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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한다 늙어간다 움직인다 성장한다 그리고 변해간다 등 생물체에서 관찰할 수 있는 모든 현상을 생명현상이라고 한다. 1960년대 이후, 왓슨과 크릭이 유전물질인 DNA고분자의 구조를 밝힌 이래로, 분자유전학의 지식은 급속도로 발전하였다.

이제는 생물체가 나타내는 모든 생명현상에는 유전정보를 가진 유전자들이 관여한다는 개념이 확고히 되었다. 특히 1970년도 초기에 발견된 제한효소와 DNA리가제(ligase)효소의 이용은 관련된 유전자를 순수 분리하고 재조합할 수 있는 유전자재조합 기술의 발전을 가져왔다. 또한 1970년도 후반기에 알려진 DNA 염기서열 분석법과 1980년도 초기에 확립된 DNA합성방법은 관심있는 유전자를 순수 분리, 그 미세구조를 분석할 수 있게 하였다. 뿐만 아니라 임의로 그 유전자를 합성하거나 개조하여 복잡한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기능을 규명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우리 인류에게 유용한 산물을 대량으로 싸게 생산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더군다나 컴퓨터의 활용은 복잡한 유전자의 기능을 보다 간편하게 분석하고 그 결과를 다양하게 분석, 올바른 결론을 내리는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1970년대 이래로 발전한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비롯하여 지금 언급한 제반 기술들은 종래의 서술적이고 기술적인 생물학 연구방법을 변모시켜다. 실험적인 방법을 기반으로 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연구로 방향을 전환, 복잡하고 심오한 생명현상을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생명공학의 도구인 실험동물들이 관리되고 있다.

기억현상을 알아내기 위해…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한 생명공학 연구는 복잡한 생명현상을 규명하려는 기초연구와 다양한 생물이 갖는 기능을 인류복지에 직접 이용하려는 응용연구의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 초부터 발전된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생명현상 규명의 기초연구에 적용시켜 왔다. 우선 박테리아에 기생하는 ΦX174와 Φλ의 전(全) 유전정보를 판독했다. 이는 이들 생물이 가진 다양한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또한 고등생물과 하등생물이 갖는 유전자들이 그 정보를 전개하는 방식과 이에 관계하는 요소들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리고 고등생물에서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밝혀지고 그 산물인 단백질의 본체가 규명되었다.

응용면에서는 인슐린을 비롯한 각종 호르몬, 암의 치료를 위한 인터페론 등 각종 생리활성 물질들의 시판이 개시되었다.

추측컨대 선진국에서는 1990년대에 기억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신경생물학의 연구가 활발히 전개될 것이다. 또 노화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세포분화와 발생에 관계된 분자생물학의 연구가 심도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간의 전 유전정보의 판독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인류복지를 위한 많은 유전자 산물들이 안전성검사를 거쳐서 우리 대중에게 소개될 것이다. 뿐만아니라 AIDS바이러스와 암유발 바이러스의 정체가 더욱 확실히 밝혀질 것이며 백신 개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전문가가 적다

한편 우리나라는 1980년대 초부터 유전공학 분야가 도입되어 대학과 산업체 연구소가 협동으로 국가의 연구지원을 받아 생물공학 연구를 활발히 진행시키고 있다. 그 결과 현재는 유전자재조합기술을 비롯한 거의 모든 기술이 대학이나 산업체 연구소에 정착되어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기초연구로는 하등생물이나 고등생물의 많은 유전자들이 순수 분리되어 그 유정정보의 판독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아가서 이들 유전자들의 발현메커니즘이나 조절메커니즘에 관계되는 요소들, 그리고 DNA 단편들의 규명이 가능한 상태다.

응용면에서도 꽤 많은 성과물을 얻어내고 있다. 예컨대 소나 돼지의 성장호르몬, 인터페론 등 외국에서 성공된 바 있는 제품들이 국내에서도 이미 성공되었다.

1990년대는 우리나라에서도 보다 복잡한 생명현상인 세포분화와 관련된 유전자의 기능에 대한 연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등생물의 유전자 암유전자 AIDS바이러스유전자 등의 발현메커니즘과 조절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리나라도 인류의 유전정보 판독계획에 참여, 다소 공헌하리라고 생각된다. 그밖에도 항암제 호르몬제 생리활성물질 등의 대량생산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을 비롯한 과학 및 산업 선진국의 선례를 기초적인 면이나 응용면에서 따라가는 실정이다. 아직 전문가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고, 산학협동의 효율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은 한국 생명공학의 발전을 더디게 하는 걸림돌이다. 특히 선진국에 의한 각종 특허장벽 등은 생명공학 발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AIDS 바이러스유전자와 암유전자 등의 발현메커니즘과 조절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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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강현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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