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은 흔히 과학수사연구소에서 범인을 잡는 데 사용하지요. 그러나 병원에서는 지문을 통해 유전병 여부를 진단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지문은 어떤 종류가 있으며 또 지문채취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 봅시다.
지문이란 피부 아래쪽의 진피가 울퉁불퉁하게 주름진 손가락 끝의 굴곡을 말합니다. 이 주름 덕분에 미끄러뜨리지 않고 안전하게 물건을 잡을 수 있지요. 동물 중에서는 손을 사용하는 원숭이와 오랑우탄 정도만이 지문을 갖는다는 것도 재미있지요.
인간 원숭이 오랑우탄만 지문 지녀
사람의 지문은 출생 5개월경 전에 형성돼 평생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듯해도 다 다르게 생겨 마치 얼굴이 다른 것처럼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지요. 그래서 이집트 인도 중국 등의 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지장(指章)을 사용해 왔으며 지금도 중요한 서류에는 지장을 인정하잖아요.
지문은 궁상문(arch·반원형), 와상문(whorl·나선형), 제상문(loop·고리형) 등 세 가지로 크게 나누어지고 기타 여러가지 복합형이 있답니다. 이 3가지 형의 수는 개인 민족마다 출현빈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알아낼 수 있는 것이랍니다.
자신의 지문을 선명하게 찍어 보고 싶으면 다음과 같이 해보세요.
1. 손가락 첫째마디에 양옆까지 골고루 패드액을 묻히세요(인주나 스탬프를 써도 됩니다).
2. 흰 종이 위에 잉크를 묻힌 손가락을 돌려 한마디가 완전히 찍히도록 합니다.
3. 양손 모두 10손가락을 찍어 각 손가락에 번호를 적어둡니다.
4. 종이에 찍힌 지문을 잘 말린 다음 기본형을 보고 분류해 보세요.
실험방법
1. 자신의 지문이 유리잔에 묻지 않도록 주의하며 유리 잔에 묻어있는 지문의 위치를 확인하세요.
2. 지문 위에 연필심 가루를 살살 뿌리세요(집에서 사용하는 커피프림이나 재를 써도 잘 됩니다).
3. 가루를 후후 불어 골고루 잘 편 뒤 스카치 테이프로 찍어내 흰 종이 위에 붙입니다.
보너스 실험
종이에 묻은 지문 채취하기
땀구멍에서 배출되는 여러 물질들 중 지방은 피부를 촉촉하고 부드럽게 유지시켜 줍니다. 지문이 찍힐 때는 이 지방물질이 남게 됩니다. 요오드를 이용하면 쉽게 채취할 수 있습니다. 요오드는 지방물질에 녹아 반응을 하게 되지요. 따라서 가열해 증기가 된 요오드가 종이에 닿아 지방이 있는 부위와 반응해 일정한 윤곽을 만들게 되고, 갈색 무늬가 특징적으로 나타나 지문을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실험방법
1. 지문이 묻어 있는 종이의 부분을 오려둡니다.
2. 요오드 결정 약간을 플라스크에 넣고
3. 요오드가 기체로 될 때까지 가열합니다. 이때 요오드 증기를 마시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4. 집게를 사용해서 오려둔 종이를 플라스크 안에 넣습니다.
5. 나타난 지문은 스카치 테이프로 붙이거나 다림질용 녹말풀을 분사해두면 보존할 수 있지요.
유전병 진단에도 이용
(그림1)에서 지문의 중심선 ⓒ와 각기 방향이 다른 세 선 교점 ⓣ를 연결하고 그 선에 닿는 가는 금을 세어보세요. 제상문의 경우에는 10개, 와상문의 경우에는 10개에서 12개 정도가 있습니다. 성염색체가 하나밖에 없는 어떤 유전병을 가진 여자의 경우에는 이 가는 선의 수가 33개이며, 성염색체가 3개인 경우에는 가는 선의 수는 8개밖에 되지 않는답니다.
이처럼 유전자의 이상이 임신 중의 발육 이상을 초래하고, 잘못된 형질이 그대로 손에 나타나므로 지문은 선천성 유전병의 진단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현재 미국에서는 유아의 지문을 조사해 선천성 심장병 진단에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