안정성으로 인해 도스를 완전히 대처하지 못했다. 당연히 윈도 95에 거는 전세계 컴퓨터 사용자의 기대는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윈도 95용 한글 3.0


컴퓨터의 주인이냐, 노예냐

완벽한 멀티태스킹, 객체 지향적인 화면 인터페이스, 2백55자까지 사용 가능한 파일 이름 등 윈도 95가 가진 장점은 참으로 많다. 더욱이 플러그 앤드 플레이의 지원으로 하드웨어 장착시 골치 아프던 설정을 윈도 95가 모두 알아서 해주니, 말 그대로 쓰기편한 운영체제다. 이렇게 바뀐 윈도 95에 대해 대다수 사용자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사용할 만하다"로 모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윈도 95로의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컴퓨터는 이용에 의해 편리함을 얻는 기기여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필자는 여건이 허락한다면 윈도 95로의 업그레이드를 권한다.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것은 문서를 작성하고 그림을 그리며 멀티미디어를 이용하기 위해서이지 시스템 설정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윈도 95는 시스템 설정에 드는 불필요한 정성과 시간을 줄여준다. 현재 P&P를 지원하는 하드웨어가 충분하지 않지만 나와 있는 대부분의 하드웨어가 목록에 포함돼 있으므로 제품 모델을 설정 목록에서 선택하기만 하면 디바이스 드라이버의 설치와 설정은 윈도 95가 알아서 해준다.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하드웨어라 할지라도 설정 목록에서 '표준 하드웨어' 항목을 선택하면 대부분 무리없이 작동 가능하다. 도스나 윈도 3.1에서 시스템 설정을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의 10분의 1이면 충분하다.

어려운 컴퓨터를 굳이 사용해 업무에 혼란과 불편함을 가중시킨다면 오히려 사용하지 않음만 못하다. 윈도 95로의 업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컴퓨터의 노예가 되느냐? 컴퓨터를 부릴 것이냐? 결정은 각자의 컴퓨터 사용 환경에 따라 스스로 내려야 한다. 자, 지금부터 입문자, 초급 사용자와 중급 사용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 업그레이드의 이점을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컴퓨터 입문자에게는 문자 체계인 도스에 비해 배우기도 훨씬 쉽고 윈도 3.1보다 안정적인 윈도 95의 사용을 권장한다. 사용이 쉽기도 하지만 늦게 시작한 만큼 빨리 배워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윈도 95 초기 화면은 초보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돼 시작(START) 버튼만 누르면 사용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미 윈도 95의 능숙한 사용자가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그래픽카드 CD롬 사운드카드 모뎀 스캐너 등 주변기기를 장착할 경우 디바이스 드라이버를 설치하거나 설정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윈도 95가 알아서 설정해주므로 이제 막 컴퓨터에 입문한 사용자들이 골치를 앓는 하드웨어 설정의 어려움을 크게 줄여준다.

입문자와 마찬가지로 컴퓨터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지만 그래도 도스가 알쏭달쏭한 초급 사용자라면 역시 윈도는 편리한 운영체제가 될 수 있다. 윈도 3.1을 조금이라도 사용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므로 윈도 95에 한결 익숙해지기 쉬울 것이다. 도스는 아예 잊어버리고 새로운 운영체제를 철저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조만간 '파워유저'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입문자나 초급 사용자와 달리 컴퓨터를 어느 정도 잘 활용하고 있는 중급 정도의 사용자는 다른 컴퓨터 환경으로 바꾸기에 조금은 주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윈도 95는 이전의 윈도 3.1, 도스와 충분히 호환되면서 나름대로의 강한 성능을 갖고 있으므로 다음에 설명하는 윈도 95의 장점을 수용한다면 더욱 편리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도스 호환 : 윈도 95는 도스창에서 도스용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지원한다. 도스창에서 모든 '한글' 도스 버전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고, '이야기' 등의 통신 프로그램 또한 잘 돌아간다. 도스창은 메모리가 허용하는 대로 여러 개 열리므로 다중 작업을 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한글이나 이야기의 도스 나들이 기능에서 메모리 부족으로 실행되지 않는 도스 프로그램을 다른 창을 열어 실행시킬 수 있으므로 도스보다 강력한 컴퓨터 사용 환경이 될 것이다. 단 윈도 95와 도스의 파일 구조는 차이가 있으므로 파일 시스템을 건드리는 파일 관련 유틸리티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윈도 3.1 호환 : 윈도 중급 사용자는 이미 윈도 95로의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시스템(특히 메모리)일 뿐이다. 그러나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것은 95용 응용프로그램의 문제다. 곧 설명하는 셰어웨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으나 아무래도 부족하고, 기존에 구입한 윈도 3.1용 응용프로그램을 윈도 95용으로 바꿀 필요성이 있다. 호환성이 있으므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도스용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보다는 불안정해 보인다. 따라서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와 응용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사용자의 수준과 관계없이 시스템의 사양이 윈도 95를 사용하기에 적합치 않은 사용자는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하기 전에는 윈도 95로의 업그레이드 하지 말기를 권한다. 메모리, CPU의 수행 능력 부족으로 느린 프로그램 실행 속도를 보고 있노라면 사용자의 건강(?)에도 좋지 못하고, 업무 효율도 떨어질 것이다.

응용프로그램은 어떤 것을 써야 할까

다음에 소개하는 상용 프로그램들은 현재 출시돼 일반 유통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한글3.0b : 도스용 워드프로세서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던 한글이 윈도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는 느린 속도와 불안정성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최근 윈도 95버전으로 새롭게 발표된 한글3.0b는 이전 3.0a(윈도3.1용)에 비해 다양하고 강력한 기능이 추가됐고 속도와 안정성도 눈에 띄게 향상돼 정식 버전의 출시가 기대된다.

한글 3.0b의 특징으로는 윈도 95의 언어(한글 영문 일본 기타 외국어) 버전에 상관없이 한글(조합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문서상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온 페이지 드로잉 기능, 인터넷 웹에서 사용하는 HTML 형식 문서의 읽기 쓰기 기능, 수식입력 기능의 개선, 책갈피 및 하이퍼텍스트 기능, 한·영 및 오타 자동 변환 및 수정 기능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한메한글 포 윈도95 : 영문 윈도3.1에서 한글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 '한메한글 포 WI-N'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윈도 95용은 영문 윈도 95가 출시되자 마자 발표됐는데, 이전 버전과 달리 항상 윈도 95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한메 한글을 실행시킬 수 있고, 한글 오피스 사용이 가능하며, 한글 윈도3.1의 폰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등 호환성이 대폭 향상됐다. 현재 출시된 영문 윈도 95 사용자에게는 필수 프로그램.

MS 오피스 95 : 윈도 3.1용의 오피스를 윈도 95에 맞게 재디자인한 것으로, 외국 컴퓨터 전문지에 따르면 32비트 프로그램이라는 것 외에 큰 변화는 없다고 한다. 각 구성 프로그램은 이전 버전과 같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이고 모두 버전 7.0으로 표기된다.

노턴 유틸리티 : 너무나 유명한 도스용 강력 유틸리티다. 윈도 95용으로 출시되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일정관리 프로그램 'Vault'의 샘플 폴북


필요한 것을 찾아 맛보기용으로

한편 통신 서비스에 접속하면 이들 상용 프로그램 외에도 윈도 95용 셰어웨어 프로그램을 다량 발견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 맛보기용으로 사용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오목KO-MOKU : 몇 안되는 윈도용 게임 소프트웨어다. 외국 사람이 만들었는데 프로그램 이름도 그렇고, 오목을 잘 아는 사람인 것 같다. 오목 실력이 형편없는 필자로서는 아직 한 번도 이겨 보지 못했다(!).

플러그인 WIN 95 : 윈도 3.1의 단순한 프로그램 매니저를 대신하는 강력한 셸 관리자다. 윈도 95의 바탕화면 인터페이스가 강력해져서 꼭 필요해 보이진 않지만, 윈도 3.1 사용자 중 이 소프트웨어에 익숙해진 사용자에게는 오히려 편리할 것이다.

개인정보관리 Vault : 개인정보관리 프로그램은 윈도에서 그 기능을 한껏 발휘한다. 현재 도스용보다 윈도용 일정 관리 프로그램이 훨씬 더 많은 것도 그 이유이고, PC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나 노트북 사용자에게 일정 관리 프로그램은 유용하므로 이번 기회에 한 번 사용해 봄직하다.

화면캡쳐 SnapShot/32v.2.30 : 윈도 3.1용 화면 캡쳐 소프트웨어는 윈도 95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의 충돌로 대부분이 사용할 수 없어서 아주 불편했는데, 이 프로그램 출현으로 불편을 덜게 됐다. 전체 화면, 윈도, 사용자 임의의 크기 등을 캡처할 수 있다.

압축프로그램 winzip 95 : 윈도 3.1전용 압축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도 컴퓨터 사용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유틸리티다. 윈도 95용 역시 편리함과 강력함을 보여주고 있다. 32비트 프로그램임을 한눈에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압축하고 푸는 속도가 빨라졌다.

시스템 벤치 마크 프로그램 wintune : 내 컴퓨터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을 때 사용하는 유틸리티다.

통신 프로그램 QModem Pro 95 : 외국 통신 프로그램으로 한글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강력한 기능으로 정평난 프로그램이다. 윈도 95 버전은 지난 9월자로 셰어웨어 기간 제한이 다해 아쉽게도 지금은 사용할 수 없지만 안정성이 뛰어난 프로그램이어서 새 버전이 셰어웨어로 선보인다면 꼭 권하고 싶다.

백신 프로그램 : 현재 윈도 95용 백신 프로그램은 노턴 안티바이러스, SCAN, PC시린이 있으나 아직 윈도 95용의 컴퓨터 바이러스가 제작되지 않았다. 위 프로그램들도 도스용 컴퓨터 바이러스만을 체크할 뿐이므로 너무 맹신하지 말기를 바란다. 특히 외국산 프로그램이어서 국산 컴퓨터 바이러스를 진단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으므로 당분간 국내 사용자는 윈도 95 도스창에서 V3+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V3 32비트 버전은 한글 윈도 95 출시와 맞추어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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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박준식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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