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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동물 몸무게 잘못 추정된 것 많다

포유류 파충류 등 실제보다 몸 크기 작아

거수들의 키과 덩치


3천만년 전 아시아에서 살았던 인드리코테리움의 몸무레를 다시 재 보니···

과거에 지구 위를 걸어다녔던 포유동물중 가장 큰 놈은 어떤 종이었을까. 이 질문에 공룡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틀린 답이다. 중생대에는 엄청나게 큰 공룡이 땅위를 활보했으나 공룡은 파충류이지 포유류는 아니다. 정답은 인드리코테리움(Indricothelium)이라는 일종의 코뿔소류다. 약 3천만년 전 아시아에서 살았던 이 거수는 키가 5m, 무게가 30t쯤 나갔을 것으로 지금까지 추정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수치는 다소 과장된 것임이 최근에 밝혀졌다. 키는 몰라도 몸무게는 확실히 부풀려져 있다는 것.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국립자연사박물관의 미카엘 포텔리우스와 미국 텍사스대학(오스틴 소재)의 존 카펠먼은 인드리코테리움의 덩치가 과거에 추정했던 것보다 휠씬 왜소(?)하다고 밝혔다. 그들은 가장 큰 인드리코테리움의 체중이 15~20t 사이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매머드의 무게와 비슷한 정도다. 또 미국 볼티모어의 고생물학자인 그레고리폴도 유사한 추정치를 내놓았다. 무게가 16t 쯤이었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

이보다 추정몸무게를 더 낮게 제시한 학자도 있었다. 기껏해야 11t 정도로 본 것이다. 이는 가장 뚱뚱한 코끼리의 2배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추정몸무게가 적어지고 있는 것은 비단 포유류만이 아니다. 파충류인 공룡도 전에 가상했던 것보다 평균 체중이 훨씬 가벼운 것으로 최근에 밝혀졌다. 하지만 최대포유류와 최대공룡간의 '이해할 수 없는' 체중 격차는 여전히 벌어져 있다. 브라키 오사우루스는 45t, 용각류인 사우로포드공룡은 그 두배의 체중을 유지했던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는 15~20t 정도인 인드리코테리움과는 엄청난 격차다.

고생물학자들은 화석과 살아있는 유사동물의 뼈를 비교함으로써 멸종동물의 크기를 평가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화석들이 조각난 파편들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멸종동물의 크기를 측정함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오차는 불가피하다. 더구나 멸종동물의 체중을 재기란 더 어렵다. 왜냐하면 그 동물이 보유했던 부드러운 조직의 양이 몸무게를 결정하는데 유연조직은 화석으로 보존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개 연구원들은 남아 있는 뼈의 크기에 근거를 둔 특별한 공식에 대입함으로써 추정몸무게를 산출한다. 또 동물의 플라스틱 모형을 만들고 이것을 물에 담갔을 때 얼마나 많은 물이 그 안에 차는 지를 측정, 무게를 어림잡기도 한다.

때로는 살아있는 유사한 동물과 비교해 추정치를 산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잘못된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따지고 보면 과거에 인드리코테리움의 무게를 지나치게 높게 예상한 것도 현대의 코뿔소를 모델로 삼았기 때문이다. 코뿔소는 자신의 체중을 지탱하는데 필요한 정도보다 휠씬 단단한 뼈와 근육조직을 지니고 있지만 인드리코테리움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골격을 갖추고 있었던 것 같다.

거수들의 추정몸무게가 달라지면서 고생물학자들에게는 새로운 수수께끼가 제시되었다. 육상 포유류의 덩치가 사우로포드 공룡(육상의 파충류)의 그것에 비해 형편없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또 수중양서류가 기장 큰 수중포유류(즉 무게가 2백t이나 나가는 청고래)보다 적어도 한참 적은 까닭은 무엇일까.

거수들의 무게는 썩어 없어지는 유연조직이라는 변수때문에 앞으로도 다른 추정치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추정몸무게와 실제 몸무게가 매우 근사하게 접근될 것이다. 한편 뼈는 화석으로 많이남아 있으므로 고생물의 추정신장은 거의 불변일 것이다. 인드리코테리움의 경우 키는 5m 내외로 기린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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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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