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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떠나는 별밤 여행의 길잡이표.


푸른 5월, 대지는 온갖 꽃과 싱그러운 나뭇잎으로 봄을 축복한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하늘엔 밝고 신선한 봄 별들이 나타나 또 다른 봄의 세계를 찬송한다. 따스해진 밤공기에 실려오는 아름다운 별빛, 우리들 마음은 점차 편안함을 느끼고 우리는 숭고한 밤의 숭배자가 되어간다. 별똥이라도 가끔씩 떨어져 준다면 이 밤은 정녕 잊혀지지 않는 멋진 추억의 시간이 될 것이다.

옆 그림은 5월에 떠나는 별밤 여행의 길잡이표다. 하늘 높이 커다란 목동(Bootes)자리가 보인다. 목동자리는 큰 곰의 꼬리, 즉 북두칠성의 바로 옆에 위치한다. 신화 속에서 목동자리와 큰곰자리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어떤 이야기에 따르면 목동은 쟁기를 들고 있거나 혹은 마차를 몰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이 경우 북두칠성은 마차나 쟁기). 그러나 가장 널리 알려진 신화에 따르면 이 별자리의 주인공은 목동, 혹은 극주위를 돌며 큰곰을 추적하는 사냥꾼이다.

목동자리는 매우 오래된 별자리다. 지금으로부터 5천년전, 빙하기의 마지막 냉기가 여전히 북반구에 남아 있을때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은 비옥했다. 석기 시대 말기의 목동들은 새로 길들인 소 염소 양떼를 몰고 초원을 가로지르며 유목생활을 했다. 그들은 푸르른 사하라에서의 생활을 아름다운 벽화로 남겼다. 아름다운 별밤이 펼쳐지는 동안 목동들은 하늘을 바라보고 별들 속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상상했고 그것이 훗날 목동자리가 됐을 것이다.

봄이 오는 축복의 표시

이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은 아크투루스(Arcturus, 곰의 감시인)다. 고대 그리스에서 이 별은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매우 중요한 별로 여겨졌다. 이 별이 뜨고지는 것에 따라 사람들은 봄이 오고 가을이 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아크투루스의 등장을 봄이 오는 축복의 표시로 받아들이는 지역이 많이 있다.

아크투루스는 -0.1등급으로 전하늘에서 네번째로 밝은 별이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직녀별보다도 약간 더 밝다. 이 별은 오렌지색을 띠고 있으며 적색거성이라 불리는 별의 무리에 속한다. 이 별의 색이 붉은 것은 그 표면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태양의 ⅔정도). 이 별의 지름은 태양의 27배에 달하며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약 36광년, 실제 밝기는 태양의 1백배 이상이다.

비록 아크투루스는 태양보다 훨씬 크고 밝지만 그 실제 무게는 태양과 비슷하다. 같은 질량의 별이 이렇게 다를 수 있는 것은 '별의 나이'에 원인이 있다. 아크투루스가 생의 종말을 맞고 있는 늙은 별인데 반해 태양은 아직 중년 정도의 나이를 가지고 있다.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크기가 부풀고 점차 적색 거성이 된다. 미래의 어느날 우리의 태양도 적색거성으로 변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다타서 사라져버릴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앞으로 50억년 후 쯤의 일이다. 아마 아크투루스에도 한 때는 생명체를 가진 행성이 있었을 것이다.

목동자리는 매력적인 이중성들의 집합소다. 그러나 그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엡실론(ε) 별은 두 별의 거리가 너무 밀착돼어 있어서 아마추어들의 소형 망원경으로는 분해해 보기가 어렵다. 이 별은 종종 이자르(Izar, 허리띠)나 풀체리마(Pulcherrima, 가장 아름다운 것)로도 불린다. 이자르는 맨눈으로는 2.4등급이나 실제로는 2.5등급인 오렌지색 거성과 4.9등급의 청록색 동반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약 2.8초(′-각도를 나타내는 단위. 원이360˚, 1˚가 60′, 1′이 60″이다)정도 떨어져 있는데 지름이 75㎜이상인 망원경으로는 둘을 구별해서 볼 수 있다. 대기가 안정된 상태에서 좋은 망원경을 사용하면 오렌지색과 푸른색의 멋진 조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의의 저울로 인간을 심판

이외에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 이 별자리의 북쪽에 카파(κ)별이 있다. 이 별은 5등성과 7등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작은 망원경으로도 쉽게 구별해 볼 수 있다. 또한 남쪽의 파이(π)별과 동남쪽의 크사이(ζ)별, 그리고 북동쪽의 뮤(μ)별도 좋은 관측 대상이 될 것이다.

이 달 밤 10시 경 남쪽하늘을 보면 처녀자리(Virgo)가 길게 가로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세에 그려진 성도에는 처녀자리가 보리 이삭(가장 밝은 별 스피카, Spica)을 쥐고 있는 아름다운 숙녀로 묘사돼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그녀는 토지와 수확의 여신인 데메테르(Demeter)의 딸 페르세포네(Persephone, 봄의 여신)다.

한편 이집트에서는 이 별자리의 주인공을 이시스(Isis, 농사와 수태의 여신), 유럽의 색슨족은 에오스트레(Eostre, 봄의 여신으로 부활절 Easter는 그녀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로 부르고 있다.

처녀자리는 면적만으로 따질 때 하늘에서 두번째로 큰 별자리다(첫번째는 바다뱀자리). 가을에 태양은 황도 12궁 중 처녀자리에 머물게 되는데 이것은 수천 년 전에도 마찬가지였으며 이 별자리가 수확의 신과 오랜 관련을 맺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이야기에서는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에아(Astraea)가 이 별자리의 주인공이라고도 전한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그녀는 근처의 천칭자리로 표현되는 정의의 저울을 들고 인간을 심판하고 있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처녀자리는 그 큰 크기에도 불구하고 청백색의 스피카를 제외하고는 특별하게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다. 스피카는 1.0등급으로 실제에 있어서는 시리우스(Sirius, 전하늘에서 제일 밝은 별)보다 두 배 정도 더 뜨겁고 90배나 더 밝은 별이다. 그러나 2백광년이 넘는 상당히 먼 거리이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훨씬 덜 밝게 보여진다(시리우스는 약 9광년의 거리에 있다).

처녀자리는 가장 유명한 이중성 중의 하나인 감마(γ) 별을 가지고 있다. 이별은 로마 신화 속에 나오는 예언의 여신 포리마(Porrima)의 이름을 따서 불려지기도 한다. 이 별은 맨눈으로 볼 때 2.8등성 정도로 보이는데 실제에는 각각의 밝기가 3.5등급인 백색별의 쌍으로 되어 있다. 두 개의 별은 1백71년을 주기로 서로의 주위를 돌고 있는데 현재 우리의 시선에는 점차 그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두 별이 멀어질 때까지 당분간은 포리마를 구별해 보기가 점점 더 어렵게 될 것이다.

1990년 두 별의 거리는 3초(′)정도로 직경이 50㎜인 망원경으로도 관측이 가능했다. 그러나 1995년이 되면 이들의 거리는 2.5초 정도로 가까워지고 이들을 관찰하는 데는 직경이 60㎜ 이상인 망원경이 필요할 것이다. 두 별은 2007년에 가장 가까워지는데 이때가 되면 아주 큰 망원경으로도 이 별을 관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그후로 두 별의 거리는 다시 멀어져 여러분이 살아있는 동안 다시 한 번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처녀자리 은하단

처녀자리에서 우리들에게 가장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은하들의 집단이다. 처녀자리 은하단(Virgo Cluster)이라고 불리는 이들 집단은 북쪽으로 머리털자리에까지 뻗어 있으며 대략 3천개 정도의 은하가 모여 있다. 특히 그 중심에는 작은 망원경으로도 볼 수 있는 9등급의 거대한 타원 은하M87이 있다. 이 은하는 강력한 전파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컴퓨터로 분석한 사진에는 가스가 분출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러한 가스의 분출은 과거에 이 은하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측하게 만든다. 어떤 학자들은 그 중심에 있는 거대한 블랙홀이 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처녀자리 은하단에 학자들이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이들이 우리에게서 가장 가까이 있는 은하단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은하들은 여러 크기의 집단으로 모여 있는데 태양이 속해 있는 우리 은하는 국부은하군(Local Group)으로 불리는 작은 집단 속의 하나다. 이 은하군에는 30개에서 50개 정도의 은하가 모여 있으며, 일부 학자들은 국부 은하군이 처녀자리 은하단의 한 부분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M87 이외에도 8등급의 타원은하 M49, 9등급의 타원은하 M60, 쌍으로 이루어진 M84와 M86 등도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좋은 대상이 될 것이다.

한편 까마귀자리와의 경계선에 위치한 M104는 비록 처녀자리 은하단에는 속하지 않지만 멕시코 모자를 연상시키는 멋진 모습을 한 타원은하다. 보통 솜브레로 은하(Sombrero Galaxy)로 불리는 이 은하의 밝기는 8등급 정도로 작은 망원경으로는 길죽한 작은 구름덩어리로 보여질 것이다.

기타 문의 사항이 있거나 아마추어 천문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Korean Amateur Astronomical Society, 약칭 KAAS, 전화(02-453-8158)로 연락하시거나, 매월 넷째주 토요일 오후 4시에 서강대학교 RA 204호실로 오시기 바람.

이달의 행성

금성
/ 황소자리에 위치하며 서서히 쌍둥이 자리로 옮겨간다. 하순에는 밝기가 -3.8등급으로 증가하며 폴룩스 남쪽 약 4˚(도) 정도까지 접근한다.

화성/ 쌍둥이자리에서 카스토르와 같은 밝기인 1.6등급으로 빛난다. 하순에는 게자리로 옮겨가며 밝기는 1.8등급으로 약간 어두워진다.

목성/ 게자리의 벌집성단(M44, 프레세페 성단)에 위치하며 밝기는 -1.6등급으로 점차 흐려진다.

토성/염소자리에서 0.8등급으로 빛난다. 저녁하늘에서는 볼 수 없고 새벽에나 볼 수 있다.

이달의 유성우/ 핼리 혜성이 뿌려놓은 우주먼지

이달에는 핼리 혜성이 뿌려놓은 우주 먼지들이 지구 대기 속에서 붉게 타오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병자리 에타 유성군(η Aquarid)이 만드는 유성우가 바로 그들이다. 이 유성우는 물병자리의 북쪽 부분에 자리한 에타 별 근처를 복사점으로 해서 매년 5월 초순경 시간당 20개 정도의 유성을 떨어뜨린다. 이 유성우의 극대기는 완만하며 최대일을 전후로 해서 며칠동안(5월2일~7일) 매우 활발히 활동한다. 그러나 이 유성우를 관측하는 데는 두가지 어려움이 있다. 그 첫번째는 복사점이 천구의 적도에 자리하고 있어 낮은 하늘에서 관측된다는 것이다. 다른 한가지는 복사점이 떠오르는 시간이 2시 이후가 되기 때문에 실제 관측은 새벽녘에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5월의 길잡이 별/ 봄철의 다이아몬드

오렌지 색의 아크투루스가 남동쪽 하늘 높은 곳에서 빛나고, 봄처녀별 스피카가 그 아래에서 반짝인다. 북두칠성과 큰곰자리는 북쪽 하늘에 높이 떠있다. 북두칠성의 손잡이 아래에서 외롭게 빛나는 사냥개자리의 콜카 롤리는 봄철의 정삼각형과 만나 '봄철의 다이아몬드(혹은 처녀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5월의 이정표를 만든다. 처녀자리의 작은 별들은 스피카와 함께 '처녀자리의 Y형''처녀자리의 작은 다이아몬드'로 남쪽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한편 서쪽하늘에는 어깨동무를 한 쌍둥이가 서서히 모습을 감추고 있고 봄밤의 전령사 레굴루스도 다른 사자자리의 별들과 함께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동쪽 산등성이 위로는 청백색의 직녀가 떠오르고 붉은 빛의 안타레스도 그 남쪽에서 서서히 등반을 시작한다.
 

5월의 길잡이 별


이중성
대부분의 별은 우리 눈에 하나인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한 개 이상의 동반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 두 개의 별이 만유인력으로 결합돼 그들의 질량 중심을 돌고 있는 것을 우리는 물리적 이중성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서로 무관하게 떨어져 있으면서 단순히 같은 시선 위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중성으로 보이는 것도 있다. 이러한 경우의 별을 따로 광학적 이중성(혹은 안시 이중성)이라고 부른다. 이중성 중에서 밝은 쪽 별이 주성, 어두운 쪽이 반성(동반성)이다. 동반성이 두 개 이상인 별은 삼중성, 사중성 으로 부른다.
 

물리적 이중성


별의 나이
별은 수소를 헬륨으로 전환시키는 핵융합 반응(수소폭탄의 원리)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이 에너지는 열과 빛의 형태로 별 외부로 방출되는데 우리는 이 때의 빛을 보게 된다. 별이 빛을 내기 시작한 때부터 그 빛이 사라질 때까지를 별의 일생이라고 한다. 별이 빛을 내는 과정은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 그것은 그 별에 있는 수소의 양과 타는 속도에 달려 있다. 무거운 별일수록 많은 연료를 가지고 있지만, 훨씬 더 뜨거운 핵용광로를 가지고 있어서 실제로는 가벼운 별보다 빠른 속도로 연료를 태운다. 즉 무거운 별일수록 안정적으로 빛을 내는 시기(수소가 헬륨으로 바꾸어 지는 시기)가 짧고 따라서 짧은 일생을 갖는다. 태양 정도의 별은 중간크기에 속하는데 이러한 별은 1백~1백50억년 안정적으로 빛을 낸다. 현재 태양의 나이는 약 50억살이다.

별은 수소 연료를 다 써버리게 되면 서서히 부풀어 올라 적색거성이 되며 안정된 삶을 마감한다. 별들의 최후는 그 별의 무게에 따라 달라지는데 태양과 같은 별은 적색거성으로 되었다가 진동으로 그 외부층이 날아가버린 후 결국 백색왜성으로 일생을 마친다.
 

M87의 모습 가스분출되는 모습으로 전파망원경으로 촬영한 것이다.
 

1991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태형 총무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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