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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예비율 27년만에 최저

찜통더위 냉방전력 급증으로 공급 비상


올 여름 불볕더위는 가뭄현상을 동반, 다목적 댐의 발전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올여름 전력 사정이 아슬아슬하다. 전력수급이 예측불허 상태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들어 전력예비율은 4일 7.7%, 6일 7.5%, 7일 7.0%, 8일 6.9%, 11일 4.3%, 12일 5.6%, 13일 3.5%로 곤두박질쳤다. 13일 공급능력은 2천7백12만1천kW에 최대 전력수요는 2천6백20만5천kW로 예비전력은 91만6천kW였다.

전력예비율 3.5%는 지난 67년 전력예비율이 마이너스(-10%)를 기록, 제한송전을 실시한 이후 27년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안정적인 전력예비율은 10-15%선.

그러나 7월15일은 13일보다 기온이 높지 않았는데도 전력예비율이 3.2%까지 떨어졌다. 이날 공급 능력은 2천6백70만2천kW에 최대 전력수요는 2천5백86만3천kW로 예비전력은 83만9천kW였다.

이날의 전력수요가 13일보다 떨어졌는데도 금년 들어 최악의 전력 상황을 보인 것인 전력공급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15일 경남 양산 고리 원자력 1호기(용량 58만7천kW)가 연료교체를 위해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울산화력 3호기(20만kW)가 고장을 일으킨 것.

이처럼 올 여름 전력수급이 빠듯한 것은 기본적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력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활성화로 공장가동률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 전력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

그러나 최근 전력수요 급증은 불볕더위가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통상 최대 전력수요는 휴가철이 끝난 8월 중순에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는 장마기간 중에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된 데다 비마저 내리지 않는 '이상기후'가 최대전력 기록이 바뀌는 '이상현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의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마저 동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냉방용 전력수요가 크게 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전력은 올 여름 냉방 전력수요를 4백만kW로 예상했으나 가정용 냉방장치 등이 6월부터 가동되면서 현재 냉방전력은 6백만kW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국의 가정과 사무실에서 실내온도를 1도 낮추려면 39만kW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불볕더위는 가뭄현상을 동반, 다목적댐의 발전능력을 떨어뜨린다. 이미 섬진강 남강댐은 발전가능 수위밑으로 내려가 6월 말부터 발전을 중단하고 있다. 나머지 댐들도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발전량이 30-40%에 그치고 있다. 이는 올해 강우량이 적어 물을 아껴야 하는데다 이들 댐의 발전단가가 높아 전기 생산을 자제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총발전량 가운데 수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8%(원자력발전 50%, 화력발전 42%)여서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전기가 워낙 아쉬운 때라서 수력발전 전기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지금처럼 전력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불별더위가 계속되면 정전사고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 변압기에 과부하(過負荷)가 걸려 퓨즈가 끊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도 종일 에어컨 냉장고 등 대형 가전제품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계량기의 퓨즈가 끊어져 정전된다. 규정상 사용가능한 전압을 초과해 쓰기 때문이다.

전력사정이 달랑달랑한 올 여름을 슬기롭게 보내는 길은 절전밖에 없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은 전력 수급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 그에 따라 발전소를 증설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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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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