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식단은 조선중엽부터 첩반상의 형태로 표현화되기 시작했다. 19세기에 저술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우리의 전통 표준식단인 첩반상의 구성이 자세히 기술돼 있으며, 밥상에 차려 놓는 방법까지 그려져 있다. 첩반상의 구성은 밥 국(찌개) 김치를 기본으로 하며 여기에 첨가되는 요리접시의 수에 따라 3첩반상 5첩반상 7첩반으로 격이 높아져 수라상은 12첩반상이 되는것이다.
1944년에 저술된 김호직의 '식물개론'에는 7첩반상의 영양가 분석 자료가 있다. 여기에 수록된 음식재료의 분량을 최근의 식품성분표에 근거해 계산한 우리나라 전통 첩반상의 영양가 평가 결과는 (표 1)과 같다.
우리 전통표준식단의 기본구성인 밥 국 김치만으로도 한끼 식사에서 9백95kcal의 열량을 공급받는데, 이것은 성인남자 1일 열량섭취 권장량의 40%에 해당된다. 그 열량 구성을 보면 77%가 탄수화물에서 공급되며 지방에서 오는 열량은 8% 수준이다.
3첩 5첩으로 첩수가 높아지면 지방함량은 크게 증가하지 않으나 단백질함량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7첩반상이 되면 지방함량이 급격히 높아진다. 우리 전통표준식단의 기본구성인 밥 국 김치만으로도 칼슘과 비타민A를 제외한 모든 영양성분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
특히 우리가 평상시에 먹는 3첩 5첩 반상으로 올라가면 지방함량은 증가하지 않으면서 모든 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되는 대단히 균형잡힌 훌륭한 식단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표준식단 구성법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과학적인 방법인 것이다.
미국인은 섭취열량의 40% 이상을 지방질에서 공급받으며 10% 이상의 열량은 설탕에서 취한다. 햄 버터 치즈와 같이 열량농도가 높은 음식이 대부분이므로 그들은 조금만 먹어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살이 찌게 되고 섬유소가 모자라 변비와 대장암 등 각종 질병과 성인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과학적으로 짜여진 우리의 균형잡힌 전통식단을 유산으로 물려 받은 것은 참으로 축복받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