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의 결정은 언제 이뤄지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답하는 연구가 최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시에 위치한 퀸스대학소속 심리학자인 피터 헤퍼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그는 임신 12주부터 태어나기 직전까지의 태아 2백70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어느 쪽 손가락을 빨고 있나를 유심히 살폈다. 이 연구에 사용된 장비는 초음파기기.
그가 관찰한 태아 중 92%가 오른쪽 손가락을 빨고 있었다. 이 경향은 태아가 성장하는 과정 내내 바뀌지 않았다. 그는 태아의 한쪽 손가락 편애성은 세상에 태어난 뒤에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혔다.
또 헤퍼는 태어난지 10일된 아기들을 관찰,그들이 어느쪽으로 머리를 돌리기를 좋아하는가를 기록했다. 이 머리돌리는 방향은 아이들이 장차 왼손잡이가 될 것인지 오른손잡이가 될 것인지 미리 알려주는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헤퍼에 보고에 따르면 태아가 엄지손가락을 빨 때 보여준 편애성과 생후의 머리돌림방향의 편애성이 거의 일치한다고 한다.
헤퍼는 그 아이들이 열살이 될 때까지 관찰을 계속할 작정이다. 그 때 쯤이면 그 아이가 어느 손잡이인가가 명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태아의 92%가 오른손을 빨고 8%가 왼손을 빤다는 헤퍼의 관찰결과는 총인구중 90%가 오른손잡이고 10%가 왼손잡이인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런 결과는 왼손잡이냐 오른손잡이냐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됨을 암시하고 있다고 헤퍼는 주장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후천적인 학습의 결과나 분만시의 부상에 의해 '왼손''오른손'이 나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 태아가 어느 한쪽의 엄지손가락을 집중적으로 빨아 뇌속에 있는 특정 신경세포를 자극,그 편애성을 점차 키워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