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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스컬레이터도 일종의 도르래

힘을 이용한 도구

피아노의 건반이 지레의 원리를 이용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 생활 주변에는 지레나 톱니바퀴, 도르래를 이용한 도구들이 무수히 많다.

역학적인 기계에는 움직이는 부품들이 들어있다. 이 움직이는 부품들에는 지레, 톱니바퀴, 벨트, 캠과 크랭크, 용수철 등이 있는데 이들 부품들 몇개가 복잡하게 얽혀서 우리가 이용하는 기계를 이루고 있다. 역학적인 기계들 대부분은 어떤 형태의 동작을 다른 형태의 동작으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직선운동을 원운동으로, 원운동을 왕복운동으로 바꾸어준다. 또다른 이들의 특성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터의 힘이나 근육에서 나오는 장력 중력 등이 작용하지 않으면 이들 기계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이들 기계는 자연에 존재하는 힘의 원리나 에너지보존법칙을 따라야만 한다.

쟁기와 지퍼는 같은 원리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지 않을 수 없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듯이 기계류 중에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것이 선사시대에 사냥과 채집을 위해 사용하던 도구들이다. 돌을 갈아서 만든 도구는 거의 1백만년 전 문명이 시작되기 전부터 사용됐다.

이들 도구에 이용된 최초의 기술적인 원리는 '사면의 원리'였다. 사면의 원리를 가장 잘 이용한 예로서는 세계 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는 이집트 피라미드 건설이다. B.C.2600년에 이것을 제작한 이집트인들은 거대한 돌을 높은 곳까지 운반하기 위해서 흙으로 쌓아올린 경사면을 이용했던 것이다. 경사면을 이용한 도구로는 쟁기 열쇠 지퍼 깡통따개 등이 있다.

물리 법칙에 따르면 어떤 특정한 물체를 특정 높이까지 올리기 위해서는 일정한 일이 필요하다. 또 이 일정한 일을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이 작동력이 커지면 움직이는 거리가 짧아지고 작동력이 작으면 움직이는 거리는 길어진다. 가파른 산을 오를 때 경사가 급한 곳을 오르는 것이 완만한 곳을 오를 때보다 힘이 훨씬 많이 드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경사면을 이용하면 움직이는 거리는 길어지지만 작용하는 힘은 작아진다.

지레는 꽤 오래 전부터 괭이 노 투석기와 같은 도구에 응용됐다. 사람들은 지레가 있으면 팔의 힘을 덜 들이고도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 이유는 그리스 시대에 와서야 밝혀졌다. 지레의 원리를 최초로 밝힌 사람은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 아르키메데스였다. 그는 '발판만 있다면 지구라도 들어보이겠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요컨대 충분히 긴 지레와 지점만 있으면 혼자힘으로도 지구를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지퍼^지퍼는 사면의 원리를 이용해 쉽게(작은 힘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지구도 들어올리겠다」

지레의 원리 규명은 과학기술에 큰 비약을 가져왔다. 아르키메데스가 밝힌 원리는 단지 지레에 대한 설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사면, 톱니바퀴와 벨트, 나사 등에도 이와 동일한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지레의 원리를 이용한 기계로는 체중계 피아노 타이프라이터 주차미터기 등이 있다.

지레란 막대기가 축, 혹은 지점(받침점)을 중심으로 상하로 움직이는 장치이다. 지레의 한쪽 끝에 작용하는 힘을 작동력이라 하고 다른 쪽에 놓인 들어올리려는 물체의 무게를 하중이라고 한다. 지점에서 이 작용력이 멀어질수록 작은 작용력으로도 하중이 큰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다.

지레에는 지점과 작동력, 하중의 위치에 따라 세가지 종류가 있다. 제1종은 지점이 항상 작동력과 하중의 중간에 있는 것이다. 제2종의 경우는 지점이 막대기의 한쪽끝에 있고 다른 한쪽끝에 작동력이 위치하고 중간에 하중이 걸린다. 제3종의 지점 역시 한쪽끝에 있게 되지만 이때는 하중이 다른 한쪽 끝에 걸리고 작동력이 중간에 위치하게 된다.

상하운동이 아닌 회전운동을 하는 것으로 바퀴가 있다. 그런데 어떤 것이든 바퀴만으로 움직일 수는 없다. 바퀴와 함께 수레 등을 움직이게 하는 장치로 바퀴축이 필요하다. 이 바퀴축으로부터 큰 힘을 내는 기계의 발달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장치를 이용한 최초의 기계는 윈치(말아올리는 기계)였다. B.C.460년에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환자의 수족을 곧바르게 펴는데 이 기계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기계는 사용법이 어려웠고 나중에는 고문기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윈치는 몇세기에 걸쳐서 우물에서 물을 퍼올리는데 사용됐다. 오늘날 이 바퀴축을 이용한 기계로는 수력발전의 터빈 풍차 치과용드릴 등이 있다.

비퀴축의 중심은 회전하는 지레의 지점이다. 바퀴는 지레의 바깥 부분에 있고 바퀴축은 중심 가까운 부분에 있다. 즉 축을 돌리는 작은 힘으로 바깥 쪽에 있는 바퀴회전을 크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벨트는 옛날에는 양동이로 물을 퍼올리는 경우에나 사용됐다. 톱니바퀴는 기원 1세기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톱니바퀴를 이용한 기계의 하나로 B.C.100년경에 그리스에서 만든 것으로 놀랄만한 것이 있다. 이것은 그리스의 안티기테라섬 근해에 침몰해있던 난파선에서 발견된 것인데 청동으로 된 25개의 톱니바퀴가 복잡하게 얽혀 바늘을 움직이며 태양과 달의 위치, 몇몇 별의 뜨고 지는 시각까지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톱니바퀴를 이용해 우리가 늘상 사용하고 있는 기계들로는 시계 스프링쿨러 자동차 변속기 등이 있다.

도르래 하나만을 사용한 간단한 크레인은 약 3천년전에 발명됐다. 몇개의 도르래를 조합한 복도르래의 경우는 B.C.400년대에 만들어졌다. 복도르래에는 배를 물가로 끌어내올 정도의 큰 힘을 낼 수 있는 것도 있는데, 이것을 발명한 이는 아르키메데스라는 설이 있다. 이것을 이용한 기계로는 크레인과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이 있다.

도르래를 하나만 사용한 경우 들어올릴 물체는 로프를 끌어당긴 것과 동일한 거리만큼 움직인다. 그러나 두개의 도르래를 연결하는 경우 물체를 끄는 로프의 길이를 반정도만 움직여도 한개의 도르래를 사용하는 경우와 동일한 무게의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다.

캠과 크랭크는 옛날부터 있었던 기계로 캠은 철을 두들기는데 사용하는 일종의 해머이며 크랭크는 말아올라가는 기계의 핸들에 사용됐다. 캠과 크랭크를 응용한 기계는 1800년대 초에 발달했는데 최초로 성공을 거두었던 것은 1851년 미국 아이작 싱거가 만든 기계였다. 캠과 크랭크를 교묘하게 사용해 움직인 것으로는 4행정의 내연기관이 있다. 이것은 1885년에 칼 벤시에 의해서 처음으로 자동차에 이용됐다. 이들 두개의 기계는 지금까지 처음 발명되었을 때의 기본형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고 발명자의 이름도 상품명으로 그대로 남아있다.

캠이라는 것은 축을 고정한 바퀴에 하나 혹은 복수의 돌기를 붙여놓은 것이다. 로드라는 봉이 이 바퀴를 누르면 바퀴가 회전해 돌기가 로드쪽으로 오게 되는데 이것이 동작 원리다.

크랭크는 바퀴의 주변부를 축으로서 로드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한 장치다. 로드의 반대쪽 끝은 막대에 붙어 있어서 바퀴가 회전하면 로드는 전후로 움직인다. 이것은 캠과 달리 로드를 움직여 바퀴를 회전시키는 것이다.
 

캠과 크랭크


아르키메데스 나사

나사도 아르키메데스와 관계가 있는 도구 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알려져 있는 나사 중 가장 오래된 것이 아르키메데스의 나사라 불리는 물공급용 스크루 펌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사의 발명은 그보다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사 프레스는 볼트와 너트를 응용한 압축기계로 알렉산드리아의 헤론이 이에 대한 기록을 남겨놓고 있다.

1556년에 독일의 광산 기술자 아그리코라가 남긴 기록에는 나무에 가죽을 나사로 고정시켜 내구력 있는 풀무를 만드는 방법이 서술돼 있다. 금속 나사를 못을 박는데 사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나사돌리개는 1780년에야 만들어졌다. 마이크로미터기 수도꼭지 드릴 터널굴진기 코르크따개 등이 나사를 이용한 도구들이다.

경사면은 종종 쐐기로 이용되는데 이때는 경사면이 물체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경사면이 원통형 주위로 말아올라가 있는 모양을 한 나사도 이와같은 원리로 회전해 물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용수철도 그 기원이 아주 오래된 도구의 하나로 원시적인 열쇠에 사용되고 있었다. 금속 용수철이 만들어진 것은 1500년대에 마차의 승차감을 좋게 하기 위해 판용수철이 발명된 때였다. 용수철이 일반적으로 사용된 것은 그로부터 2백년 후에 코일 용수철이 발명된 후이다.

용수철의 성질을 이용한 기계들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어떤 것을 원래의 위치로 되돌리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는 자동차 밸브의 용수철, 문에 장치하는 용수철 등이 있고, 힘에 비례해 늘어나는 용수철의 성질을 이용하는 것으로는 무게를 측정하는 저울 등이 있다. 그리고 에너지를 축적하는 능력을 이용한 것으로는 태엽시계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마찰은 물체의 표면이 다른 물체의 표면과 스칠 때 반드시 작용하는 힘으로 물체가 물이나 공기 속을 움직일 때도 발생한다. 마찰이 일어나는 것은 꽉 접촉하고 있던 두 표면이 서로 끌어 당기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자와 분자 사이에 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 마찰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가 방향을 바꿀 수 있게 되고 낙하산을 이용할 수 있다.

인간이 도구를 사용한 초기부터 마찰을 이용했는데, 그것을 응용한 최초의 도구는 곡물을 가루로 만드는 일종의 절구였다.
 

자동차 브레이크^회전하는 디스크를 양쪽에서 브레이크 패드로 압축시켜 마찰을 일으킨다.
 

1992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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