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3) 1초에 30번 회전, 서울시만한 크기에 태양과 같은 무게

별난 일생지닌 중성자별의 신비

별의 일생중에서 별나게 탄생한 중성자별. 에너지덩어리인 이 신비의 별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일까

일본 사무라이들은 옥쇄전투를 앞두고 머리에 향수를 뿌린다한다. 잘린 목에서 피비린내가 덜 나게 하기 위함이다. 사후의 예법까지 이렇게 차려주는 장인정신(匠人精神)은 칭찬할만하다. 1965년 우주배경복사선(cosmic background radiation)을 발견하여 노벨상을 수상한 펜지아스(A. Penzias)와 윌슨(Wilson) 역시 안테나의 미세한 잡음을 사소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안테나에 쌓인 비둘기똥까지 치우는 노력끝에 현대우주론의 최대성과인 우주배경복사선 추적에 성공했다. 적당함을 싫어하는 그들의 정신력에서 나온 업적이다.

비슷한 이야기는 또 있다. 1967년 케임브리지의 대학원생이었던 벨(Jocelyn Bell)이라는 여대생은 새로 설치한 안테나에 규칙적으로 들어오는 이상한 전파신호를 발견했다. 신호간격은 약 1.33초였다. 30여년간 이론상으로나 존해한다고 믿어왔던 중성자별이 드디어 발견된 순간이었다. 그녀 역시 처음 전파신호를 발견했을 때 이를 무심하게 흘리지 않았다. 날카로운 관찰력과 끈기있는 호기심 덕택에 천체 물리학자들이 30여년간 오매불망 찾아 해매던 중성자별의 존재를 처음으로 입증해준 것이다.

이는 1930년대 영국의 에딩턴경(Sir A.Eddinggton)이 처음 책상앞 메모지 위에 열역학과 핵물리학공식을 끄적거리며 별의 질량을 계산해 본 이후 천체물리학의 최대 뉴스거리였다. 에딩턴은 '핵융합반응으로 발생되는 팽창하려는 열복사압력과 자체 질량에 의해 수축하려는 경쟁이 널리 균형잡힌 물체가 바로 별'이라는 잘 알려진 결론을 얻은 사람이다. 이후 급속 발전되어온 별의 탄생, 진화, 종말, 그리고 중성자별의 탄생이라는 모든 별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시나리오가 드디어 입증된 것이다.

이 소식은 큰 충격과 흥분속에 세계의 학계로 퍼져갔고 사람들은 점차 중성자별이라는 기괴한 물체에 대해 열띤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관한 학회가 속속 개최되었고 사람들은 조셀린 벨과 지도교수에게 중성자별에 대한 갖가지 질문을 퍼부었다. 심지어 벨에겐 그녀의 몸매가 얼마고 그녀가 한꺼번에 몇명의 남자친구들과 교제하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그녀의 지도교수였던 휴이쉬(A. Hewish)교수는 펄사(pulsar, 맥동성이라는 뜻)의 발견자라는 공적을 독점하여 드디어 1974년 노벨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고 그들의 발견이 처음 게재되었던 학술지 '네이처'(Nature)지의 명성은 구독료만큼이나 치솟게 되었다.
 

캠브리지 대학원생 시절 중성자별을 발견한 조셀린 벨 버넬
 

1934년 미국의 즈비키가 예언

그렇다면 화제의 대상이 된 중성자별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해서 별전체가 중성자로만 이루어진 물체를 말한다. 이 별에 대한 존재는 이미 1934년 미국의 즈비키(Zwicky)라는 학자에 의해 예언되었다. 그가처음 계산해낸 중성자별의 반경은 약 10㎞정도. 서울시보다 약간 작은 크기다. 아니면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왕자'가 살던 별 크기라면 별로 큰 무리가 없다. 동화속 어린왕자처럼 누구나 앉아있는 의자를 뒷쪽으로 얼마간 움직여 석양을 볼 수 있는 크기인 것이다.

조셀린 벨이 1.33초 간격으로 중성자별에서 오는 전파신호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중성자별이 1.33초 주기로 회전하기 때문이다. 매우 빠른 회전이다. 지구만한 별이 시계 초침이 한번 '똑딱'하는 순간에 한바퀴 도는 것이다.

이러한 주기를 분석하여 별의 크기를 계산할 수 있는데, 그 결과 역시 10㎞ 안팎의 크기로 나타났다. 즈비키의 처음 예측치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에 지구가 중성자별처럼 급속회전을 한다면 지표면에 있는 모든 물체들은 원심력에 의해 우주공간으로 날아갈 것이다(지구는 한바퀴 자전에 약 24시간, 즉 8만6천4백초 걸림). 3.1빌딩도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예외없이 모두 우주공간으로 날아갈 것이다. 간단한 계산을 해보면 빠른 회전으로 발생되는 원심력이 너무나 세서 지구 자체가 해체되어 버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므로 어떤 물체이든 그토록 빨리 돌면서 동시에 원심력에 의해 해체되지 않으려면 이는 우리가 흔히 보는 물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닐 것이다. 순수히 중성자로만 이루어진 물질의 경우만은 예외이다. 이 경우 이보다 훨씬 큰 회전 원심력에도 버틸 수 있다는 계산결과가 나온다.

대규모 에너지 침몰현상
 

게성운에서 폭발한 초신성 잔해. 폭발의 여진으로 아직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 이곳에는 펄사 PSR 0531+21이 존재한다.
 

중성자별의 탄생과정은 매우 드라마틱하다. 별의 진화단계를 조사해 보면 에너지원인 핵융합과정이 처음에는 수소 헬륨 탄소 산소 등등을 연료로 하다가 별이 늙어 종말에 이르러서는 철을 연료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원자구조상 철은 아주 독특한 물질이다. 철보다 가벼운 다른 원소들과는 달리 철은 핵융합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방출(exothermic)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흡수(endothermic)하는 물체이다. 그러므로 별의 중심에서 떨어진 어느 지점에서 철이 핵융합만으로 '타기' 시작하는 경우 이 지역에서는 대규모의 에너지 함몰현상이 벌어진다.

에딩턴경이 밝혀냈듯 핵융합반응으로 발생되는 팽창하려는 열복사압력과 자체 질량에 의해 수축하려는 중력과의 경쟁이 잘 균형잡힌 물체가 바로 별이다. 그런데 에너지 함몰현상이 벌어지면 별의 내부에서 열복사압력이 급격히 감소한다. 철을 태우는 핵반응이 일어나는 순간 별의 내부에서는 별을 이루는 물질 간에 급격한 중력적 함몰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마치 고층아파트의 2-3층이 갑자기 없어지는 현상을 상상하면 된다. 2-3층의 골격구조는 그보다 높은 위층들, 예를 들면 15층 옥상까지의 모든 아래층을 버텨주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갑자기 2-3층의 모든 기둥과 벽면을 허물었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건물은 무너져내릴 것이고 윗층의 모든 아래층은 남은 1층에 거대한 충격과 함께 부딪칠 것이다. 엄청난 충격이 건물의 1층과 기저부에 전달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철이 타서 생긴 에너지 함몰지역 때문에 별표면에서 철이 타는 지역에 이르는 거리에 있는 모든 물질들이 한꺼번에 별의 중심쪽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이렇게 무너져 내린 물질들은 별의 중심부분, 즉 이미 핵반응으로 타고 남은 연료가 가라앉아 형성된 코아부분에 엄청난 압력을 가한다.

원래 별의 질량이 대략 태양질량의 3배에서 10배정도인 경우 이 압력에 의해 코아에 모여 있는 물질들은 전부 중성자로 변한다. 다시 말해서 코아에 존재하고 있던 전자들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양성자속으로 밀려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마치 망치로 전자를 때려 양성자안으로 강제로 밀어넣는 양상이다.

이렇게 양성자는 중성자로 변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중성미자가 발생되는데 이 중성미자의 다량발생은 코아로 밀려든 물질을 다시 표면쪽으로 되받아치는 역할을 한다. 코아로 함몰된 물질이 이미 딱딱해진 코아표면에 튕겨 다시 표면쪽으로 반사되어 나가는 것이다. 고층아파트가 붕괴되면서 1층과 지표면을 단단하게 다진후(코아지역이 중성자별로 변함) 그 충격으로 나머지 물질들이 폭발하듯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바로 이 현상이 유명한 초신성 폭발현상이다.

초신성 폭발로 인한 중성자별의 탄생이나 중성미자의 다량발생 현상은 이론적으로나 실험적으로나 충분히 이해된 사실이다. 예를 들면 1987년, 지구에서 16만 5천광년 떨어진 마젤란 성운에서 초신성 폭발이 있었다. 초신성 1987A이다. 당시 일본의 가이모카 연구팀은 초신성의 폭발로 방출된 중성미자를 극적으로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초신성의 폭발이 관측된 직후에 가미오카팀의 지하 중성미자 관측기에서 중성미자의 강한 신호가 감지된 것이다. 지금 이시간에도 세계의 연구팀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초신성 1987A의 잔해속에 있을 중성자별을 찾으려 한다. 폭발중에 발생된 중성미자를 만약에 누구라도 발견한다면 세계의 뉴스거리로 등장할 것이다.

재작년 미국의 버클리 그룹은 드디어 초신성 1987A의 잔해속에서 게성운 펄사보다 더 빨리 도는 중성자별을 발견했다고 발표하여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 뉴스는 후에 망원경 근처에 설치되었던 TV카메라에서 나온 엉뚱한 신호로 확인되어 많은 사람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비록 아직 관측이 되질 않는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초신성 1987A의 잔해 속에 숨어있는 중성자별이 언젠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역사상 나타나는 가장 유명한 초신성은 게(Crab)자리에서 폭발한 것이다. 1054년 중국사서에 이의 폭발기록이 있다. 당시 천문관은 이의 출현에 매우 놀랐다. 당황한 나머지 이 초신성의 출현은 황제의 건강에 좋지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이르고 친절히 황제께선 닭고기국을 드셔야될 것이라는 처방도 한다. 일설에 따르면 후에 이들 천문관들은 초신성의 출현을 미리 예측못했다는 이유로 참수당했다고 한다.

물론 초신성의 출현을 예측한다는 것은 현대과학으로 도저히 불가능하다. 단지 어느 별이 어느 시기 정도에 폭발할 것 같다는 식의 예측만이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면 오리온성운의 베텔규스라는 별이 언제든 조만간에 폭발할 것 같다는 예측은 가능하다.

망원경으로 게자리를 보면 폭발전 별을 이루던 물질들이 남은 폭발의 여진으로 아직 팽창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게성운 가운데에 존재하는 PSR 0531+21이라는 별. 이미 1942년 미국의 월터 바데(Walter Baade)와 밍코프스키(R. Minkowsky)라는 사람은 이 별을 주목하고 아마 항성진화이론에서 예측하는 바로 그 중성자별일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이 별을 관측했으나 이 별이 진짜 중성자별이라는 증거를 잡지 못했다.

실상 이 별은 1초에 약 30회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중성자별이었던 것이다. 약 0.033초에 한바퀴 도는 것이다. 1초에 30번 정도 깜박거림은 우리 눈으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별을 보았어도 설마 1초에 30번씩이나 깜박거릴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현재 게성운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거의 모두가 중심에 있는 중성자별의 회전에서 나오고 있으므로 게성운 전체가 약 0.033초에 한번씩 깜박거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게성운 중성자별은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펄사보다 빠르게 돌고 있다.

그렇다면 왜 중성자별은 그렇게 빠른 회전을 하고 있을까? 설명은 매우 간단하다. 고등학교 정도의 물리지식만 가지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간단히 말해 잘 알려진 각운동량 보존법칙에 의한 현상이다. 쉬운 예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회전을 하면서 팔을 오무리는 경우 회전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현상을 들 수 있다. 덩치가 큰 별은 천천히 자전을 하고 있다. 이 경우 별의 코아부분 역시 표면과 거의 같은 속도로 천천히 들고 있다. 그러나 어떤 현상으로 별의 표면 부분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각운동량 보존법칙에 의해 남아있는 코아부분은 빨리 회전하게 되는것이다.
 

1987A가 폭발하는 모습
 

별난 체험 두가지

신혼부부와 신호등 이야기

중성자별이 우주에 존재함으로써 어떠한 신기한 현상들을 상상할 수 있는가 알아보자. 물론 중성자별 표면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현상들을 꼽으라면 중력장에서 나타나는 시간정체 현상과 적색편이 현상이다. 중성자별은 이런 현상들이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는 유일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므로 중성자별은 일반상대론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흥미있는 대상이다.

[1] 시간정체현상/산위 사는 남편이 평지의 부인보다 빨리 늙는다

밀도가 높은 중성자로만 이루어져 있다보니 별표면의 중력장의 세기는 엄청난 값을 갖고 있다. 이렇게 중력이 심하다보니 추측되는 중성자별의 표면모습이란 지구처럼 산이나 계곡이 형성되어 있지 않는 거의 매끈한 모습이다. 비록 높은 산이 있다 해도 그 상태는 오래 유지 안된다. 왜냐하면 별을 이루는 중성자의 높은 열전도율이나 빠른 회전을 고려해보면 강한 원심력에 의해 어떠한 표면굴곡도 금방 편평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작 겨우 몇m 높이의 '산(?)'이나 '계곡(?)'만이 잠시 표면에 존재할 따름이다.

그러나 이렇게 낮은 산, 계곡이라도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현상을 동반한다. 중성자별은 강한 중력장 덕분에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곧바로 적용되는 지역이라는 것을 상기하자. 그러므로 중성자별 표면에 산이 있다면(비록 낮더라도) 산 높은 곳의 중력장은 산아래 표면부분보다 훨씬 약하다. 그런데 일반상대론에 따르면 강한 중력장속에 서는 시계가 늦게 간다. 그러므로 산꼭대기에 걸려있는 시계는 빨리가고 산밑 저지에 있는 집의 시계는 이보다 훨씬 늦게 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중성자별에 사람이 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중성자별에 집을 장만한 신혼부부가 있다고 하자. 그리고 새신랑은 산꼭대기에는 있는 사무실에 출근한다. 산꼭대기 남편사무실의 시계는 산밑 아래 시계보다 훨씬 빨리 갈 것이다. 하루하루 남편은 아내보다 빨리 늙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산밑 강한 중력장속에 있는 아내의시계는 훨씬 늦게 간다. 따라서아내는 계속 젊음을 유지할 것이다. 중성자별에 있는 가정문제 상담소에서는 아내와 남편에게 반드시 '같은고도' 지역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충고 할 것이다.

[2] 적색편이 현상/가장 위의 빛은 푸른빛깔 가장 아래의 빛은 붉은빛깔

강한 중력장에서 나타나는 두번째 중요현상은 중력적 적색편이(gravitational redshift) 현상이다. 즉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장을 통과하는 빛은 그의 파장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적색편이 현상은 여러번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뫼스바우어 효과(Moessbauer effect)로 지표면 일정 고도에서 방출된 빛이 지표면에 도달했을 때 그의 파장이 줄어드는 현상이다. 이 실험을 통해 사람들은 원래 노란색의 빛이(예를 들면) 지표면 일정고도에서 방출되었다면 지표면에 도달할 때 약간 푸른빛을 띄는 현상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물론 지구표면에서 이 현상이 나타나는 정도는 극히 미약하다. 그러나 중성자별 표면에서 나타나는 뫼스바우어 효과는 누구든 감지할 수 있을 만큼 크다. 아예 붉은 빛이 노란빛으로 변하거나 노란빛이 푸른빛으로 변하는 정도다. 그러므로 만약에 중성자별에 찻길이 있고 그리고 신호등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신호등은 세가지 색깔, 즉 초록 노랑 빨강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이러한 대기둥을 제작하는 데에는 적어도 세가지 다른 색을 갖는 전구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중성자별 표면에 설치하는 신호등은 제작비가 훨씬 싸게 먹힐 수 있다. 단 한가지 색깔의 전구만 있으면 된다.

왜 그럴까? 민감한 독자는 이미 해답을 알아냈을 것이다. 강한 중력장에서 빛이 약한 중력장으로 빠져 나올때 적색편이 현상이 벌어지는 것을 상기해 보자. 중력장을 탈출하는 빛은 탈출하는데 쓴만큼의 에너지가 빛의 원래 색깔을 바꾸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약한 중력장에서 강한 중력장으로 빛이 들어가면 '청색편이' 현상이 벌어진다. 중성자별에선 이러한 현상이 아주 극심하게 나타난다. 표면에서 약간 떨어진 곳이라도 그 윗쪽은 중성자별의 중심에서 먼이상 중력장이 훨씬 약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성자별 표면에 설치될 신호등의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그저 표면에 긴 장대를 세우고 거기에 일정간격을 두고 세개의 동일한 색을 가진 전구를 매달기만 하면 된다.

세 전구는 모두 같은 색깔, 예를 들면 모두 붉은색이다. 그러면 맨 위의 전구에서 나오는 붉은 빛은 지표면에 닿기까지 가장 먼 거리를 여행하므로 신호를 기다리는 운전자에게는 가장 큰 '청색편이'를 일으킨 빛이다. 그러므로 대기중인 운전자에게는 가장 많은 편이를 일으킨 '녹색'으로 보일 것이다. 그 아래 전구에서 나오는 빛은 고도가 약간 낮으므로 중간 정도의 청색편이를 경험할 것이다. 이는 운전자에게 오렌지색으로 보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맨아래 전구빛은 청색편이가 거의 없어 원래의 붉은색으로 보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성자별에서의 신호대기등이란 장대위에 같은 색깔의 전구를 높이만 약간 다르게 매달은 것이다. '중력에 의한 적색편이 현상'에 의해 단색신호등은 지표면 운전자에겐 자동적으로 초록색 노란색 그리고 붉은 삼색 신호등으로 보이게 된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라대일 선임연구원

🎓️ 진로 추천

  • 물리학
  • 천문학
  • 기계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