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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뇌가 크고 여자는 뉴런이 많다

성별 뇌 차이 최신연구 보고

남자의 두뇌와 여자의 두뇌는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같은가. 최근 수년간 심리테스트, 해부학적 구조 연구, 뇌 스캔 연구 등을 통해 남녀의 뇌 사이에 미세하지만 의미있는 차이가 있음이 발견되고 있다.

미국 미주리 대학의 과학철학자 로날드 먼슨 박사는 부업으로 소설을 쓴다. 최근 '굿 하우스키핑'(Good Housekeeping)사에서 그의 소설의 발췌출판을 고려했다가 결국 출판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먼슨 박사는 편집자가 보낸 '여성 관점에서 쓰인 그 책이 마음에 들었으며 남자가 썼다고 믿기 힘들었다'는 편지에 큰 위안을 받았다.

남자와 여자는 본질적으로 서로 달라 문자 그대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고 상대방의 관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이 갖고 있는 관념이다. 즉 남자의 두뇌와 여자의 두뇌, 남자의 사고방식과 여자의 사고방식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여기 대해 과학자들은 이제야 그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

'남자와 여자의 두뇌 차이'는 민감하고 논쟁의 여지가 많은 연구분야다. 이 분야는 그동안 여자는 남자에 비해 뇌가 작으므로 덜 똑똑하다는 주장을 비롯, 정당성을 입증할 수 없는 분석으로 얼룩져 왔다.

또 연구자료에 대한 과장된 해석이 이 분야의 신용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남자가 일반적으로 공간에서 3차원 물체를 지각적으로 회전시키는 능력이 약간 뛰어나다는 점에서, 여자는 유전적으로 일상적인 수학의 능력이 남자보다 뒤떨어진다는 주장 등이 그것이다.

어찌됐건 지난 수년간 연구자들은 수많은 심리테스트, 해부학적 구조 연구, 그리고 최근에는 뇌 스캔(brain scan)과 같은 연구를 통해 남자와 여자의 뇌 사이에는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하지만 의미있는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고 있다.

현재 연구자들은 활동중인 인간의 뇌를 연구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장치라는 새로운 방법을 쓰고 있다. 이 방법은 인체에 무해하다. 한 연구팀은 최근 남자와 여자가 생각을 할 때 뇌가 기능하는 방식에 명백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이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기초가 확립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은 이 연구가 시작단계에 불과하므로 판단을 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자와 여자의 두뇌가 다른 방식으로 기능한다는 가장 놀라운 증거는 예일대 의대 행동과학자 샐리 섀이위츠박사와 그녀의 남편이자 동 대학 신경학자인 베넷 A.셰이위츠박사의 최근 연구에서 나왔다. 이들은 각각 19명의 남자와 여자에게 의미가 없는 단어들을 읽고 그것들의 운을 맞추는 작업을 하도록 하고는 활동중인 뇌를 자기공명 영상 장치로 관찰했다.

2월 16일자 '네이처'지에 실린 연구 논문에서 셰이위츠 부부는 피실험자들은 실험에서 대등한 실력을 보였지만, 남자와 여자는 두뇌의 다른 부분을 사용했다고 보고했다. 남자들은 뇌 왼쪽편에 있는 측두 부근의 브로카야 옆에 있는 작은 영역만을 사용했다. 브로카야는 오랫동안 말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여자들은 이 영역뿐 아니라 오른쪽뇌의 일부도 사용했다.

이는 남자와 여자가 생각하는 동안 뇌를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첫 명백한 증거다. 한편,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두뇌행동연구소의 책임자인 루벤 C. 구르(Gur) 박사와 동료들은 최근 다른 연구에서 자기공명영상장치를 사용하여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37명의 젊은 남자와 24명의 젊은 여자의 뇌의 대사 활동을 관찰하였다.

1월 27일자 '사이언스'지에 실린 연구논문에서 이 학자들은 남녀의 뇌는 휴식상태일 때 대체로 서로 분간할 수 없었음을 보고했다. 그러나 감정을 관장하는 대뇌 번연계라 불리는 뇌구조에서는 한가지 차이가 발견되었다. 남자들은 대개 행동과 보다 많은 관련이 있는 대뇌번연계의 원시적이고 오래된 부위에서 높은 두뇌 활동을 보였다. 반면 여자들은 상징적 기능(symbolic action)과 관계가 있는 대뇌 번연계의 더 복잡하고 새로운 부분에서 많은 활동을 보였다.

구르 박사는 그 차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만약 개가 화가 나서 뛰어오르고 물어 뜯는다면 그것은 행동이다. 화가 난 개가 송곳니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린다면 그것은 상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남녀간 뇌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시도


MRI이용, 활동중인 뇌 관찰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 소재 맥매스터 대학 신경과학자인 산드라 위텔슨 박사는 뇌 이외 다른 부위의 암으로 죽어가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의 해부학적 구조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했다. 환자들은 뇌의 구조와 기능 사이 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신경학과 심리학 테스트를 받기로 동의하고 자신이 죽은 후 위텔슨 박사 연구진이 뇌를 조사하도록 허락하였다. 지금까지 그녀는 90명의 뇌를 연구했다.

몇년전 위텔슨 박사는 여자들이 더 큰 뇌량(腦梁)을 갖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뇌량이란 뇌 중앙에서 두뇌반구를 연결하는 신경섬유 다발을 말한다. 또한 그녀는 섀이위츠 부부의 연구 실험에서 여성이 사용했던 영역에 해당하는 우뇌 영역이 여자가 남자보다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최근 위텔슨 박사는 꼼꼼하게 뇌세포를 세어본 결과 남자의 뇌가 여자의 뇌보다 크기는 하지만 여자가 약 11%의 뉴런(신경단위)을 더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여분의 신경세포들은 눈 뒤, 측두 높이 되는 곳의 뇌피질에 밀집해 있다.

뇌피질은 6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뇌의 바깥쪽 껍질로 이 신경세포들은 이들중 2개의 층에 자리하고 있다. 이 영역들은 언어를 이해하고 말의 음률과 억양을 인식하는데 쓰이는 부위. 실험대상이 남자5명, 여자 4명에 불과해 표본의 숫자가 적기는 하지만 "결과는 매우 명백하다"고 위텔슨 박사는 말했다.

뇌의 해부학적 구조와 활동에 대한 연구와 함께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른 정신적 능력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심리학 연구도 많이 행해지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지속적으로 남자들이 일반적으로 여자들에 비해 3차원에서 회전하는 도형을 구상화(具象化)하는 것과 같은 공간작업에 약간 더 능숙하고 여자들은 일반적으로 언어와 관련된 작업에 조금 더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어 왔다.

구르 박사와 동료들은 최근 남자와 여자들이 다른 사람의 얼굴표정에 나타난 감정을 얼마나 잘 식별해내는가를 알아보았다 구르박사에 따르면 남자와 여자들은 다른 사람이 행복해할 때는 똑같이 잘 알아보았다. 그리고 여자들은 남자나 여자가 슬퍼하는 것도 문제없이 알아 맞추었다.

그러나 남자들은 달랐다. 그들은 남자가 슬픈 표정을 할 때는 여자와 마찬가지로 예민하게 판단하여 90%의 정답률을 보였으나 여자가 슬퍼하는지 여부는 70% 밖에 알아 맞추지 못했다. 반면 이 경우 여자들은 90%를 맞추었다.

"남자들이 알아채도록 하려면 여자의 얼굴은 굉장히 슬퍼야 한다. 그들은 미묘한 표현은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구르박사는 말했다.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뇌의 암수차이가 밝혀지고 있다. 쥐의 경우 수컷의 뇌는 암컷에 비해 '전이대체 신경세포군'(preoptic nucleus)이라고 하는 특정 부위가 3배에서 7배 가량 크다. 이런 차이는 쥐들이 태내에 있을 때 영향을 미치는 성호르몬에 의해 조절된다.

"다른 동물에 대한 연구 결과 인간의 뇌도 성에 따라 구조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된다" 고 캘리포니아대학 해부학 및 세포학 교수인 로저 고르스키 박사는 말했다. "나는 성에 따른 차이가 기본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하며, 증거는 없지만 그 개념이 인간의 뇌에도 적용됨을 확신한다."

그러나 만약 실제로 이런 차이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가 문제다.

고르스키 박사와 다른 학자들은 결론을 내리는데 매우 조심스럽다. "이 연구 결과들은 확대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뇌는 매우 복잡해서 심지어 우리가 다년간 연구한 동물에서도 많은 뇌 부분의 기능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고 고르스키 박사는 말했다.

 

작시 남녀의 뇌차이 MRI 스캔
 

<;작업시 남녀의 뇌차이 MRI 스캔 >;
의미없는 단어들의 운을 맞추는 작업을 할 때 나타나는 남녀의 기능적 차이에 대한 연구는 뇌의 차이에 과한 새로운 인식을 가능케 했다. MRI 스캔 결과남자는 뇌의 좌반구에 있는 언어관련 영역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자들은 좌뇌와 우뇌 모두에 있는 해당 영역을 사용했다.

'우리의 세계는 두뇌에 의해 좌우된다'

쥐의 뇌 차이에 대한 자신의 연구도 이런 사실의 사례가 된다고 고르스키 박사는 말했다. 15년전 그는 수컷이 비교적 큰 '전이대체 신경세포군'을 갖고 있고 암컷의 것은 작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고르스키 박사는 이 신경세포군을 15년이나 연구해 왔지만 아직도 그것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고 말한다.

"가장 그럴 듯한 설명은 그것이 성행동과 관계가 있으리라는 것이다. 연구도 아주 어려운데, 이 부위는 아주 작고 또 다른 것들과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비슷한 것이 인간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과학 철학자인 먼슨 박사는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로는 남자와 여자가 사고할 때 다른 경험을 하는지 우리로서는 아직 말할 수 없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뇌의 활동(process)이 다르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경험 이외에 그 둘이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아무 것도 없다. 그것은 여러 개의 렌즈를 통해 본 세상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이것이 파리의 눈을 통해서 본 세상이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 사실 우리는 파리가 본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모르는데도. 우리가 아는 것은 그런 렌즈를 통해 '우리가 본 것 뿐'이다."

몇몇 학자들은 그러나 과학이 최소한 남자와 여자의 지각적 세계에 대한 오래된 정신-신체 문제의 해결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미국 국립 아동보건 및 인간발달협회의 인간학습 및 행동분과 책임자인 노만 크라스네거(Krasnegor)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과거 철학자들이 정신에 대해 논할 때에는 항상 '우리는 블랙박스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과학발달의 결과 우리는 더 이상 블랙박스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게 됐다. 이제 우리는 그 조작법을 손에 넣기 시작했다."

구르 박사는 과학이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지 여부를 밝혀줄 가장 유망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당신이 얘기를 나누고 질문을 할 때는 말하는 능력을 가진 뇌의 아주 조그만 부분이 얘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각하는 것을 묘사하도록 해 보았자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없다.

만약 연구자들이 사람들에게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말해보라고 한다면 그것은 실제로 뇌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과학자들은 모델동물의 뇌가 어떻게 기능하는가를 토대로 그들이 무엇을 지각하는가를 알아냈다고 그는 말했다. 어떤 뉴런들은 오직 특정한 각도의 선에만 반응하여 자극을 전달하는데 비해 어떤 것들은 면을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세계는 철학자 데카르트의 말처럼 인간 지성활동이 육화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구르 박사는 말한다.

"데카르트는 우리가 우리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 밖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도 있다"는 것이다.

구르 박사는 현 시점에서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고 선언하기는 꺼려진다고 말했다. 그보다는 "과학이 우리를 그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그 전에 남녀의 뇌가 기능하는 방식의 보다 명확한 차이를 확인하고 그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위텔슨 박사는 "이제까지 증명된 구조적, 혹은 조직적 차이와 인지적 차이를 연관짓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경고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두 종류의 차이뿐이며 그 중 하나의 차이점이 다른 차이점의 기초가 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녀는 "물론 추측해 볼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위텔슨 박사는 자신이 매우 "비약적인" 추측을 해보자면,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고 우리의 세계는 우리의 두뇌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뇌의 성별에 따른 차이가 진짜로 지각에 영향을 미친다면, 사실 전혀 영향이 없다고 믿기도 힘들지만, 남녀가 지각하는 사물의 종류와 그들이 통합되는 방식에도 진정한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뇌가 다른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남녀간에 지각적, 혹은 감정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울 수도 있다."

셰이위츠 부부는 현재의 연구 자료만 가지고는 추측을 해보는 것조차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남자와 여자의 지각적 세계에 관한 철학적 문제는 결국에는 과학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나 지식에 과학적 방식으로 접근해 보는 것이다. 이들 의문점의 일부에 대해 해답을 내놓을 수 있는 과학적 방법을 우리는 갖고 있다"고 베넷 셰이위츠박사는 말했다.

샐리 셰이위츠 박사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우리는 이 질문들에 대해 답할 수 있는 능력이 질적으로 크게 향상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분야는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흥미있는 문제제기 이상의 결과를 내놓는 것은 시기상조다."

1995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지나 콜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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