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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 걸린 별'의 미스터리 해결 가능성

철 대신 아연이 있는 이유

철의 함유량이 매우 적은 별들이 1984년 이후 발견되기 시작했는데, 최근 이러한 별들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연구가 급진전되고 있다. 유럽 남부 천문대의 반 빈켈은 철이 부족한 별에서 아연이 대량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 '빈혈 성'의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았다. 최근 빈켈이 아연의 존재를 발견한 별은 HD52961로 태양과 비교하면 철의 함유량이 4만분의1밖에 안된다. 아연 함유량은 철의 3천배.

태양과 질량이 비슷한 문제의 빈혈 성은 적색거성으로 진화해 얼마 안있어 종말을 맞을 시기에 다다를 별이다. 이 단계에서는 핵융합이 충분히 진행돼 철이 많이 생성돼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철이 부족한 이유는 별이 진화하는 가운데, 현대의 우주론이 생각하지 못하는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철이 선택적으로 제거됐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관측 결과 철이 부족한 별에서는 유황이 많이 발견된 바 있었는데, 이것이 최근 발견된 아연과 관계를 갖는 것으로 드러났다. 철은 절대온도 1천3백도 이하에서 '입자응집'이라는 현상이 일어나 별의 표면에서 중심부로 떨어져 들어갔으며 아연이나 유황은 아직 표면에 남아 있다는 것. 아연과 유황의 입자응집이 일어나려면 표면온도가 6백50K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 반면에 탄소나 질소 산소의 입자응집 온도는 1백K 이하다.

이러한 가정이 옳다면 빈혈 성은 표면에만 철이 부족할 뿐 중심부에는 오히려 많은 철들이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이 이론은 아직 가설에 불과하지만 많은 천문학자들이 지지하는 이유는, 철의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면 별의 진화과정 전체와 핵융합론 모두를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별이 태어나면 핵융합을 거치면서 마지막 단계에서 철을 생성하게 되는데... 사진은 수많은 별들이 태어나고 있는 플레아데스 신개성단.
 

1992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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