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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 하이에나, 성비 조절로 열악한 환경적응

먹이 적을 땐 수컷늘고, 많을 땐 암컷 늘어

디즈니사의 만화영화 '라이온 킹'에서 비겁하고 흉물스럽게 그려진 얼룩 하이에나, 이들도 알고 보면 세상 살아가기가 고달픈 동물이다. 서식할 만한 장소도 점점 협소해지고 먹이 구하기도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생물학자 케이 홀캠프와 로라 스매일은 얼룩 하이에나가 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연구하고 있는데, 최근 아주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그것은 얼룩 하이에나가 새끼들의 성비(性比)를 바꾸어 난세를 헤쳐나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두 학자의 주장을 수용한다면 수컷의 출생률이 높아지면 얼룩 하이에나의 '수난기'로, 암컷이 더 많이 태어나면 '호시절'로 간주할 수 있다.

홀캠프와 스매일은 얼룩 하이에나의 수컷과 암컷이 서로 다른 형태를 보인다는 사실을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수컷은 성장하면 곧 무리를 떠나 아주 먼 곳에서 새 생활을 시작하는데 비해 암컷은 항상 자신이 속한 무리 주변을 맴돈다는 것이다. 따라서 먹이가 부족할 때에는 수컷을 많이 낳아서 식솔을 줄이고, 여유로울 때에는 어미를 도와줄 암컷 새끼의 출산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실제로 아프리카 케냐에서 정책적으로 얼룩하이에나의 서식지를 축소시킨 1989년부터 암컷 새끼의 수가 부쩍 늘어났다.

그렇다면 얼룩 하이에나는 어떤 방법으로 아들 딸을 가려 낳을까? 이에 대한 답은 아직 명쾌하지 않다. 미국 버클리대학 생물학자 로렌스 프랭크는 생존하기에 불리한 환경 하에서는 암컷 새끼들을 죽여서 수컷이 많은 성비를 조성하는 것이지 결코 암컷 새끼를 더 많이 낳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딸들의 수난'은 무리가 둘로 쪼개지면서 자연 해소되는 데 이 사실이 그의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프리카 초원의 청소부, 하이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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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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