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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치료법을 터득한 침팬지

나뭇잎으로 코막힘을 치료

감기가 걸리면 코가 막히는 것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 코가 막힐 때는 막힌 쪽의 콧구멍을 아래쪽으로 향하게 옆으로 눕기도 하고, 코 뚫리는 약을 사용하는 등 각기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해결한다. 동물들은 어떻게 할까.

아프리카 야생침팬지가 감기가 들어 코가 막혔을 때 나뭇잎을 코구멍에 갖다 댄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인류진화학을 전공한 교토 대학의 니시다 교수가 3개월 동안 탄자니아의 마하레 산 국립공원에서 침팬지 무리를 관찰하면서 얻은 결론.

코막힘 해소법을 시행하고 있는 침팬지는 탕가니이카 호수 삼림 지대에 서식하고 있는 수컷으로 덩치가 큰 집단의 리더임에 틀림없다.

작년 8월부터 이 침팬지 무리에게는 감기가 대유행했다. 80마리 중 50마리가 감기에 걸렸을 정도. 감기에 걸린 침팬지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침 재채기 등에 시달린다. 이 때 한 침팬지가 땅에 떨어진 나뭇잎을 주워서 일부는 뜯어내고 잎줄기를 중심으로 10㎝ 정도를 남겨 콧구멍에 집어 넣었다. 잠시 후 재채기와 함께 코가 풀려 나갔으며 침팬지는 매우 시원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그 후 이 침팬지는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 3번이나 목격됐다. 일종의 도구를 사용한 셈인데 같은 무리 중 이같은 행동을 모방하는 침팬지는 아직까지 없었다. 니시다 교수는 "침팬지는 콧물이 나오면 보통 그것을 손에 묻혀 먹어버리는 것이 상례인데, 나뭇잎을 이용해 코를 푸는 치료법을 동원하는 지능적인 행위를 하는 침팬지는 처음이다"고 말하면서 "코막힘 치료법이 주위의 무리에게 널리 퍼지면 침팬지의 새로운 문화로서 정착될 것이다"고 밝혔다.

1993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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