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라돈 공포」 전세계로 확산

폐암 일으키는 방사성 물질

토양과 접한 반지하주택은 라돈가스가 침입할 가능성이 높다.

폐암을 유발하는 라돈(Rn)에 대한 공포가 미국 유럽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집안내의 라돈 농도 간이측정기가 슈퍼마켓의 인기 품목이며 2천개 이상의 라돈측정서비스회사가 활동하고 있다.

라돈이 이처럼 일반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쉬운 곳곳에 라돈 가스를 방출하는 천연물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라돈은 냄새가 없고 맛도 없는 무색의 기체다. 따라서 라돈의 존재는 인간의 오감으로서는 감지할 수 없다. 라돈 주요 발생원은 토양. 토양속의 라듐이 붕괴되면서 생긴 라돈은 지반의 균열이나 토양틈새를 통해 지표에 이른다. 라돈가스는 대기에서 희석률이 높아 고농도로 농축될 위험이 거의 없지만 주택의 토대와 벽을 뚫 실내로 침입해 환기가 안되는 장소(지하실 등)에 이르면 인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라돈은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2, 3층 이상의 고층에는 영항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토양외에도 천연석고보드 등 일부 라돈 함유량이 높은 건자재와 천연가스 등에서도 라돈가스가 방출되기 때문에 완벽한 안전지대는 아니다.

라돈은 α붕괴에 의해 낭핵종(radon daughter)을 생성하는데, 이는 기체가 아닌 미세한 입자로 폐에 흡입돼 α선을 방출하므로 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돈과 낭핵종은 반감기가 매우 짧아 방사선 피폭률이 매우 높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라늄광산지역이 아니고는 라돈의 위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80년대 중반 미국 펜실베이니어 지방에서 라돈 오염 주택을 조사한 결과 우라늄광산과는 무관한 곳에서도 고농도의 라돈가스가 검출했다.

미국 환경보호처(EPA)에서는 전국에 걸쳐서 주택의 라돈농도를 조사하기에 이르렀으며 일반 시민들에게 라돈 경계주의보를 내렸다. 조사결과 미국 전역에서 약 8백만 가옥이 기준치(1백50베크렐/㎡, 약 4피코큐리/ℓ)를 넘어섰으며, 평균치는 약 1피코큐리/ℓ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간 폐암사망자 13만명 중 5천~2만명이 라돈가스에 직간접인 영향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PA는 작년부터 주택 이외에 초중학교 건물과 군사시설의 라돈농도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시민들의 라돈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 집을 사고팔 때 라돈측정치를 첨부하며 이에따라 집값이 크게 좌우된다고 한다.

독일 영국 등에서도 전국 규모의 조사가 진행 중. 또한 북구의 밀폐성이 높은 주택과 석조건물에는 라돈가스 농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명반혈 이 포함된 발포콘크리트를 사용한 주택이 많은 스웨덴에서는 다른 나라 3배정도의 라돈농도가 보고돼 실내 규제치의 법제화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도 전국에서 약 7천호를 선정해 측정하고 있다. 중간 측정 결과, 평균치는 1피코큐리/ℓ 이하로 독일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토양과 차단되지 않은 온돌주택이 많고, 최근 주택난이 가중됨에 따라 지하실이나 다름없는 연립 다가구 다세대 주택의 미니 1층이 많이 생겨 라돈가스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나 규제 노력은 전무한 실정. 한양대 의대 김윤신교수는 "최근 우리팀이 1백여호 주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라돈농도의 수치가 의외로 높아(평균 1.8~2.0 피코큐리/ℓ) 우려되는 바 크다. 하루빨리 전국적인 규모의 조사와 규제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 발표된 우리나라 사람의 사인(死困) 중 폐암발생률이 5년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라돈가스 노출과 연관시켜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폐암을 일으키는 파돈의 침입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0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환경학·환경공학
  • 의학
  • 지구과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