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국가들은 건설을 하고 싶어도 경비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족한 원자재를 수입하려면 엄청난 돈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나라들중 바다를 끼고 있는 나라는 어쩌면 곧 원자재 부족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 바다의 '힘'을 빌려 원자재를 직접 거둬들이는 방법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남미의 콜롬비아 해안에서 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유엔발전계획(UNDP)소속 연구팀이 이 일을 주도하고 있다. 그들은 철사그물과 낮은 전류만 있으면 훌륭한 벽돌과 지붕용 타일 그리고 파이프 등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작업은 대개 세단계로 나누어 실시하고 있다. 제1단계는 원하는 건축물의 형태를 띤 망을 만드는 일이다. 이 그물은 곧 바다 속으로 옮겨진다. 이어서 제2단계가 진행된다. 망에 평방야드당 0.1암페어(A)의 전류를 통해주는 것이다. 제3단계는 더욱 수월하다. 3개월간 기다리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들이 3개월만에 다시 바다에 들어갔을 때 철사그물은 매우 단단해져 있었다. 망 위에 유기물질이 4cm 가량 입혀져 있었던 것.
이 계획에 참여한 기계공학자 호르헤 잡은 "우리는 강한 재료를 어떤 모양으로도 만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러면 바다 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철사망이 설치된 후 처음 1주 동안에는 바다물 중 칼슘이온이 망에 달라 붙는다. 그물에 흐르는 전자가 칼슘이온을 '유혹'했기 때문이다. 칼슘이온은 곧 이산화탄소와 결합, 그 생성물인 탄화칼슘을 그물 위에 입힌다.
이 칼슘판(板)은 이때부터 따개비 대합 산호 관(管)조개 등 바다에 사는 무척추동물을 불러 모은다. 그들의 새 집이 돼 주는 것이다.
이 해저의 무척추동물이 방어갑옷(조개껍질)을 만들려면 칼슘이 필요하므로 이곳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수명이 짧기 때문에 철사그물 위에서 생을 마치고 만다. 결국 이 생물들이 가지고 있던 칼슘도 구조물의 차지가 된다.
잡은 지금 야심에 찬 계획을 착수해 놓고 있다. 6개월 안에 한가족이 살 수 있는 집을 바다를 이용해 짓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