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자리의 레굴루스가 더위에 밀려 서쪽으로 지면서 동쪽하늘에는 여름의 대삼각형이 모습을 나타낸다. 밀려나는 스피카 옆에는 혜성충돌이 임박한 폭풍전야의 목성이 의연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긴, 즉 태양이 북쪽으로 가장 치우치게 되는 하지가 끼어 있는 달이다. 밤의 날씨가 춥지 않기 때문에 별보기에 좋은데 밤이 짧다는 것이 아쉽다. 하짓날 태양이 지평선 위로 뜰 때나 질 때 지상의 물체와 함께 사진을 찍어 보라. 그리고 1주일 간격을 두고 똑같은 장소에서 태양 사진을 찍게 되면 태양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해가는 현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이 사진은 자동 카메라로 찍어도 좋다. 자동카메라로 찍을 때는 필름의 감도를 실제보다 고감도에 맞춰놓고 찍어야 배경이 좀더 잘 나온다.
이달의 행성
■ 처녀자리를 지니는 템펠(Tempel)1주기 혜성
7월3일 근일점을 통과하는 주기 5.5년의 주기혜성 템펠 1이 이달 처녀자리를 움직여간다. 밝기가 9등급까지 밝아지므로 주변이 어두운 시골의 밤하늘이라면 쉽게 이 혜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5일 정도의 간격으로 사진을 찍게 되면 혜성의 움직임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처녀자의 고도가 높으므로 여기에 위치하는 혜성의 관측이 비교적 용이할 것이다.
■ 폭풍전야의 목성
하늘이 별을 볼 수 있을만큼 어두워졌을 때 천정 근처에는 큰곰자리의 꼬리별에서 시작하여 목동자리의 아크투루스 처녀자리의 스피카로 이어지는 봄의 대곡선이 펼쳐져 있다. 이때 스피카에서 조금 동쪽으로 떨어진 곳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것이 목성이다. 하여간 천정 근처에서 가장 밝은 것이 목성이다.
7월 16일경부터 슈메이커-레비 혜성이 목성에 충돌하게 되면 목성 표면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위성들의 밝기도 증가할 것이다.
현재 목성의 표면은 남적도 벨트가 조금 흐린 상태이고 위성들의 밝기는 5등급 정도로 거의 일정하다. 목성의 위성이 내는 빛은 태양빛을 반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성과 목성의 거리에 상관없이 밝기가 일정하지만, 위성이 충돌하여 목성에서 많은 빛을 내게 된다면 이 빛을 위성이 반사하여 위성의 밝기가 증가한다. 밝아지는 정도는 목성에서 가까운 위성인 이오에서 가장 클 것이다.
천문학자들의 예상은 이오가 현재보다 약30배 정도까지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30배 밝아지면 약2등급의 별들과 맞먹는 밝기이다. 작은 망원경 밖에 없는 우리 아마추어가 이러한 귀중한 천문현상을 제대로 관측하려면 많은 관측을 통해 목성 표면과 위성들의 위치 변화에 익숙해져야만 할 것이다.
남쪽의 밤하늘
따뜻한 봄나라를 호령하던 사자가 더위에 밀린 탓인지 서쪽하늘로 쫓겨나 있다.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 오는 금성 그리고 천정 근처에 빛나는 목성과 아크투루스와 밝기에 주눅이 든 듯 레굴루스가 상대적으로 어두워진 느낌이다. 이달 초 쌍둥이자리에 위치하는 금성은 이달에 게자리를 관통하여 사자자리에 접근하면서 하늘 높이 올라오려하고, 목성은 스피카를 따라 점점 서쪽으로 가고 있어 이제 이 두행성의 한 시야에 들어온다. 밤하늘이 밝아지는 느낌이다. 한편 동쪽하늘에서는 수많은 성운 성단을 거느린 전갈과 궁수자리가 화려한 은하수를 대동하고 서서히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전갈 바로 옆에는 황도상에 별자리가 걸쳐 있음에도 황도 12궁에 끼이지 못한 뱀주인자리가 많은 구상성단을 거느린 채 묵묵히 떠오르고 있다.
■새벽 하늘의 두 행성, 토성과 화성
태양이 북반구의 하늘로 많이 치우쳐 있는 탓에 새벽4시가 되면 벌써 하늘이 밝아지려 한다. 하늘이 밝아지기 전 새벽에 하늘을 보게되면 동쪽 지평선에서 양자리와 함께 떠오르는 붉은 1등성 밝기의 화성을 볼 수 있고, 가을철의 별자리와 함께 천정을 향해 치닫는 밝은 1등성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아름다운 고리를 갖고 있는 토성이다. 작은 망원경으로도 쉽게 이 아름다운 고리를 확인할 수 있다. 쌍안경으로라도 이 밝은 별을 겨냥해 보라.
■ 금성, 게자리 산개성단 프레세페를 통과
해가 지고 붉어졌던 서쪽 하늘이 어둑어둑 해지면서 엄청나게 밝은 별이 하나 보인다. 샛별이라고 알려진 금성이다. 조금 더 어두워지면 그 위에 사자자리의 1등성인 레굴루스가 보이는데 금성의 밝기는 이 1등성보다 무려 1백배나 밝다. 금성은 이달 초 쌍둥이자리의 1등성들인 카스토르와 폴룩스 바로 아래에서 출발하여 중순경에는 게자리에 접근하기 시작한다. 특히 21일에는 게자리의 4각형 별안에 위치하는 플레이아데스와 함께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산개성단인 프레세페(M44) 바로 위를 통과하게 된다.
쌍안경을 이용하여 관측하면 산개성단과 어우러진 금성의 모습이 마치 난장이 나라에 나타난 걸리버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표준렌즈나 2백mm 정도의 망원렌즈를 가지고 촬영하면 아름다운 사진이 될 것이다. 12일에는 월령 2.8의 달이 금성 근처를 지나므로 또 하나의 아름다운 서쪽 하늘을 연출할 것이다. 망원경을 이용해 금성을 보게되면 이제는 거의 반달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시직경 14초 정도이므로 목성의 1/3정도 크기로 보여질 것이다.
북쪽의 밤하늘
마차부자리의 카펠라가 지평선으로 지려하고 북두칠성이 서쪽으로 자리를 옮겨 적당한 고도를 유지함으로써 큰곰자리에 위치한 여러 외부 은하들을 관측하기에 적당하다. 눈길을 동쪽으로 돌려보면 어느덧 세개의 1등성이 삼각형 모양을 이룬 채 떠올라 있다. 이것이 바로 거문고자리의 베가, 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 백조자리의 데네브로 구성된 여름철의 대삼각형이다. 여름의 별자리들은 이 삼각형을 기준으로 하여 찾게 된다. 특히 이 삼각형 내에 있는 별들 중 백조의 머리를 이루는 알비레오는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이중성이다. 집에 있는 작은 망원경으로 겨냥해보라, 까만 밤하늘, 그리고 수없이 많은 별들, 그 중앙에서 황금빛과 하늘색을 띠며 밝게 빛나는 환상적인 모습의 이중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