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세라믹 등의 물체에 금이 갈 때 인간의 비명에 해당하는 미미한 소리가 발생한다. 이 비명이 회전하는 물체 가운데 발생할 때 이를 순간적으로 포착해 그 파괴를 조기에 감지하는 장치를 일본 나고야(名古屋)공대 오코우치 데이치(大河內楨一)교수가 개발했다.
이 비명은 AE(Acoustic Emission)라 불리는데 FM방송과 같은 주파수의 초음파이다. 물론 인간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원자력발전소의 터빈, 비행기의 엔진, 정밀한 공작기계 등 초고속으로 회전하는 기계 내부에 금이 가면 이 비명이 발생한다. 오코우치교수가 개발한 장치는 여러 잡음 가운데 AE를 감지해 외부로 전달해준다.
터빈의 회전축 위에 압전센서가 설치돼 AE를 감지하고 이를 전류로 증폭시켜 축끝에 있는 코일에 전달한다. 코일에서는 자기가 발생하고 이를 2차코일에 전달하면 전자유도현상이 나타나 다시 전류로 변한다.
"FM전파는 주파수와 진폭이 일정하다. 그러나 금속비명(AE)은 주파수와 진폭이 조금씩 변화한다. 이 차이에 의해 AE를 FM방송 및 잡음으로부터 구별하는 것이다."
AE의 정체는 원자의 결합이 절단될 때 발생하는 일종의 진동. 물체가 파괴될 때 원자가 계속 집단적으로 절단되므로 독특한 비명소리가 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오코우치교수의 장치는 0.01㎜정도의 미세한 결함도 감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