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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교육을 위한 방법은 대략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오염된 상태를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위기감과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고, 둘째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감상하도록 해 보전의 당위성을 스스로 느끼게 하는 것이다. 어느 방법이 인간의 탐욕으로부터 환경을 지키는데 더 효과적인지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를 상품화 한다면 당연히 '보기 좋은'후자 쪽이다.

한국 스포다가 제작한 '이 곳만은 지키자'는 93년 한겨레 신문사가 두 권으로 엮어낸 같은 이름의 책을 CD-ROM 타이틀로 담은 것이다. 책은 35명의 자연 생태계 전문학자들과 10여명의 취재기자들이 1년 6개월 동안 전국에서 원시의 건강함을 잃지 않고 있는 자연 생태계 54곳을 발굴해 만들어 작년 디자인 대상을 수상한 책으로도 유명하다. 국내의 CD-ROM 타이틀 제작 방향이 아동 교육용이나 어학용 등 '돈 되는' 것에 편중돼 있는 상황에서 이같이 첨단과학기술의 산물인 CD -ROM과 환경 보호의 만남은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CD-ROM에는 우리 산하에 서식하고 있는 멸종 위기의 생물이 식물과 동물로 나눠져 5백40여매의 정지화상에 담겨져 있다. 꽃개회나무 홀아비바람꽃 당개지치 꼬리치레도롱뇽 쏠배감펭 등등, 비전문가들로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귀중한 우리 동식물들의 사진을 찾으면 각각의 학명 분류 크기 서식환경 분포지 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 충실한 도감 역할을 해내고 있다. 또한 각종 동식물들에 대한 체계적인 도감 정보나 각 생태계에 대한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인 음성 해설은 '전자책'이라 불리는 CD-ROM 타이틀의 장점을 십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몇가지 면에서 타이틀이 가진 부족함도 눈에 띈다. 먼저 '멀티미디어로 구현된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 운동 전자책'임을 표방하면서도 그다지 멀티미디어적인 요소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수록된 자료들이 모두 정지화상 이어서 생동감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 결정적인 지적사항이다. '비디오 포 윈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지만 설치해도 볼 자료가 없다. 또한 자료들이 모두 256컬러로 맞추어져 선명한 화질을 원하는 이들에겐 불만스럽다. 여기에 고전 음악 대신 듣기 좋은 동물과 조류의 울음 소리가 지원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이들 문제에 대해서 스포다 측은 "제작 툴이 가진 문제와 함께 기초 자료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사용자들의 지적을 최대한 수용한 업그레이드 판이 내년 초 나올 예정이니 기대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곳만은 지키자' CD-ROM은 4MB 이상의 메인 메모리에 사운드 카드, 256컬러 이상의 VGA카드에서 작동하며 한글 윈도우 3.1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2만7천원(부가세별도). 문의사항은 한국 스포다(02-477-2240)로.
 

'이곳만은 지키자'는 우리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동 ·식물 도감이다.
 

1994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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