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반도는 북중국대륙의 일부로 생각돼왔다. 그러나 1985년 이래, 삼첩기에 두 개의 대륙이 충돌하여 중국대륙이 형성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한반도 지질역사에도 새로운 해석방법이 제기되고 있다. 이 학설에 따르면 임진강대에 다이아몬드 등 고압광물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
최근 동아시아에 대한 지질학적 연구에서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업적 중의 하나는 현재의 중국대륙이 따로 떨어져 있던 남중국대륙과 북중국대륙이 약 2억3천만년전 충돌하여 만들어졌다고 확인된 것이다. 중국 중앙부에서 동서방향으로, 즉 친링-다비-산동으로 이어지는 충돌지역에서 다이아몬드와 같이 아주 높은 압력하에서 만들어지는 광물이 발견된 것이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한반도는 북중국대륙의 일부로 생각되어 왔다. 그런데 위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한반도의 지질역사에 대한 연구에도 중요한 전기가 마련되었다. 중국의 충돌지역이 한반도로 연장되는지, 연장된다면 한반도의 어느 곳으로 충돌대가 통과하는가에 따라 동아시아 대륙의 형성사를 밝히고 한반도의 지질역사를 바로 이해하는데 큰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만약 이 충돌지역이 확인되면, 한반도에 대한 전통적인 지질해석은 많이 수정되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충돌지역의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임진강 지역이 지질학자들에 의해 손꼽히고 있다. 우리는 이 글에서 대륙충돌과 관련된 지질현상을 설명하고 한반도에 과연 충돌대가 있는가에 대해서 토의하고자 한다.
대륙충돌을 언급하기 전에 배경지식으로 판구조론에 대해서 먼저 설명한다.
판구조론
1960년대에 확립되기 시작한 판구조론(plate tectonics)은 지구과학 분야에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가져온 대혁명이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판구조론의 완성에는 지질학적 대비, 고지자기, 연대측정 연구 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들 연구방법은 과거 약 5억년 동안 대륙과 해양 지각이 어떻게 움직이고 진화해 왔는지를 밝히는데 크게 기여해 왔다(과학동아 1993년 12월호 참조).
판구조론의 기본 틀은 지구 상층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지질현상이 십여개의 크고 작은 판들의 상대적인 움직임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판구조론에서 말하는 판은 지각과 최상부 맨틀의 딱딱한 부분으로 정의되며, 그 아래에서 아주 느리게나마 대류하는 약한 맨틀과 역학적으로 대조된다.
판의 두께는 지역에 따라 변화가 심하다. 판이 생성되는 해저 중앙해령에서는 수km 정도에 불과하지만, 오래된 대륙지각 아래에서는 약 4백km 까지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대륙지각을 가지는 판은 해양지각만으로 된 판보다 두껍다.
판은 일반적으로 중앙해령에서 새로 만들어지며, 중앙해령에서 멀어질수록 식으면서 두꺼워지고 무거워져 맨틀 아래로 가라앉으며 소멸된다. 판이 맨틀 아래로 들어가는 지역을 섭입대(subduction zone)라고 부른다.
새로운 판이 생성되는 곳은 지질역사 기록에서 보면 큰 대륙의 존재와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큰 대륙 아래에는 열전도율이 매우 낮은 대륙물질 때문에 맨틀에서 방출되는 열이 집적되어 대륙판의 하부를 약하게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갈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대륙이 갈라지면서 새로운 해양지각이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예로 원래 붙어 있었던 북남미 대륙과 유라시아-아프리카대륙이 갈라지면서 그 사이에 대서양을 만든 것을 들 수 있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일단 하나의 큰 대륙이 둘로 갈라져 반대 방향으로 계속 대륙이동을 하게 되면 이들은 다시 반대편에서 만나게 되어 새로운 하나의 대륙을 이룰 수 있다. 이는 지구표면이 둥글기 때문에 필연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갈라진 대륙사이에 만들어진 해양지각이 나이를 먹음에 따라 차가와지면서 무거워져 맨틀 아래로 섭입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열리던 바다가 다시 닫히게 됨으로써 다시 대륙이 합쳐지는 것이 보다 일반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서양이 생성되기 이전에 북미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 사이에 있었던 이아페투스(lapetus) 바다의 생성과 소멸 작용은 대표적인 예이다 어떤 방법이든, 대륙과 대륙이 충돌하면서 그 사이에 없던 바다가 닫히는 현상을 대륙충돌(continental collision)이라 부른다.
대륙충돌
판의 생성 및 소멸과 관련된 대륙충돌은 지질현상에 있어서 가장 장엄한 것 중 하나다. 지질학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대륙충돌은 바로 인도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이 유라시아 대륙과 충돌한 것이다. 말하자면 히말라야 산맥 및 알프스 산맥이 바로 이들 각각의 대륙충돌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 산맥은 아프리카 대륙 남동부에 붙어 있던 인도대륙이 분리되어 북쪽으로 이동하며 약 4천5백만년전 유라시아 대륙과 충돌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두 대륙이 충돌할 때 대륙과 대륙 사이에 있었던 섭입대의 방향에 따라 한 대륙이 다른 대륙의 아래로 밀려 들어가게 된다.
인도와 유라시아대륙 충돌의 경우에는 인도대륙이 유라시아 대륙 밑으로 들어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두 대륙의 충돌 현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티벳지방에서 때때로 일어나는 대규모 지진은 바로 진행되고 있는 충돌의 결과이다.
과거의 대륙충돌 현상을 규명하는 중요한 지질학적 방법 중의 하나는 고지자기학이라고 하는 분야다. 지각의 암석은 내부에 철로 구성된 광물(특히 자철석)을 소량 포함하는데, 암석이 만들어질 때 이들 광물은 당시의 지구자기에 영향을 받아 배열되는 경향을 가진다. 이들 자화광물은 배열될 당시 남북극에 대한 상대적 위치에 따라 그 배열방향이 다르다.
현재 어떤 위치에서의 지구자기의 성분은 경도를 나타내는 편각과 위도를 나타내는 복각으로 분해될 수 있다. 과거 지질시대에 만들어진 암석의 자기성분을 분석함으로써 그 암석이 생성될 당시의 극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어떤 대륙에서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두 지역의 암석으로부터 구한 당시의 극의 위치가 같을 경우는 두 지역이 하나의 덩어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극의 위치가 서로 다른 경우에는 두 지역이 그 당시 떨어져 있었으며 나중에 합쳐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암석의 고지자기를 연구함으로써 어떤 대륙의 상대적인 위치를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암석이 후에 열을 받으면 원래의 지자기 성분을 잃어버리거나, 다시 자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지질작용으로 열을 받게 되는 대륙지각의 고지자기 연구는 비교적 단순한 역사를 가지는 해양지각의 그것에 비해 그리 쉽지 않다.
이는 해양지각이 존재하는 약 1억8천만년 전까지의 대륙의 분포가 잘 알려진 반면, 그 이전의 것은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이유이다.
예를 들어 인도대륙이 이동한 과정은 인도양 아래 해양지각에 기록된 고지자기 자료로부터 상당히 잘 알려져 있다.
중국대륙의 충돌대
한반도의 지질역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생각되는 중국대륙은 1980년대 초반까지도 하나의 단단한 덩어리로 움직인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1985년 이래 고지자기 측정에 의한 연구로 중국대륙이 고생대동안 남중국 대륙과 북중국 대륙으로 나뉘어 있었으며, 이들이 삼첩기 동안에 충돌하여 그 이후 하나의 덩어리로 움직였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대륙의 충돌대는 중국 중앙부에 동서 방향으로 발달하고 있는데, 이는 아래에서 언급되는 오피올라이트 에클로자이트 다이아몬드 코어사이트 등의 존재로 확인되고 있다. 충돌대의 서부에 있는 친링-다비대는 탄루 단층이라고 하는 큰 단층에 의해 북쪽으로 이동하여 산동반도로 연장되고 있다.
이 삼첩기의 대륙 충돌은 인도대륙이 유라시아 대륙과 제 3기 동안에 충돌한 것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즉 남쪽에 있던 남중국 대륙이 북상하여 북중국 대륙과 충돌했으며, 충돌시 남중국 대륙이 북중국 대륙 아래로 들어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 충돌대는 히말라야와 같이 높은 산맥이 생겨야 할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충돌이 있었던 시기가 2억년 이전의 일이기 때문에 충돌후 얼마동안 존재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산맥은 이미 오래 전에 모두 침식되어 지금은 오히려 비교적 낮은 지대를 이루고 있다.
고지자기 자료에 의한 대륙 충돌 추정은 실제 충돌대의 존재를 지시하는 지질학적 증거들에 의해 보다 확실시된다.
충돌대의 증거
지질학자들은 과거 대륙충돌의 증거로서 봉합대(suture zone), 혹은 충돌대라고 하는 충돌지역을 확인한다. 그 증거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오피올라이트(ophiolite)다.
무거운 해양지각 물질이 가벼운 대륙 지각 위로 올라타는 이 드문 현상을 오브덕션(obduction)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대륙지각에 남아있는 옛날 바다환경의 잔재물을 오피올라이트라고 한다.
오피올라이트는 충돌 동안에 대륙과 대륙 사이에 존재하였던 해양지각의 일부와 바로 아래 부분의 맨틀이 접합된 두 대륙 사이에 끼어 남게 된다. 따라서 대륙 내에서 오피올라이트의 존재가 확인될 경우 이는 대륙 충돌의 결정적인 증거로 간주된다.
또 다른 중요한 증거 중 하나는 대륙충돌작용과 관련되어 높은 압력에서 형성되는 암석이나 광물을 찾는 것이다. 이들 고압암석이나 광물은 한 대륙이 다른 대륙 밑으로 섭입할 때, 보통 대륙 지각의 두께인 약 35km 이상의 깊이에서 만들어지는데, 판구조 운동과 관련된 지구조적인 힘(tectonic force) 때문에 가벼운 지각물질이 맨틀 깊이까지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맨틀까지 들어간 지각 물질들은 가볍기 때문에 깊이 들어갈수록 보다 큰 부력을 받게 된다. 들어가려고 하는 힘보다 부력이 커지게 되면 비교적 빠른 속도로 위로 올라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륙 지각 물질이 부분적으로 맨틀로 영원히 들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충돌대와 관련하여 고압에서 만들어지는 것들 중 특징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에클로자이트(eclogite)라고 하는 암석과 다이아몬드와 코어사이트(coesite)라는 광물이다.
어떤 암석을 구성하고 있는 광물들은 주어진 물리화학적 조건(주로 온도와 압력)이 바뀜에 따라 다른 광물들로 바뀌는데, 이러한 현상은 변성작용의 일부이다. 대륙충돌과 관련된 변성작용은 온도의 증가보다는 압력의 증가에 의한 변화가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보자. 해양 지각을 이루는 현무암은 주로 감람석 휘석 사장석으로 구성된 암석인데, 섭입 작용에 의해 맨틀 아래로 들어가게 되어 높은 압력을 받으면 석류석과 옴파사이트(omphacite:휘석의 일종) 광물을 주된 구성성분으로 하는 에클로자이트로 바뀐다. 물론 현무암 외에 다른 암석들도 똑같은 조건에 처해 구성광물이 어느 정도 바뀌기는 하나, 에클로자이트에서처럼 그 변화가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이는 에클로자이트가 고압이라는 변성조건을 쉽게 확인시켜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이아몬드는 그 성분이 탄소(C)다. 탄소는 낮은 압력에서 흑연이라는 광물로 존재하나, 아주 높은 압력에서 결정 구조를 바꾸어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천연 광물인 다이아몬드로 변한다. 한편 코어사이트는 그 성분이 Si${O}_{2}$로 우리가 흔히 보석으로 쓰는 수정과 같은 성분이다. 보석명인 수정의 광물명은 석영인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강암에 매우 흔한 광물이다. 석영은 보통의 지각 조건에서 안정된 광물이나, 흑연이 다이아몬드로 바뀌는 것처럼 아주 높은 압력에서는 그 구조를 바꾸어 코어사이트가 된다.
한반도의 충돌대
한반도 지각의 움직임은 일반적으로 중국대륙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생각되어 그 중요성에 대해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한반도의 지질역사가 세계 지질학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고 있다. 즉 중국대륙에서 확인된 대륙충돌대의 동쪽 연장이 어디로 가는가 하는 것이다.
한반도에는 충돌대와 관련될 수 있는 두개의 습곡대가 알려져 있다. 그 하나는 한반도 남부에서 안정된 지괴인 경기육괴와 영남육괴 사이에 북동-남서 방향으로 발달하는 옥천대이고, 다른 하나는 한반도 중부의 경기육괴 바로 위쪽에서 동서 방향으로 발달하는 임진강대이다.
옥천대는 한때 충돌대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되기도 했으나, 최근 연구에서 이 습곡대는 대륙이 완전히 갈라지지 못한 상태에서 생긴 퇴적분지가 다시 닺히는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충돌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한반도에 충돌대가 존재할 경우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임진강대인 셈이다.
임진강대는 일찍부터(1970년대 후반) 중국 지질학계에서 충돌대일 것으로 막연히 추측되었으나, 지질학적 증거가 제시되지 못했기 때문에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물론 이 당시에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남중국대륙과 북중국대륙의 충돌 현상에 대해서도 아무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임진강대의 지질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다.
최근 필자들은 임진강대에 대해서 지질조사를 할 기회를 가졌는데, 임진강대가 중국 충돌대의 연장일 것으로 생각되는 다음과 같은 예비 조사 결과를 얻었다.
첫째 임진강대의 지질구조는 중국 충돌대의 구조 방향과 마찬가지로 동서방향으로 발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한반도의 위성사진에서도 쉽게 관찰될 수 있으며, 한반도의 지질구조가 대개 북동-남서 혹은 남-북 방향인 것과 대조된다.
둘째 임진강대에 있는 암석의 변성조건이 10kbar에 달하는 고압변성작용을 지시하며, 중국 충돌대에서 흔히 관찰되는 온도-압력 조건에 유사한 점이다(그림9).
셋째 임진강대 암석이 변성 작용을 받은 시기가 중국 충돌대에서 충돌시기를 나타내는 변성암의 변성 나이인 삼첩기와 일치한다는 점이다.
이 세가지 지질학적 증거들은 중국 산동반도에 발달하는 충돌대에 대한 상대적인 지리적 위치와 더불어 임진강대가 충돌대일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다.
그러나 보다 확실한 증거로 생각될 수 있는 에클로자이트 다이아몬드 코어사이트 등의 존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확인이 임진강대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나 코어사이트처럼 초고압 광물이 한반도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중 몇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이들 초고압 변성광물이 지표로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변성작용을 받아 흑연이나 석영으로 완전히 다시 변했을 가능성이다.
그 다음으로 한반도는 충돌시기 이후인 쥐라기와 백악기 동안에 판의 경계부에 위치하면서 많은 화성활동을 받은 흔적을 가지고 있는데(대보 화강암과 불국사 화강암이 그것이다), 이 화성활동이 공급하는 열로 인해 초고압 변성작용흔적이 없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세번째 이유는 지질현상과는 관련이 없는 인간적인 것이지만 중요할 수도 있다. 중국 혹은 다른 대륙에서 초고압 변성광물을 찾기까지는 수십년이 걸렸다.
임진강대에 관한 본격적인 지질학적 연구가 최근에야 시작된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집중적인 연구가 수행된다고 하더라도 초고압광물을 찾는데 적어도 수년 이상 걸릴 것이다.
한반도 지질역사에서의 의미
위와 같이 한반도의 움직임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지질학적 연구는 한반도의 지질 역사 해석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 된다.
오랫동안 한반도의 지질은 그 덩어리가 작기 때문에 판구조 운동의 증거가 쉽게 밝혀질 것으로 기대되지 않았으며, 전통적으로 정적인 지질해석에 의존해 왔다. 즉 뚜렷한 이유없이 어떤 지역이 침강하여 퇴적분지가 생기고 나중에 열과 힘이 분지 아래에서 생겨 마그마 및 습곡과 단층이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됐다.
중국의 충돌대와 관련된 한반도의 구조 운동에 관한 연구는 한반도의 지질에 대하여 판구조론에 입각한 동적인 방법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바꾸어 말하면 전통적인 방법은 상하운동을 강조한 반면, 판구조적 해석은 수평 운동을 강조하는 셈이다.
이 새로운 해석 방법으로 한반도에서 어떤 지역의 암석이나 광물이 왜 그곳에 만들어져 있는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숨겨져 있는 광물자원을 찾는데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지질 역사에 대한 해석이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있음을 예고한다.
서로 다른 두개의 대륙이 실제로 충돌한 경우 남과 북의 대륙은 거의 20억년 동안 서로 다른 지질학적 진화과정을 겪어왔을 것이고 이러한 증거들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지질학적 투자와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온도-압력과 광물의 성분
변성작용은 흔히 온도-압력 그림을 통해 이해하기 쉽다. 이 그림으로 지구 표면에서 만들어진 어떤 암석이 하부로 내려갔다가 되돌아 오는 과정을 표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구하부로 내려감에 따라 온도와 압력이 동시에 증가하는데, 구조적 환경에 따라 깊이에 따른 온도의 증가는 여러가지 형태를 취한다. 충돌대에서 일어나는 변성작용의 경우는 깊이에 따른 온도의 증가가 크지 않은 조건을 갖게 된다.
이는 어떤 암석이 내려가는 속도보다 가열되는 속도가 더디기 때문인데, 암석의 열전도율이 매우 낮은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그림에서 탄소와 Si${O}_{2}$가 어떤 온도-압력 조건에서 다이아몬드와 코어사이트로 각각 만들어질 수 있는가의 영역이 나타나 있다.
실제로 어떤 암석이 겪은 온도-압력 조건은 그 암석을 이루는 광물의 화학성분을 분석함으로써 구할 수 있다.
(그림)에서 굵은 화살표로 표시된 곡선은 산동반도 충돌대의 변성암이 겪은 변성작용의 경로를 보여주고 있다. 산동반도의 경우 다이아몬드와 코어사이트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경로는 두 초고압광물이 만들어질 수 있는 압력(즉 깊이)을 지나야 한다.
이 압력은 온도 약 6백℃에서 약 25kbar(약 1백km)이상임을 알 수 있다. 임진강대의 변성암이 만들어진 조건은 산동반도의 것과 경로가 유사함을 알 수 있으나, 다이아몬드나 코어사이트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두 지역의 변성작용이 동일 성격의 것이었는가는 앞으로의 연구과제다.
그러나 임진강대의 변성암이 만들어진 최대 깊이가 약 50km에 달하는 것은 보통 지각의 두께인 35km보다 두꺼운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을 의미한다. 이는 충돌작용과 관련있는 것으로 추정될 수 있다.
참고로 한반도의 경기육괴에 속하는 양평과 춘천지역 변성암의 변성경로도 비록 압력은 임진강대보다는 낮지만 유사한 경로를 보이는데, 이러한 자료는 경기육괴도 충돌현상과 직접 관련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