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이란을 강타해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진도7.7의 지진은, 이제까지 기록됐던 어떤 지진보다도 가장 넓은 지역에 피해를 주었다. 지진학자들은 그 이유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설은 두개 혹은 그 이상의 지진이 가까이서 동시에 발생하면서 증폭됐다고 보는 견해다. 또한 이번 지진이 10km 정도의 얕은 지각변동만을 보였기 때문에 피해지역이 넓고 그만큼 많은 사상자를 냈다고 풀이하고 있다.
영국 리즈대학의 로저 클라크 교수는 "이 지역에는 매년 4~5번 지진이 발생하는데 그중에는 매우 얕은 것이 있다"며 "이들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빠른 속도로 진행돼 피해범위를 넓힌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란은 지진이 매우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 아프리카 대륙과 아라비아반도가 유라시아 쪽으로 매년16mm씩 움직이면서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경계지역이기 때문이다. 미국 콜로라도에 위치한 국제지진정보서비스센터의 한 연구원은 "이란은 지난 12년 동안 진도 7이상의 지진이 열두번 발생했을 만큼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나 이번 만큼 피해가 컸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진학자들은 이번 지진의 발생 메커니즘을 밝혀내기 위해 세계 각국에 위치한 지진기록계의 데이터를 검토했으나, 지진 발생의 첫신호를 명확히 기록한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이런 이유로 두개 이상의 지진이 중첩되면서 복잡한 양상을 띤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