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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에서도 햇빛 볼 수 있다

광섬유 케이블 통해 햇빛 운송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조명장치의 채광시설^집광렌즈 36개가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회전한다.


'북측의 방, 창이 없는 방, 지하실에도 건강한 자연의 태양광이 가득하다.' '스텐레스 튜브가 빛을 나른다.'

이상은 일본 태양광조명장치 업체들의 구호다. 이는 자연환경에 대한 인간의 신뢰를 자극해 구매욕을 일으키기 위한 상투적인 어구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연구결과 이것이 허구가 아님이 판명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하공간에서 태양광을 볼 수 있게 하는 조명설비를 만들어 낸것.

삼성건설은 지난 92년부터 2년간의 연구와 시험 끝에 태양광조명장치 개발에 성공해 6월부터 서울 역삼동 큰길타워빌딩(삼성건설 본사 건물)에 이를 설치,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삼성건설은 또 이 시설을 오는 10월 개원할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에 설립할 계획이다.

태양광 조명장치는 햇빛이 잘 비치는 장소나 건물 옥상에 여러 개의 반사거울이나 렌즈를 이용, 햇빛을 모아 건물 내부의 그늘진 공간이나 지하로 끌어들이는 시설로 그동안 일본만이 독점 생산해 왔다.

이 설비는 빛을 받는 채광부(採光部), 태양의 움직임에 맞추어 채광부를 이동시키는 추적제어부(追跡制御部), 집광장치에서 채광된 고밀도의 빛을 전송하는 전송부(傳送部), 전송받은 빛을 거울이나 렌즈의 조합을 통해 용도에 따라 산광(散光)시키는 산광부로 구성됐다.

태양광조명방식은 전송부에 따라 광섬유방식 반사경방식 광덕트(duct) 방식으로 나누는게 일반적이다. 이 가운데 삼성건설이 만든 방식은 광섬유방식. 이는 태양광 집광추적장치에서 태양을 자동으로 추적해 태양광을 광학렌즈로 모아서 광섬유케이블을 통해 필요한 곳에 태양광을 보낼 수 있는 태양광집광·전송장치다.

특히 이 장치는 자외선 적외선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렌즈의 색수차(色收差)*를 이용해 제거, 인체나 식물에 유익한 가시광선을 집광해 사용한다.

이 장치에서 태양의 위치는 집광부의 중앙에 있는 태양위치 검출센서가 검출한다. 검출자료를 기초로 마이크로 컴퓨터가 집광부의 적정위치를 계산해 구동부의 수평·수직용 모터를 제어하는데, 항상 높은 정밀도를 유지하며 태양의 위치를 추적해 렌즈로 빛을 모으도록 돼 있다.

채광된 빛은 광섬유케이블을 통해 필요한 공간에 보내지는데, 빛은 광섬유케이블 끝에서 약 45°각도로 방출된다. 산광부의 설치장소는 어느 곳이라도 가능하며 이것이 이 방식의 최대 장점이다.

광섬유케이블 1본(本)의 밝기는 길이 10m의 경우 쾌청할 때(옥외태양광의 직사광은 9천8백럭스) 케이블 단말부터 1m 떨어진 장소에서는 조도(照度) 약2천5백럭스, 조사광량(照射光量) 약 1천50루멘. 이를 인공등으로 환산하면 1백W의 빔형램프 1.5개에 상당한다.

삼성건설 국내사업본부 김병숙과장(38)은, 태양광 조명장치는 가동중에 갑자기 태양광이 구름에 가리거나 흐린 날씨에도 퍼지시스템에 의해 인공조명이 작동해 일정한 조도가 유지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며 나머지 반사경방식과 광덕트방식도 곧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양광조명은 앞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예술품이 변색·탈색되거나 일광욕시 피부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일조권 시비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색수차(色收差) : 렌즈가 맺는 상(像)이 빛의 파장에 의한 굴절률의 차이로 약간 색깔이 얼룩져 나타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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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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