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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행성

금성 저녁하늘에 보이며 -3.3등급으로 처녀자리에 위치한다. 19일에 스피카 옆을 통과하며 하순에는 천칭자리와의 경계에 놓이게 된다.

화성 황소자리에서 쌍둥이자리로 움직이며 밝기는 0.7등급에서 0.5등급으로 밝아진다.

목성 태양에 가까이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17일에 합(행성이 태양의 정 반대편에 놓이게 되는 때)이다.

토성 0.6등급으로 염소자리에 있다.

몇 차례 큰비가 내리더니 어느덧 밤공기에서 찬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것은 가을이 시작된다는 첫번째 신호다. 여름 밤을 장식하던 정겨운 자연의 소리들은 서서히 희미해져 간다. 하늘의 모습도 화려했던 여름날의 추억을 간직한 채 새로운 가을별들로 가득차게 된다.

가을의 별들은 뛰어나게 밝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하지만 세심한 주의력을 가지고 본다면 작은 별들이 무척 커다란 별자리들을 만들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색의 계절인 가을의 분위기마냥 무한한 상상력으로 가을 별들의 신비를 밝혀보자.

반은 염소, 반은 물고기

9월에도 여전히 은하수의 별들이 다른 별들을 찾는 좋은 지침이 되어준다. 여름철의 삼각형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독수리자리의 바로 남동쪽에 염소자리(Capricornus)의 희미한 별들이 있다. 염소자리는 커다란 역삼각형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3등성을 넘어서는 별은 하나도 없다. 독수리자리에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은 알게디(Algedi)인데 이것은 '염소'를 뜻한다. 이 별자리의 가장 밝은 별은 데네브 알게디(Deneb Algedi, 염소꼬리, 2.8등성)로 그 이름이 뜻하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바다염소(半洋半魚)의 전통적인 모습은 최소한 바빌로니아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이러한 상식을 벗어난 괴물이 무엇을 나타내고자 했느냐는 누구나 가지는 의문일 것이다. 확실히 염소 꼬리는 '물의 별자리'(염소자리 뒤로 나타나는 물병자리 물고기자리 고래자리 에리다누스자리 등을 일컫는 말)들 근처에 있고 태양은 하늘의 이 부분에서 남쪽 바다 위의 낮은 곳에 위치한다. 바다염소의 모습이 땅과 바다의 비옥함과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물병자리는 목동들의 수호신인 판(Pan)의 변신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거인족 티폰의 공격으로 신들이 몸을 피해야 할 일이 있었다. 신들은 화를 모면하기 위해 짐승의 모습으로 변하여 도망쳤다. 판도 주문을 외우면서 물 속으로 뛰어들었는데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주문이 섞여 버렸다. 그래서 그는 상반신은 뿔과 수염을 가진 염소로, 하반신은 물고기의 모습으로 변하고 말았다. 판이 주문을 바꾸려는 순간, 멀리서 티폰에게 붙잡힌 제우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판은 주문을 바꿀 사이도 없이 급히 풀피리를 입에 물고 살을 에이는 듯한 처절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소리를 듣자 우둔한 티폰은 겁을 먹고 제우스를 놓아 둔 채 달아나 버렸다.

판의 재치있는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제우스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하늘의 별들 속에 반양반어인 바다염소의 별자리를 만들어 그의 도움을 영원히 기억되게 하였다. 이런 이유로 그리스인들은 이 별자리를 '판의 별자리'로 부르고 있다.

염소자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지리학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 수천년 전 태양의 최남단 회귀점(태양이 천구상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 하는 지점)이 있던 곳이 염소자리였다. 하늘의 이 지점을 동지점(winter solstice)이라고 부른다. '남회귀선'(Tropic of Capricorn) 이란 말은 당시에 만들어졌다. 남회귀선은 적도에서 남으로 23.5° 떨어진 지구 표면 위의 가상선으로 태양은 동짓날 정확하게 그 위에 있게 된다.

염소자리에서 두번째로 밝은 별은 '도살자'를 뜻하는 다비흐(Dabih)다. 고대에는 약해진 겨울 태양이 북쪽 하늘에서 완전히 힘을 회복하기를 비는 기도와 함께 많은 염소들을 신에게 제물로 받쳤다. 그들은 태양이 회복되어 땅에 윤택한 풍요가 돌아왔다고 믿었을 것이다. 이 먼 옛날 이래로, 지축의 세차운동은 하나의 황도궁(黃道宮)을 완전히 가로질러 오늘날 염소자리 서쪽에 위치한 사수자리 안으로 동지점을 옮겨 놓았다.
 

(사진) 물병자리 주변의 별들


물의 별자리들
 

(그림 1) 염소자리


염소자리의 위쪽으로 또다른 고대의 별자리인 물병자리(Aquarius)가 있다. 이 물을 나르는 사람의 모습은 바빌로니아의 골동품에서 발견된다. 서남 아시아의 강유역에 살던 사람들에게 이 별자리는 물의 중요성에 대한 하늘의 상징물이었다. 이집트 시대 동안, 물병자리는 나일강의 발원이었으며 매년 홍수가 지면 특히 기억되었다. 먼 옛날 중국에서도 이 별자리는 물과 연관을 맺고 있었는데 아마 태양이 황도의 이 부분에 머무를 때 우기(雨期)가 시작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물병자리는 물고기, 에리다누스자리(죽음의 강), 고래자리 등 다른 '물의 별자리' 들에 근접해 있다. 심지어 염소자리도 이 하늘의 바다에 퍼덕거리는 물고기 꼬리를 담그고 있다. 하늘의 이 부분에서 물이 두드러진 것은 확실히 태양의 움직임과 농업 문명 속에서 물이 차지하는 중요성 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물병자리의 가장 밝은 별은 '왕의 행운별'을 뜻하는 사달멜레크(Sadalmelek)다. 물병자리의 다른 두 개의 별도 '행운'을 뜻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수천년 전 이 별들이 태양과 같이 떠오를 때 겨울은 지나가고 부드러운 비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행운을 느끼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던 것이다.

고대의 천문학자와 성직자들은 물병자리를 통한 태양의 진로를 주의 깊게 연구하였다. 그러나 현대의 천문학자들에게 더욱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이 별자리에 있는 고리 모양의 성운이다. NGC 7293은 아마 가장 크고 가장 가까운 행성상 성운일 것이다. 이 눈부신 가스의 거품들은 별의 종말시기에 그 껍질에서 분출되었을 것이다. NGC 7293 까지의 거리는 대략 1백광년이고 이 대상은 달 면적의 절반 정도로 하늘을 덮고 있다. 좋은 쌍안경을 가지고 별을 보기에 완벽할 만큼 어두운 밤을 기다린다면 이 아름다운 천체의 흐릿한 섬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서양의 점성술사들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시대를 '물병자리 시대'(Age of Aquarius )로 이야기하고 있다. 봄은 태양이 황도를 따라 움직이면서 천구의 적도를 가로질러 북쪽 하늘로 들어갈 때 시작된다. 하늘의 이 교차점과 태양이 그곳에 있는 순간을 춘분점 (spring equinox 또는 vernal equinox)이라고 부른다. 지축의 2만6천년에 걸친 비틀림 운동으로 적도는 천천히 기울고 황도에 대하여 움직인다. 따라서 교차점의 위치도 별자리를 배경으로 황도를 따라 천천히 움직인다. 이 느린 변화를 세차운동(precession of the equinoxes)이라고 부른다.

수천 년 전 점성술이 발명되었을 때 태양이 적도를 가로지르는 지점은 양자리(Aries)에 있었다. 춘분점은 현재 물고기자리(Pisces)에 있다. 그것은 매세기당 약 1.5°의 속도로 물병자리를 향해 계속 미끄러지고 있다. 앞으로 6백년이 지나면 그것은 이 별자리의 경계선을 통과할 것이다.

점성술은 별이 지구의 사건에 영향을 미치고 황도궁(黃道宮)이 우리의 삶에 특별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것이다. 점성술에서 춘분점의 '궁'(宮)은 중요한 지배 요소이다. 점성가들은 이미 우리가 '물병자리 시대의 새벽녘'에 들어와 있다고 한다. 이들의 예견대로라면 이 새로운 시대는 과학과 인간성이 조화로운 통합을 이루는 시기일 것이다. 또 예술과 과학은 함께 번성할 것이고 인류는 서로 평화롭게 살게 될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점성술을 낡은 미신이라고 하며 신통하게 여기지 않지만, 우리들은 별들의 도움이 있든 없든 그러한 전망이 실현되길 기대한다.
 

(그림 2) 춘분점의 이동경로


이달의 별 엘타닌(Eltanin, rDra, 2.2등성)

북쪽 하늘을 보면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며 북극을 감싸고 있는 커다란 별자리가 있다. 바로 그리스 신화 속에서 헤스페리데스 낙원의 황금 사과를 지키던 거대한 화룡으로 알려진 용자리다. 이 별자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엘타닌(Eltanin)으로 직녀별 바로 위에 보인다. 그러나 이 별은 그 밝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감마(γ)별로 불린다. 엘타닌(Eltanin)이라는 말은 용의 머리를 의미한다.

지금으로부터 수 천년 전 이 별은 나일 강가에 살던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었다. 이 별은 대략 B.C.5000년 경 북극 둘레를 회전하던 것을 멈추고 북극성이 되었으며 그후 수세기 동안 이집트인들에게 있어서 북쪽에 대한 존경의 대상으로 매우 신성시 되었다. 당시에 건축된 이집트의 많은 사원들은 이 별을 향하도록 지어 졌다고 한다.

용의 도시로 불리던 고대 희랍 공화국 보에오티아(Boeotia)의 도시 테베(Thebes)는 화성의 용을 죽이고 이 도시를 건설한 포니키아의 왕자 카드무스의 설립 신화로부터 비롯되었는데, 이 도시에서는 이집트 인들과 마찬가지로 사원을 차리고 이 별을 향해 제례를 올렸다. 이 의식은 이집트의 테베나 그리스의 여러도시 그리고 이탈리아의 폼페이 등에 있는 많은 사원에서도 치러졌다. 그러나 이 도시의 당국자들은 점성술가들에 대한 많은 공격의 일환으로 이 별에 대한 존경을 방해했고 이 별에 대한 의식을 막아 버렸다.

이 별은 거의 정확히 그리니치 천문대의 바로 위 천정을 통과한다. 따라서 제니스 스타(Zenith-star, 천정의 별)로도 불려진다.

엘타닌은 지구에서 대략 1백2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노란색 거성이다. 그 표면 온도는 3천8백도, 실제 광도는 태양의 1백50배 정도다. 이 별은 주극성(周極星)으로 1년 내내 북쪽하늘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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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태형 총무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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