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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탐사선 마젤란 5년활동 마치고 최후

표면지도·중력데이터 완벽 작성 새착륙 방법 시도 등 임무완성

정확도를 가진 금성 표면지도와 중력분포를 그려낸 마젤란은 역추진로켓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착륙방법으로 금성에 착륙, 최후를 마쳤다.
 
지난 10월11일 금성탐사선 마젤란이 부여된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장렬한 최후를 마쳤다. 89년 5월4일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에 실려 지구를 떠난 뒤 1백여일만에 금성 궤도에 진입한 마젤란은 상세한 금성의 표면지도를 작성하고 중력데이터를 측정하는 임무를 마쳤다.

마젤란에는 기존의 금성탐사선(옛소련의 베네라 15, 16호)이 가지고 있던 탐사장비보다 10배 이상 해상력이 좋은 합성개구레이더가 탑재됐는데 해상도는 1백20x1백20m. 마젤란은 3시간9분마다 금성을 한바퀴씩 돌면서 지표면 측정을 실시했다. 마치 큰 공의 표면 전체를 굵은 실로 둘러가듯 금성이 한바퀴 자전하는 동안(지구일로 2백43일) 금성 표면 전체를 둘러나간 것이다.
 
무게3.4t 길이 6.3m의 마젤란 인공위성

91년 봄 1회 측정을 마쳤을 때 금성 표면 지도의 84%가 완성됐고 이를 본 천문우주과학자들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금성 표면에 넋을 잃고 말았다. 그동안 금성탐사에 나섰던 옛소련의 베네라(61년부터 시작 84년 16호까지 금성표면의 1/4정도를 그렸음)와 베가, 미국의 마리너와 파이어니어(모두 25개) 등이 열심히 금성지도를 그렸으나 결과는 책상 위에 올려놓는 지구본 정도의 엉성한 것이었다.

금성의 대기는 두꺼운 이산화탄소(96%)로 뒤덮여 있고, 금성의 표면온도는 4백70℃나 되기 때문에 용광로나 마찬가지. 이러한 곳의 표면지도를 정확히 그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1차탐사 결과 드러난 지름이 수십㎞나 되는 분화구, 높이가 수천㎞나 되는 활화산의 모습에 행성학자들은 감탄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마젤란에게는 곧바로 2차 탐사 지시가 내려졌고 92년 1월까지 95% 완성된 지도를 만들어냈다. 3차 탐사는 완성률을 99%까지 높였을 뿐 아니라 일부 지역의 중력측정도 마쳤다. 그후 4차(92년 10월-93년 5월) 5차(93년 10월-94년 5월)탐사가 이어졌고 정밀한 중력측정으로 자세한 내부구조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마젤란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임무는 역추진로켓을 사용하지 않고 금성 표면에 착륙하는 일이었다.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이 외계 천체에 착륙할 때는 그 천체의 중력에 일방적으로 이끌리는 것을 방지하면서 역추진로켓을 발사하면서 천천히 착륙하는 것이 지금까지 쓰여온 방법. 아폴로 달착륙 때도 그랬고 바이킹의 화성 착륙 때도 마찬가지였다.

마젤란이 역추진로켓 대신에 사용한 방법은 자체 전원인 태양전지판을 최대로 펴고 이를 회전시켜 중력을 감소시키는 것. 물론 마젤란 본체는 태양전지판이 회전하더라도 멈춰있어야 한다. 우주비행사가 탔을 때 심한 회전은 금물이기 때문이다. 수명이 다한 마젤란을 통한 낙하 실험은 얼마만큼의 전원으로 마젤란 본체가 회전하지 않고 무사히 착륙할 수 있느냐는 것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금성 표면은 온도가 5백℃ 가까이 되기 때문에 마젤란의 몸체는 상당부분 훼손되겠지만 새로운 착륙 방법의 성공여부는 앞으로의 우주 개발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 된다.

마젤란은 목성탐사선 갈릴레오, 태양 탐사선 율리시즈와 함께 90년대 행성탐사선을 대표하는(화성탐사선 마르스옵서버는 실종) 신세대 인공위성. 마젤란은 기대에 부응하여 금성에 관한 정밀한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했으며 마지막까지 임무를 다하고 장엄하게 '최후'를 마쳤다. 마젤란이 탐사한 분화구 중에는 세계 각국의 역사적 인물(주로 여성)의 이름이 붙여졌는데 그중에서 '신사임당'과 '황진이'라는 분화구도 있다.
 
높이가 8km나 되는 분화구에서 라바가 흘러내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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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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