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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에너지 분출하는 변화무쌍한 태양표면

태양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전 정보가 필요하다. 태양표면에서 일어나는 홍염 코로나 플레어 등을 살펴보고 흑점이 변화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7월, 여름이 되면서 날씨가 찌는듯이 점점 무더워져 간다. 그러면 겨울이나 찬바람 불던 봄날, 따듯함을 더해주던 태양을 좋아했던 일은 기억에서 완전히 잊어버리고 태양을 원망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만일 이 태양이 지금보다 조금만 덜 빛을 낸다면 지구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태양이 현재보다 10% 정도 방출 에너지를 줄인다면 지구는 즉시 빙하기로 접어들어 얼음으로 가득차게 되고, 10% 더 많은 에너지를 보내게 된다면 지구상의 모든 얼음 및 물은 증발하여 홍수가 났다가 사막으로 변하게 되어 현대 문명은 멸망하게 된다. 태양은 지구의 운명을 쥐고 있는 것이다.

태양은 밤하늘에 떠있는 무수한 항성(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를 말하며 태양계 내에서는 태양만이 유일한 '항성'이고 수성 금성…등 항성의 주변을 도는 천체를 '행성'이라고 하며 또한 지구의 달과 같이 행성의 주위를 도는 천체를 '위성'이라 한다)중에서 극히 평범한 것이지만 우리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생명원이다.

이렇듯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게 절대적인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태양은 그 활동과 특성을 자세히 관측하며 연구할 수 있는 유일한 별(항성)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태양을 관측하기 위해서 먼저 태양의 성질과 정체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이론적인 배경이 없는 관측은 무의미하다.


태양의 내부^태양의 중심부는 1천5백만℃의 고온이며, 핵융합 반응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지구의 33만배나 무거워

태양은 지름이 약 1백40만km의 뜨겁고 커다란 기체덩어리의 공이다. 주로 수소기체로 구성되어 있는 하나의 커다란 수소폭탄이라 할 수 있다. 태양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폴론, 로마신화에서는 아폴로 등 주신으로 등장하는 등 아주 오랜 고대 시대부터 커다란 우주의 불덩어리로 신성시되어 왔다.

태양의 무게는 1.991x${10}^{27}$t으로 지구의 약 33만배, 태양계의 전 행성을 합친 것의 약 7백50배나 된다. 태양은 태양계 전체질량의 약 99.9%를 혼자 가지고 있는 셈이다. 지구에서 본 태양의 반지름을 태양의 시반경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15'45"에서 16'18"으로 변하나 평균거리는 15'59".63이다.

이것은 1m 떨어진 곳에서 약 1cm의 공을 보는 것에 해당된다.

지구는 태양을 초점으로 하는 타원궤도를 돌고 있다. 다시 말하면 태양과 지구와의 거리는 항상 일정하지 않고, 1월 상순에 가장 가깝고 7월 상순에 가장 멀어지게 된다. 태양과 지구 사이의 최초의 거리측정은 기원전 3세기경 그리스의 아리스타르코스가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이용해 측정했다.

현재 국제천문연맹(IAU)은 지구와 태양의 평균거리를 1억 4천9백59만 7천6백70 km로 확정, 사용하고 있으며 또한 이 길이를 1천문단위 (1AU)라고 부른다.

지구와 태양의 평균거리와 태양의 시반경으로 태양의 반지름을 구하여 보면, 그 값은 약69만6천 km다. 이는 지구의 약 1백9배이며, 부피로는 1백30만 배나 된다. 지구에서 태양까지는 빛의 속도(30만 km/초)로 약 8분19초 걸린다.

태양 에너지는 태양의 중심핵에서 수소가 헬륨으로 변환되는 핵융합반응에 의해 광자의 형태로 방출되고 이 광자는 두꺼운 복사층을 통하여 밖으로 퍼져나가 외부의 대류층에 이르게 된다.

태양의 표면에서는 홍염(Prominence) 플레어(Flare) 스피큘(Spicule) 코로나(Corona) 백반 흑점 등 여러가지 현상이 일어난다. 그렇지만 흑점 백반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현상은 보통 때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단, 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인 일식 때는 태양의 여러가지 표면현상이 뚜렷하게 보인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태양의 표면을 광구(光球, Photosphere)라 하는데 지구의 표면처럼 뚜렷한 경계가 있는 것이 아니고 두께가 약3백-4백km 정도이다. 태양복사의 대부분이 여기서 나온다.

광구의 바깥쪽, 약 8천-1만km까지 퍼져있는 기체의 층을 채층(彩層, Chromosphere)이라고 하는데 광구보다 밀도가 희박하고 매우 엷으면서 거의 투명하기 때문에, 보통 상태에서는 맨눈으로 볼 수 없고 개기일식 때나 볼 수 있다.

태양의 가장자리에 불타오르는 듯한 빨간 기체가 채층 윗쪽으로 수만km까지 뻗은 일종의 불꽃현상, 태양표면의 폭풍같은 것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홍염(紅炎) 또는 프로미넌스라고 한다. 이는 태양이 살아있고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가장 현실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현상이다. 홍염은 개기일식 때 광구 바깥쪽에 가까운 군데군데에 붉은 불꽃이 보인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홍염을 관찰해보면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홍염의 모양은 나무같은 형태로 솟은 기둥이 광구 쪽으로 빨려들어가는 형, 폭발하듯이 솟아오르는 분수형 등 여러가지가 있다. 특히 수명이 긴 홍염은 수개월 동안 계속 존재하나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태양표면의 일부분에 돌연 눈부신 흰색의 점이 나타날 때가 있다. 이것을 흑점과 비교해 백반(白班)이라고 부른다. 태양 표면 자체가 너무 밝아서 보통 눈으로는 발견하기가 힘이 들지만 특수사진으로 촬영하면 명백히 나타난다.

플레어는 태양의 활동 중에서 가장 주목이 되는 일시적인 폭발현상으로 태양면 위의 일부분, 흑점에 가까운 채층, 또는 코로나의 아래 부분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한다. X선에서 전파 영역까지 많은 파장 영역의 복사를 방출하는 이외에도 고에너지 입자(원자핵의 양성자, 대전된 전자)를 방출한다.

이때 방출된 X선은 지구의 이온층을 교란시키고 오로라(Aurora)현상을 일으킨다.

태양면에 강한 플레어가 발생하면 거의 동시에 이 현상이 일어난다. 1935년 델린저(Dellinger)는 태양에 대한 전리층, 우주선 등의 영향을 연구하여 단파통신 두절현상인 델린저 현상을 밝혀냈고 그 주기가 흑점의 활동과 관련이 깊음을 알아냈다. 짧을 때는 몇분 동안에 최대의 밝기로 되었다가 길게는 몇시간 후에 없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무선통신은 물론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의 수신이 고르지 않아 큰 불편을 겪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엔 별도의 태양 감시반이 있어, 이런 현상을 발견하면 곧 전세계에 알린다. 중요한 무선통신은 유선통신으로 전환하며 미리 관측자료와 통계수치를 통한 전파예보를 하여 상업 방송국이나 아마추어무선(HAM)의 단파(HF)교신에 도움을 준다.

${H}_{α}$선으로 찍은 채층사진에는 광구면과 채층사이에 바늘처럼 생긴 수많은 불꽃들을 볼 수 있는데 이 불꽃 하나하나를 스피큘(Spicule)이라 한다. 이 스피큘은 광구로부터 5천-1만 km의 높이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코로나는 개기일식 때 태양의 가장자리로 부터 멀리 퍼져 보이는 진주빛의 햇무리다. 이 코로나는 채층과 마찬가지로 개기일식 때 이외에는 볼 수 없었으나, 19세기 프랑스의 천문학자 리요가 광구의 빛을 인공적으로 가리고 채층과 코로나의 약한 빛만을 가려내는 코로나그래프라고 하는 특수한 망원경을 만들어냄으로써 요즘에는 평상시에도 코로나를 볼 수 있다.

코로나를 주기적으로 살펴보면 흑점수 극소기에는 적도쪽에 많이 퍼지고 빛줄기도 적도쪽에 집중되는데 반해, 흑점수 극대기에는 코로나가 매우 밝고 태양둘레에 고르게 나타난다. 이를 통해 코로나의 형태도 흑점과 같이 주기적으로 변화를 되풀이함을 알았다.


아름다운 홍염의 모습
 

온도가 낮은 검은 반점

망원경으로 태양의 표면을 관측하면 얼룩같은 검은 반점이 보인다. 흑점(Sunspot)이란 글자 그대로 태양면에 나타나는 검은 얼룩점이다. 보통은 망원경을 사용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으나 흑점이 한 곳에 모여 있을 경우에는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흑점은 태양 표면에서 생긴 소용돌이다. 태양의 표면 온도는 약 6천℃ 인데 비하여 흑점 부분의 온도는 약 4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위보다 온도가 낮아서 검게 보이는 현상이다.

흑점은 여러가지 모양을 하고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원형이다. 중심부가 특히 검고 그 둘레를 희미한 검은 부분이 둘러싸고 있다.

1611년 갈릴레이는 자작한 배율 약 30배의 작은 망원경으로 태양관측을 시작하였다. 이를 통해 태양흑점의 존재를 처음보고 태양면의 동서쪽 가장자리에 있을 때와 중앙부분에 있을 때의 흑점의 진행속도가 다른 것을 발견함으로써 태양의 자전주기가 약 1개월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렇지만 흑점의 정체가 뚜렷이 밝혀진 것은 19세기 후반이다. 독일의 천문학자 볼프(J. R. Wolf)는 1611년 이후의 관측기록을 조사하고 수십년 동안 매일 흑점의 변화를 관측하고 기록을 정리해 본 결과, 광구 위에 나타나는 흑점수가 주기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태양흑점의 주기성을 발견하였다.

그는 또한 흑점상대수(Wolf Sunspot Number)를 고안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흑점의 활동을 나타내는 척도다. 현재에도 흑점관측의 중요한 수치로 사용되고 있다.

1908년 헤일(A. E Hale)은 윌슨산 천문대의 망원경에 고분해능 회절격자를 이용하여 흑점에 강한 자기장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니콜슨(Nicholson)은 1917-1924년까지 윌슨산 천문대의 46m짜리 태양탑 망원경을 통해 흑점의 자장을 관측해 자성의 법칙(The Law of Sunspot Polarity)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고려사 증보문헌비고 등에도 태양흑자, 즉 태양흑점의 관측기록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태양의 흑점(왼쪽), 태양흑점의 부분확대(오른쪽)
 

태양 표면에서 보이는 흑점은 그 크기와 모양이 가지가지다. 위 사진은 가장 일반적인 흑점의 모양인데 가운데 2개의 검은 부분을 암영부라하고 주위의 부분을 반암부라한다. 암영부는 흑점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주위보다 아주 검게 보이고 흑점운동의 중심이 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반암부는 암영부를 둘러싸고 있는 구역으로 발달된 반암부에서는 빗살무늬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흑점에서 반암부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어떤 것은 암영부만이 존재하는 것도 있다. 반암부에서 암영부로 향하는 방사상의 줄들이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나팔같은 구멍모양을 하고 있는 흑점속에 강력한 열풍이 스치고 드나드는 꼴을 짐작할 수 있다.

흑점의 크기는 작은 것은 지름이 1천-3천km 정도고, 큰 것은 수만km에 달하는 것도 있다. 그리고 하나의 반암부 속에도 여러개의 암부가 있어, 복잡한 형태를 이루는 경우도 있다. 흑점이 무더기로 있는 부분을 흑점군이라 하며 이 흑점군 내의 흑점들은 서로 연관돼 있어 태양 표면에서 같이 이동하게 된다.

또 흑점을 망원경으로 계속 관측하여 보면 흑점이 나타나는 위치가 매일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원인은 태양이 자전하기 때문이다. 흑점의 운동으로 태양의 자전주기를 알아보면 평균 27일이지만 태양의 위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적도 근처에서는 26.7일이며 위도 40˚ 근처에는 29.3일 정도다.

흑점이 태양면 위에 나타나는 장소는 태양면 위도 약 ±40˚ 사이의 띠 부분으로서 그 바깥쪽에 나타나는 일은 드물다. 흑점의 극소기를 지난 직후에는 흑점이 위도 25-30˚ 부근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 후 시일이 지나면 차차 낮은 위도에 생기게 되어, 극대기에는 평균 15˚ 근처에 나타난다. 극대기를 지나 극소기에 달하면 흑점은 위도 8˚ 부근에 나타나고, 그 후 다시 새로운 활동 주기가 시작되면 25~30˚ 근처에 나타나게 된다.

이 이동 법칙을 '시푀러의 법칙'이라 하며, 이 법칙을 도표로 나타낸 것을 '몬더의 나비형 그림'이라 한다(그림). 흑점은 남녀처럼 보통 한쌍을 이루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흑점이 태양의 북반구에 나타나면 반드시 적도선을 중심으로 하여 대칭으로 남북에 쌍을 이루고 나타난다.

흑점의 수가 최소가 되는 해에서 최대가 되는 해까지 약 4.5년 정도, 다시 최대에서 최소로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6.5년으로 흑점은 보통 11년을 주기로 그 수가 많아졌다 적어졌다 한다. 최소기에는 흑점이 한개도 안 보일 수 있으며 최대기에는 20여개의 큰 그룹에 3백여개의 흑점을 볼 수 있다. 연구자들에 따라서는 태양 흑점주기를 22년이나 2백년, 심지어는 1만년이라고까지 주장하기도 한다.

흑점의 변화는 태양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이에 관한 연구는 태양의 활동과 구조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또한 이 흑점의 주기가 아기의 출산, 홍수, 가뭄 등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는 연구자료가 나오기도 한다.

이와같이 태양에서는 여러가지 활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활동을 아마추어로서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이 흑점의 관측이다.


(그림) 태양 흑점의 위도상 분포 모습
 

1993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이강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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