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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 1회 방전량은 중규모 발전소의 발전량에 해당

뇌운과 번개

활발한 뇌운은 10초에 한번 꼴로 방전을 반복하는데, 그 발전능력은 중규모의 발전소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 뇌운의 에너지는 빛 전파 소리로서 허공에 흩어지게 되므로 에너지 자원으로서 이용가치는 거의 없다.
 

(그림1) 포화수증기압
 

고대 그리스의 신들 중에서 최고의 제우스는 뇌(雷)의 신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으르렁거리는 천둥이나 번쩍이는 번개는 신이 노한 것으로 여겼던 모양이다. 요즈음도 뇌우가 있을 때는 하늘이 어두워지고 천둥, 번개, 세찬 비, 일진 광풍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두려움은 마찬가지인 듯하다.

이번 호에는 뇌운(雷雲)은 어떻게 형성되며 번개나 벼락은 어떤 과정으로 일어나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뇌운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우선 일반적인 구름의 형성과정을 살펴보기로 하자. 여름의 푸른 하늘에 뭉실뭉실한 뭉게구름(적운)은 우리들 마음을 탁 트이게 하고 포근하게 하지만 그 형성 과정은 복잡하다.

공기 중에는 그 양의 많고 적음은 있으나 수증기가 포함돼 있다. 그런데 공기중에 포함할 수 있는 최대 수증기의 양은 한정돼 있다.

(그림 1)과 같이 밀폐된 상자에 물을 담고 공기를 빼어 진공으로 한 다음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 물에서 튀어나오는 수증기분자와 공기 중에서 물로 들어가는 수증기분자간의 평형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때의 공기를 수증기로 포화됐다고 한다. 그런데 포화수증기량은 온도에 따라 (그림 2)와 같은 관계가 있다.

(그림 2)에서 A와 같은 상태의 공기가 냉각될 때 외부로부터의 수증기의 유입이 없다 해도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포화 수증기량이 적어지고 상대습도는 높아지게 된다. 결국에는 온도가 B에 이르면 상대습도가 100%가 되고 더욱 냉각되면 100% 이상이 돼 여분의 수증기는 더 이상 기체로 존재하지 못하고 작은 물방울이 돼 물체에 달라붙거나 공기 중에 뜨게 된다. 이를 '응결'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응결현상은 주변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다. 여름철에 냉장고에서 꺼낸 음료수 병이 시간이 지나면 겉면에 김이 서리는 것이나, 추운 겨울에 따뜻한 방안으로 들어가면 안경에 김이 서려 앞이 보이지 않는 것 등은 이와 같은 원리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림2) 온도에 따른 포화수증기량
 

구름의 형성은 단열냉각으로

구름의 형성과정도 결국은 상층에서의 수증기의 응결 현상인 것이다. 그러면 공기를 냉각시키는 과정은 무엇인가?

부피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며 열을 가하면 기체의 압력이 증가한다. 이때 용기의 벽을 제거한다고 하면 가열된 공기는 팽창할 것이며 그 압력은 주위의 기압에 맞게 조절될 것이다. 이때 팽창에 의해 공기의 부피는 일정한 양만큼 증가할 것이며 팽창하는 공기는 주위의 공기에 대해 일정한 양의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로이 팽창할 수 있는 공기에 열을 가하면 그 열의 일부는 팽창에 쓰이고 나머지는 온도를 증가시킨다. 역으로 공기를 강제적으로 팽창시키면 에너지의 일부가 쓰여 온도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단열과정이란 공기에 열을 가하거나 빼앗지 않을 때 일어나는 과정을 말하는데, 지표면 근처의 공기는 지면과 열교환이 잘 일어나므로 비(非)단열과정이 보통이다. 자유로이 상승하는 공기를 가정하면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압이 감소하므로 팽창하게 된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 원리로 공기가 갖는 에너지의 일부가 공기의 부피 팽창에 쓰이므로 기온이 낮아지게 되는데, 이를 단열냉각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과정으로 공기가 냉각되며 구름이 형성된다. 이때 상승기류가 강하면 아래위로 발달한 구름이 형성되는데, 이를 적운(cumulus)이라고 하며 번개와 함께 심한 소나기를 동반한 구름을 뇌운이라고 한다.

뾰족뾰족한 구름?
 

(그림3) 구름의 모양
 

뭉게뭉게 퍼지는 적운은 열을 상층대기로 운반하고 있는 것이다. 즉, 단열 냉각에 의해 응결이 일어나고 수증기가 응결할 때 방출하는 잠열을 방출하는 과정을 통해 열을 대기의 위쪽으로 운반하는 것이 적운의 역할인 것이다.

그런데 구름의 모양은 한결같이 (그림 3)의 (가)와 같이 뭉실뭉실한데, (나)와 같은 뾰족한 모양의 구름은 왜 없을까? 이것은 물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구름의 모양이 뭉실뭉실한 것은 구름 바깥의 공기가 구름의 내부로 빨려 들어가며 구름이 점차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구름내부의 흐름은 불규칙해서 소용돌이가 많이 생기고 이 소용돌이는 바깥의 공기를 구름 내부로 빨아들이는 것이다. 만약 (나)와 같이 뾰족한 모양의 구름이 있다면 구름은 점차 작아져 소멸될 것이다. 그러나 구름은 확산돼 없어지는 것이지 작아져 소멸되는 것이 아니다.

커 가는 적란운은 거대한 발전기와 같다. 뇌운은 몇 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 세포내에서는 강한 상승기류와 하강기류가 생기게 되며, 하강기류는 지면을 따라 이동해 돌풍을 일으킨다. 수증기의 응결로 생긴 얼음의 결정들은 뇌운 속의 난류에 의해 서로 충돌하고 마찰되며 전하가 분리된다.
 

(그림4) 전하의 분리
 

(그림 4)의 (가)와 같이 우박에 얼음결정이 충돌하면 온도가 다소 낮은 얼음결정은 +전기를, 우박은 -전기를 갖는다. (나)와 같이 과냉각 물방울이 우박에 충돌하는 경우에는 얼어붙은 얼음조각은 +전기를, 우박은 -전기를 갖는다. (다)와 같이 큰 물방울과 작은 물방울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대기전기장에서 큰 물방울은 위에서는 -전기, 아래서는 +전기가 유도되는데, 이러한 상태의 물방울에 작은 물방울이 충돌하면 결국 큰 물방울은 +전기를, 작은 물방울은 -전기를 띠게 된다.

이렇게 전하를 분리시키는 발전 작용의 원동력은 중력과 구름알갱이에 작용하는 상승기류다. 뇌운이 강한 상승기류로 만들어짐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구름알갱이로서 대기중에 떠 있는 가늘고 과냉각된 물방울이나 얼음의 결정은 양전하를 띠고 중력에 의해 떨어지는 큰 우박은 음전하를 띠게 된다.

이로써 (그림 5)와 같이 뇌운의 상부에 양전하, 하부에 음전하가 축적되고 마침내 대기의 절연이 깨지면 격심한 불꽃이 구름과 구름, 또는 구름과 지표 사이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것이 번개와 벼락인 것이다.
 

(그림5) 뇌운에 의해 형성된 지구규모의 전기회로


공기가 전기를 통한다

공기는 보통 절연체로서 전류를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기에 가해지는 전압이 1m당 50만V 이상이 되면 공기 분자가 해리돼 전자와 이온이 된다. 전기는 전자의 흐름이므로 이 순간에 전기가 흘러(전자가 이동) 방전로가 빛을 내게 된다. 그 방전로의 길이는 평균 5㎞가 되며 긴 것은 15㎞에서 20㎞에 걸치는 것도 적지 않다.

이러한 방전을 불꽃방전이라고 하는데, 자연이 일으키는 불꽃방전을 번개라고 한다. 그리고 지면에 떨어지는 번개가 바로 벼락이다. 번개의 형태는 처음에 공기의 절연파괴가 진행되는 방향에 따라서 그 특징이 달라진다. 구름 안에서 지표를 향해 절연파괴가 진행되는 보통의 벼락에서는 아래를 향해 가지가 갈라진다. 높은 탑의 꼭대기나 산꼭대기로부터 절연이 파괴되기 시작하고 구름을 향해 진행될 때에는 같은 벼락이라도 번개는 위를 향해 가지가 갈라진다.

지구 전체로는 항상 수 백개 정도의 번개가 발생해 직류 발전기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기는 상공으로 올라 갈수록 전위가 높다. 맑은 하늘에서도 항상 약한 전류가 상공에서 땅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번개에 의해 발생된 양전기를 땅에 되돌려 보내고 있는 것이다.

뇌운의 구조와 방전량

우리나라에서 뇌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중강진과 신의주로 연간 20일 정도 된다. 남동부로 갈수록 적어져 동해안의 남부지방이 5일 정도, 내륙에서는 대구지방이 가장 많아서 15일 정도 된다. 그 시기는 주로 여름철에 집중된다. 뇌운의 범위는 보통 지름 30㎞의 긴 원형이며 높이는 10 - 13㎞로 대류권 계면까지이며, 비가 내리는 구역은 직경이 10㎞ 이하의 좁은 구역으로 그 구조는 (그림 6)과 같다.

벼락은 보통 세찬 비와 함께 내리지 않고 오히려 비가 내리기 전에 많다는 보고가 있으며 마른번개도 많이 관측된다. 고립된 뇌운은 수직방향의 발달이 미흡해 한두 번 가량의 구름방전으로 활동이 끝난다. 그러나 많은 뇌운이 차례로 발달할 때에는 수직방향으로 크게 발달해 심한 뇌우가 내리면서 5 - 10초의 간격으로 방전이 지속된다. 벼락은 이처럼 활동이 심한 뇌우일 때에 한해 일어나는데, 3 - 4회의 방전에서 1회 가량의 비율로 벼락이 된다.

구름방전과 벼락의 방전 규모는 같은데, 방전 직전의 음과 양전하 사이의 전위차는 10억V, 1회 방전량은 수만-수십만A로 추정된다. 이 때 소비되는 전기에너지는 한 가정에서 1백W짜리 전구를 3개 정도 쓰고 있다면 1만8천가구가 1시간 동안 사용하는 전기량과 맞먹는 것이다.

활발한 뇌운은 10초에 한번 꼴로 방전을 반복하므로 그 발전 능력은 중규모의 발전소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 뇌운의 에너지는 빛 전파 소리로서 허공에 흩어지게 되므로 에너지 자원으로서 이용가치는 거의 없다.
 

(그림6) 뇌운의 구조
 

번쩍번쩍하는 번개
 

(사진1) 전구방전과 귀환방전
 

번개가 번쩍번쩍하는 것은 몇 개의 뇌격들이 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뇌격은 (사진 1)과 같이 전구(前驅)와 귀환(歸還)이라는 두 방전의 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뇌격은 구름 안에서 시작되고 처음에 짧은 번개가 내려오다 도중에서 그치고 다시 점점 긴 것이 생기기를 반복하며 비교적 느린 속도로 지표에 도달한다. 이것이 지표에 도달하면 매우 밝은 방전이 같은 길을 10배 이상의 속도로 상승한다. 전자는 전구 방전, 후자는 귀환 방전이라고 한다.

구름의 전하가 대지로 흘러가는 것은 귀환 방전이다. 뇌격과 뇌격 사이에는 1백분의 수초의 시간 간격이 있는데, 이 사이에 구름 안에서는 여러 번의 소규모 방전이 반복된다. 구름안의 잔류 음전하를 앞뇌격의 주방전로에 보급해 다음 뇌격을 발생시킨다.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 해 구름 안의 음전하를 다 쓰게 되면 뇌격은 끝이 난다.

뇌격은 방전로의 모양에 따라 (그림 7)과 같이 여러 가지로 분류한다.

큰 화재의 연기나 화산의 분연중에는 가는 입자들은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가게 되는데, 그 중에서 굵은 입자들은 낙하한다. 이 두 가지의 상대운동으로 전하가 분리된다. 이같은 발전 작용이 강해지면 공기의 절연이 파괴돼 불꽃방전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를 화재번개, 화산번개라 한다. 화재번개나 화산번개는 보통의 번개에 비해 잘 나타나지 않으나, 연기가 많이 솟는 화재나 분연이 많은 화산폭발이 일어날 때에 드물게 관측된다.

번개는 대기에서 실시한 수폭 실험에서도 발생한다. 핵폭발에 따른 대기의 상승운동에 더해 방사선에 의한 대기 중에서의 대량의 전자발생이 불꽃방전의 형성에 기여해 번개가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7) 뇌격의 분류
 

피뢰침을 발명한 프랭클린

1706년 미국의 보스턴에서 태어난 벤저민 프랭클린은 벼락이 떨어질 때 보이는 불꽃과 전기 실험 때 튀는 불꽃이 닮았다는 것에서 번개의 정체가 전기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21세의 아들 윌리엄과 함께 가벼운 삼나무 막대 2개로 십자가를 만든 다음 그것을 명주천에 붙여서 연을 만들고 십자 끝에 길이 약 30㎝가량의 뾰족한 철사를 달았다. 여기에 전기를 전하기 위한 삼실을 매달고 그 끝에 명주 리본과 금속제 열쇠를 달았다.

1952년 6월 뇌운이 있을 때 아들과 함께 연을 띄우고 번개가 번쩍하는 순간 삼실 끝에 매단 금속 열쇠에 손을 가까이 했더니 전기충격이 감지됐다. 번개가 전기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집의 꼭대기에 3m가량의 철 막대를 달아 뇌운이 오면 그로부터 전기를 유도해 종이 울리도록 만들기도 했으며 뇌운의 전기를 라이덴 병에 모아 뇌운의 전기는 음일 때도, 양일 때도 있다는 것을 밝혔다. 지붕 위에 달아 놓은 철 막대는 그 후 개선돼 프랭클린 막대, 즉 피뢰침이 됐다.

낙뢰를 피하려면
 

(그림8) 나무의 보호범위
 

그러면 낙뢰의 위험이 있을 때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의 골프협회가 제안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 벼락은 높은 곳에 떨어지기 쉬우므로 자세를 낮추고 될 수 있는 대로 움푹 들어간 곳이나 동굴로 피히는 것이 좋다.
○ 라디오에서 찍찍하는 잡음이 들어오면 빨리 피한다.
○ 평지 부근에 나무가 있다면 그림과 같이 앙각이 45° 이내의 곳으로 피하되 나무는 높아서 벼락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나무에서 1m 떨어진 곳에 피해야 한다(그림 8).
○ 피뢰침은 그림과 같이 보호각이 보통 60°이므로 앙각이 30°이상인 곳으로 피한다(그림 9).
○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고, 자동차 전차 비행기 등은 전기적으로 차폐돼 있으므로 그 안에 머물면 안전하다.
○ 머리핀 장신구 시계 금속성 도구 등을 멀리 치운다. 그러나 벼락을 유인하는 것은 인체 그 자체이지 금속이 아니다. 금속이든 비금속이든 사람의 머리보다 위로 나와 있으면 벼락을 유인하는 효과가 증가한다. 따라서 벼락을 피하려면 금속성 도구를 버리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며 자세를 낮추는 것이 상책이다.
○ 강한 낙뢰가 있을 것 같으면 TV의 콘센트를 빼어 놓고 전선의 안전차단기를 내려놓는 것이 좋으며 전등과의 거리도 1m 이상 떨어진 곳이 안전하다.

이상과 같은 피뢰의 상식은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못한 것이 있으며, 그 당시의 주변의 환경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맹신은 곤란하다. 피뢰의 최상책은 접지가 잘된 건물 안으로 피하거나 가장 낮은 자세를 유지해 낙뢰를 유인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림9) 피뢰침의 보호범위
 

1993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석형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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