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I는 컴퓨터가 교사를 대신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컴퓨터는 교사의 능력을 보완하는 것이라기보다 확장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교육적 목적으로 마이크로컴퓨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점차 증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제 컴퓨터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인식도 일반적으로 높아져 컴퓨터로 대표되는 정보공학은 우리의 곁에 바싹 다가왔고 앞으로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계에서 미처 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전개되고 있어 교육이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컴퓨터 보조수업(CAI, Computer Assisted Instruction)과 같은 프로그램이나 이를 가능하게 하는 여러 시스템도 갑자기 우리 주위에 나타나게 되었다. 캄퓨터의 교육적 역할은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성인교육 등 모든 수준의 교육에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 컴퓨터는 제대로 활용만 된다면 상당한 교육적 잠재성을 발휘할 수 있다.
컴퓨터선생님은 실수에 관대하다
컴퓨터의 잠재성은 텔레비전이나 티칭머신(teaching machine)등과 같은 여러가지 교육 매체의 능력을 휠씬 능가한다. 필름이나 슬라이드 등이 컴퓨터보다 훨씬 뛰어난 영상을 제공할 수 있고 오디오 기재들이 훨씬 나은 음향을 낼 수 있다 하더라도 훌륭하게 개발된 CAI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컴퓨터는 이런 매체들의 능력을 훨씬 초월할 수 있다.
컴퓨터의 여러 능력 중에서 특히 컴퓨터를 독특한 학습매체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우선 컴퓨터학습프로그램은 학생들로 하여금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사실 배움의 과정 속에서 실수를 범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인데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수업도중에 틀린 대답을 한 학생들은 상당히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최근 개발되는 컴퓨터 학습프로그램들은 잘못 대답한 학생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는 대신 학생들이 최선의 해답을 발견할 때까지 각각 다른 여러 대안을 스스로 찾아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런 프로그램에서는 단순한 사실의 암기보다는 논리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을 연습해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둘째 컴퓨터의 또 다른 특별한 장점은 개별화된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컴퓨터 학습은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의 능력에 따라 진도를 나갈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는 아무리 훌륭한 교사라 하더라도 한 교실에 50~60명의 학생들을 데리고는 도저히 행하기 힘든 것이다.
세째 컴퓨터는 학생들의 과제수행에 관해 즉각적으로 피드백(feed-back)을 줌으로써 불필요한 지연이 없이 다음 학습활동으로 넘어갈 수 있게 한다.
네째 이와 관련된 도 하나의 중대한 컴퓨터의 능력으로 좀더 상호작용이 가능한 학습으로 유도하는 데 있다. 즉 학생의 수가 많은 교실에서는 교사가 모든 학생들과 일일이 일대일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훌륭한 CAI 프로그램은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진도에 맞추어 다양한 학습활동으오 유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가 잡다한 수업에서의 여러 과정을 맡아 준다면 교사는 좀더 꼭 필요한 때에 학생들과 1대1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장애자교육에 이용될 수도
다섯째 미국 '존슨홉킨스'대학에서의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CAI는 학생들에게 강한 사회적응훈련을 시켜 학생들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 연구는 학생들이 컴퓨터와 함께 작업을 할 때 협조적이고 사회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즉 이 학생들은 교사들의 도움을 훨씬 덜 받으며 학생들끼리 독립적으로 함께 문제를 풀어나간다. 또 정보와 지식을 좀더 자유롭게 서로 나누며 컴퓨터가 효과적으로 활용되는 수업을 기대하며 실제 수업시간보다 더 오랜동안 수업에 임한다고 한다.
여섯째 컴퓨터를 이용한 학습은 학생들의 수업진도를 상당히 자세하게 정확도를 가지고 체크 할 수 있다. 교사도 물론 이 일을 할 수 있지만 여러가지 조건때문에 이런 작업을 수행하기란 쉽지가 않다. 학습진도를 진단하고 이에 적절한 처방을 내리는 것은 지속적인 학업과정체크에 중심적이고 꼭 필요한 일이다. 이런 일은 교사들에게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단조로운 작업이 되는데 컴퓨터에게는 그렇지 않다.
훌륭한 컴퓨터보조수업프로그램이라면 학생들의 과제수행 정도에 따라 문제가 있는 곳을 쉽게 지적하고 이에 따라 적절한 보충학습 활동을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정규학교 교육에서 좋은 컴퓨터학습프로그램을 통해서 컴퓨터가 공헌할 수 있는 장점들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컴퓨터는 정규학교나 정상아동에게 뿐만 아니라 원격교육 장애아교육 직업교육 및 직장교육에도 그 잠재성이 지대하다. 예컨대 맹인들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그들이 볼 수도 없는 것을 그린다거나 쓸(타이핑) 수 있게되며 거의 전신이 마비된 장애자들도 컴퓨터를 이용하여 문자를 습득하고 자신의 의견을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원격교육에서는 컴퓨터를 통신시스템과 연결하여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학생들과 교사, 학생들과 학생들을 연결하여 신속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고립감을 덜어 주며 신속한 피드백과정을 통해 학습효과도 높일 수 있다. 한편 먼 곳의 데이터베이스와 연결하여 가정에 있는 학생들이 손쉽게 전문적 지식을 검색,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질 높은 연구도 가능하게 한다.
직장에서도 비디오디스크와 연결된 마이크로 컴퓨터 프로그램등을 통해 새로운 기술분야를 직원들에게 용이하고 효과적으로 연수시킬 수 있다. 멀리 떨어진 지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회사에서는 컴퓨터네트워크를 통해 직원교육을 통일되게 실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학이나 연구소같은 고등교육기관에서는 전자사서함(electronic mail)이나 화상회의 시스템 (computer conferencing) 등과 같이 통신 시스템을 통해서 최신의 정보와 지식을 신속히 교환하여 다양한 학문분야의 교류를 높일수 있게 되었다.
시뮬레이션 교육
컴퓨터를 교실의 한쪽 구석에 방치해 두거나 지나치게 통제된 곳에 한꺼번에 몰아서 비치해 두지만 않는다면 교실 현장 속에서의 컴퓨터는 충분히 모든 학생이 관심과 흥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재래식 교육방법보다 고차원적인 교육목표를 훌륭히 성취해 낼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선진국의 사례에서 검증된 사실이다.
다음은 필자가 최근 방문했던 영국의 켐브리지대학에서 약 1시간 가량 떨어진 작은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컴퓨터교육 현장의 생생한 학습상황을 묘사해본 것이다.
…교실의 한구석에 베니아판으로 칸막이를 한 네모난 작은 방이 있고 그 앞에서 세명의 소년들이(11~12세) 자신들의 몸집보다 훨씬 큰 지도를 교실바닥에 펼친 채 그 위에 엎드려서 두 도시 (런던 히드로공학과 에딘버러공항)간의 거리를 재고 있다. 그들은 지도의 축적을 이용하여 실제거리를 정해진 시간안에 항해하는 데 필요한 전략(방향, 속도 등)을 의논한 후 합의된 데이터를 공책에 적고 베니아판의 작은 방으로 들어간다.
그 안에는 마이크로 컴퓨터가 있고 모니터 앞에는 비행기조정석과 유사한 계기가 달려 있다. 세 소년은 각자 주조종사 부조종사 항해사의 역할을 맡아 제자리에 앉는다.
모니터 화면에는 공항의 활주로와 비행기의 모습이 시뮬레이트(simulate)되어 나온다. 항해사의 지시에 따라 주조종사와 부조종사는 미리 정한 데이터를 입력시켜 비행기를 출발시킨다. 서서히 비행기가 움직이는 모습이 화면에 나오고 이륙한 후의 비행기의 위치가 나타나면서 조종석 안은 긴장이 감돌기 시작한다. 컴퓨터내에 내장된 실질적인 자료에 의해 기압이 바뀌고 바람이 세게 불게 되자 비행기가 소년들이 계획했던 방향과는 달리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항해사 역할을 맡은 소년은 재빨리 노트에 여러 계산을 해가며 방향을 조절하여 조종사에게 명령하고 부조종사의 도움으로 새로운 방향과 속도가 입력된다. 계기판에는 비행기의 속도와 방향이 시시각각 제시되고 모니터 화면에는 두 도시간을 움직이는 비행기의 모습이 점선으로 연결되어 보여진다. 소년들은 한 덩어리가 되어 컴퓨터에서 제시되는 실질적 기후 상황에 대해 비행기의 고도 방향 속도에 관한 의견을 재빨리 주고 받고 때로는 소리높여 토론하며 학습목표대로 지정된 시간안에 비행기를 착륙시킬 수 있도록 그때그때 변경된 사항을 입력시키고 방향키를 움직인다. 방안에는 토론의 열기와 긴장감이 팽팽하게 돌고 학생들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열심히 협동작업을 한다.
드디어 예정된 시간안에 비행기가 목적지인 에딘버러시에 접근하게 되고 모니터에 공항의 활주로에 내려앉는 비행기의 모습이 비치게 되자 소년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침착하게 마지막까지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조절한다.
이 전과정 동안에 교사는 방밖에 연결된 또 한대의 마이크로 컴퓨터의 화면을 통해 소년들의 활동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하자 소년들은 성취감과 자랑스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조정석을 나와서 선생님과 과정에서 겪은 여러가지 점들을 자유로이 토론한다.(세 학생이 이 활동을 하는 동안 나머지 학생들은 소집단으로 각자 서로 다른 과제를 하며, 세 학생이 끝난 후, 또 다른 세 학생과 교대한다.)
플라톤과 컴퓨터
위와 같은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할 수 있고 다른사람과 토론과 논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을 기른다. 또 가능한 여러 해결방안을 모색해 창의적이며 가능성 있는 대안을 선택하고 시행해 나갈 수 있는 슬기로운 사람이 되는 연습을 하게 된다. 그들은 특정지식 자체를 소유하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이 필요로 하는 지식이나 정보가 어떤 것인지 찾아내어서 적합한 형태로 연결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받는다. 즉 각종 정보의 출처 및 정보의 동향에 민감하고 그들을 검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컴퓨터보조학습의 형태는 위의 사례에서 제시한 것과 같은 시뮬레이션형 외에도 반복연습형 개인교수형 및 교육용게임 등이 있다.
이들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반복연습형은 개발이 비교적 다른 방식보다 쉬우며 이미 학습한 기술을 향상시키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다. 수학문제 같은 경우는 이 형태의 프로그램을 통해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하려면 이미 학생들이 기본적 개념에 대해 충분히 친숙하여야 하므로 컴퓨터 앞에 앉기 전에 여러가지 다른 학습활동이 앞서야 한다. 다소 경향이 바뀌어 가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CAI 프로그램이 이러한 가장 초보적인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보다 더 진보적이며 학생들의 사고력을 촉진시키고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형태로 개인교수(tutorial)형이 있다. 이 형태의 프로그램에서는 컴퓨터가 고대희랍의 철학자인 플라톤이 자신의 제자에게 했듯이 학생과 함께 1대1의 대화에 몰두하도록 이끈다. 이러한 대화는 수업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복잡해지게 된다.
이는 이미 학습한 내용을 강화해 주는 데 주력하는 반복연습형과는 달리 과거에 습득한 개념위에 새로운 개념을 터득하도록 이끌어 준다. 학생들의 반응에 따라 다음 학습활동을 컴퓨터가 유도해 주므로 학생마다 개개인의 능력과 속도에 맞도록 학습이 진행된다.
아주 잘 개발된 개인교수형 프로그램에서는 학생들은 종종 선생님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학생 각자의 응답에 대해 컴퓨터가 개인적인 반응을 나타내며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현재 컴퓨터 앞에 앉은 학생에게만 관심을 표현하는 것등인데 이 점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1대1 형태의 수업이라고 할수 있겠다.
진땀나는 딜레마게임
다음에는 앞서 제시한 사례와 같은 시뮬레이션 형태를 들 수 있다. 이 유형의 프로그램은 실생활의 사건을 축소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시뮬레이션은 학생들로 하여금 실제와 같이 구성된 상황 속에서 참여하도록 하는 고도로 상호작용이 높은 프로그램이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특성 중의 하나는 학생들 자신의 활발한 반응(입력)이 학습의 중요한 일부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반응의 성격이나 강도를 변화시킴으로써 실제의 상황에서 그러한 반응들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영국 런던대학의 컴퓨터센터에서 개발된 POND 프로그램을 통하여 학생들은 여러해 동안 일어나는 연못 속의 상태변화를 알아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플랑크톤이나 해초, 물고기 수의 평형적 관계가 낚시나 공해등으로 인해 어떻게 깨질 수 있는지를 탐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한편 DALCO라는 화학프로그램은 학생들에세 알루미늄제련소의 생산목표및 계획을 짜게 하여 마치 진짜 이 공장을 맡아서 운영하는 것처럼 여러 공정 과정을 그려내게 한다. 물리시간에는 인력이나 추진력을 실험하기 위해 로켓을 우주에 쏘아올려 볼 수도 있고(NEWTON 프로그램), 핵분열과정도 묘사해 볼 수 있다(RADACT 프로그램).
이같은 학습 경험은 컴퓨터의 도움 없이는 교실 내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교육용 시뮬레이션을 활용해야 할 중요한 이유로 이러한 점들을 들고 있다.
마지막 형태로 교육용 게임이 있는데 종류로는 모험게임(adventure game) 아케이드게임(arcade game) 논리게임(logic game) 등을 들 수 있다.
모험게임은 학생들이 딜레마상황 속에서 빠져나오려고 여러가지 전략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도전감 때문에 상당히 교묘하고 흥분을 고조시킨다. 여기에서 제시되는 딜레마는 실생활과 같은 환경으로 여러가지 중에서 정해야 할 선택의 경로로서 표현된다.
아케이드게임은 다양한 로켓이나 레이저건(gun) 등을 가지고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게임이다. 이때 학생들에게 문제를 주게 되는데(예컨대 단어의 뜻을 주고 해당 단어를 쏘아서 맞추는 형태) 맞는 경우(명중된 경우) 점수를 얻게 된다. 문제가 바뀔 때마다 다양한 난이도를 제공해 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논리게임은 흔히 문제해결 소프트웨어로 지칭되는데 이 경우 학생들은 상당히 분석적으로 문제에 접근하여야 한다. 이런 문제들은 어떤 단순한 원리나 규칙 등을 암기해서는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선진국에서는 CAI의 유형중에서 단순 반복연습형보다는 고차원적 학습목표 달성에 적합한 시뮬레이션과 게임형으로 개발해 나가는 추세에 있다.
중학교용 CAI개발에 착수
컴퓨터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어 우리나라에서도 컴퓨터교육분야의 초기단계 작업에 들어섰다. 문교부는 처음에 국민학교에는 8비트 중·고등학교에 16비트 컴퓨터를 보급하려던 계획을 최근 수정하여 모든 학교에 16비트 컴퓨터를 보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에 컴퓨터 교실이 생기고 컴퓨터교육을 위한 교사연수가 본격화되었으며 교육용 컴퓨터소프트웨어의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과 한양대학교 컴퓨터교육연구소에서도 교육적으로 질 높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CAI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각 컴퓨터메이커들과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들이 CAI 제작 및 판매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전문교육전문가들의 손을 거치지 않은 CAI 프로그램은 교육적 차원에서 필연적으로 질이 많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미래의 컴퓨터 교육에서는 학교교육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의 컴퓨터활용도 상당히 중요한 분야가 된다. 앨빈 토플러 같은 미래학자는 이러한 추세가 점차 증가되어 미래에는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학급활동을 통해서 보다는 집에서 가정용 컴퓨터를 통해 정규교육의 많은 부분을 받게 되리라고 예언하였다.
더 나아가 학교내에서도 학생들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서로 다른 과목을 공부하며 단지 보충학습 뿐만 아니라 정규수업에 활용할 수 있으리라 예측하였다.
미국에는 가정을 겨냥한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급격히 늘어가고(연간 70% 정도의 증가율) 있다고 한다. 가정에서 구입하는 컴퓨터의 75%가 교육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미네소타연구소의 조사통계는 부모와 아이들의 가정교육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기처에서 2천년대에 '1가구 1단말기 시대'를 목표로 하고 있어서 가정에서의 컴퓨터 수요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컴퓨터교육은 컴퓨터 리터러시(literacy) 교육과 CAI 활용으로 나눌수 있겠는데 컴퓨터 리터러시 교육은 현재까지는 대부분 프로그래밍(BASIC 언어 등을 가르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는 프로그래밍을 컴퓨터리터 러시코스의 주요 부분에서 제외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대부분 선진국의 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은 컴퓨터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만 선택과목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좀 더 포괄적으로 다양한 과목속에서 컴퓨터를 다루게 하고 있다.
한편 CAI의 활용에 있어서는 점차 딱딱한 반복연습형 수업 프로그램에의 강조가 줄어 들고 개인교수법 및 시뮬레이션 등의 활용이 증가되는 추세이다. 또한 컴퓨터를 도구적으로 활용하는 응용패키지(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데이터베이스 등)의 활용 및 보급이 점차 증가되어 가는 추세이다.
이와 더불어 선진국에서는 원격교육에 소위 컴퓨터매개 통신시스템(computer mediated communication system) 이라는 체제를 활용하며 전자우편(E-mail) 전자게시판(electronic bulletin board) 화상회의 시스템 및 데이터 베이스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기통신공사가 전화국에 대형 컴퓨터를 설치하고 학습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여 전화망을 통해 각 가정에서 PC로 학습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국민학교용 데이터베이스 개발에 착수하였다. 또한 공중전화망을 위주로 하는 정보통신망을 구축하여 오는 91년까지 서울지역에 전자우편 및 전자게시판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컴퓨터교육은 이제 막 싹이 움트기 시작한 형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충분한 하드웨어 보급의 미비, 질높은 소프트웨어의 기근, 컴퓨터교육 전담교사의 훈련 및 확보미비, 체계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전문인력의 부족, 하드웨어의 호환성 및 통일성 등 컴퓨터교육을 위한 전제조건이 충분히 성숙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CAI와 같은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교실수업에 활용되는 것도 아직은 실험적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들이 수업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어 의미있는 교육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려면 코스웨어의 개발 및 적용에 앞서 몇가지 사항을 분명히 규명해야 할 것이 요구된다.
CAI의 핵심적인 질문
CAI의 개발에 있어서 핵심적인 질문은 "우리가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의 장점은 무엇인가?"가 아니다. 이것은 컴퓨터 자체에 지나친 강조를 두고 있으며 반복연습 프로그램이나 아무런 교육적 목적을 갖지 않는 데이터베이스의 개발을 초래할 수 있다. 오히려 "우리의 교육이 문제를 가지고 있는 혹은 가르치기에 어려움이 있는 교육과정의 영역은 무엇이며 이를 컴퓨터가 도와줄 수 있는가?" 가 핵심적인 질문이다. 이런 식의 접근은 우리 교육이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보다 중요한 질문에 이르게 한다. "탐구와 학습의 영역중 내가 이전에 성취할 수 없었던 어떤 부분이 컴퓨터를 가지고 가능하게 되었는가?" "교사의 능력을 단지 보완하는 것뿐아니라 확장하기 위한 컴퓨터의 용도는 무엇인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점이 CAI프로그램들이 교육과정 내에세 명확히 규정된 위치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중등교사들이 특정한 과목의 교사로서 음악 필름이나 지리테이프나 슬라이드 등을 찾는 것처럼 역사 CAI, 음악 CAI, 생물 CAI 등과 같은 것을 찾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대개 중등학교에서 매체를 처음 도입하는 일은 특정 과목의 성격상 필요에 의해 시작하고 국민학교에서는 의사소통 기술 숫자놀이 제작 등과 같은 여러 영역의 작업에 의해 이루어진다.
CAI는 단지 어떤 특정 과목에 기초한 기술과 지식만을 충족시키기 위해 쓰이는 것은 아니다. CAI의 활용은 근접한 여러 과목에 걸친 과학이나 사회과목 같은 경우 통합적으로 쓰일 수 있다. 나아가서 과정적기술(process skills)의 개발과 같은 교육적인 목적들은 폭 넓은 교과목 전반을 포괄하여 성취될 수 있다.
이러한 목적의 대부분은 학생들이 학교를 떠난 후 꼭 필요한 사고력의 훈련을 기초로 하는 어떠한 교육과정에서도 중심적으로 생각될 수 있다. CAI는 단일과목의 영역을 넘어서는 동일한 주제를 집단속으로 끌어들임으로서 대처하게 하는데 극히 유용한 매체이다. 예를 들면 18세기 영국에서 개발한 운하건설을 다룬 CANAL이라는 CAI 프로그램에서는 지리적 경제적 측면 등에 관한 문제를 폭넓게 다룬다. 교육과정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므로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계속 변화하는 교육과정의 관심과 표현의 맥락속에서 통합적으로 접근되야 할 것이다.
바람직한 컴퓨터의 교육적 활용은 전문가와 정책관계자들의 다각적인 노력과 많은 투자 및 적극적인 전략과 협조가 요구되는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컴퓨터 마인드의 확산, 전문가의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 사용자의 이해, 교육계의 절실한 필요성, 그리고 산업체의 의욕이 한데 어울린다면 결코 우리나라에서의 컴퓨터교육의 장래가 어둡거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