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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성있는 시멘트 개발에 열중

과학기술원 김호철박사

물대신 얼음가루를 시멘트에 섞거나 물에 계면활성제를 타서 시멘트와 혼합하면···

요지부동으로만 보이는 시멘트도 탄력성을 가질 수 있다. 용수철처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살아 있는' 시멘트를 만드는 최신 공법이 바로 MDF. Macro Defect Free의 약어로 '큰 결점(기포)이 없는' 공법이라는 뜻이다. MDF는 1981년 영국 ICI사 '버처'박사가 처음 소개했는데 국내에서도 최근 개발계획이 활발히 검토되고 있다. 이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국내외 자료를 모으고 있는 학자는 한국과학기술원의 김호철박사(물리학과).

살아 있는 시멘트
 

시멘트+얼음가루.기포가 균질하다.(위) 시멘트+물.기포형태가 불규칙하다.(아래)


로마의 콜라세움을 짓는데 사용되었던 시멘트는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수많은 건축물의 기본자재가 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도포포장을 비롯해 날로 그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나 탄탄한 건물을 세우는냐는 곧 얼마나 강한 시멘트를 사용하느냐와 동의어가 될 정도다. 따라서 강한 시멘트의 개발은 오래 전부터 건축재료공학의 핵심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멘트는 물과 섞어 사용한다. 즉 수화(水化)과정을 거쳐 딱딱하게 고형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시멘트의 강도는 수화작용 후 시멘트 내부에 생긴 기포의 크기 분포 양 등에 좌우된다. 즉 기포의 크기가 작고(응집되고) 양이 적으면 튼튼한 시멘트의 자격을 갖춘다. 열처리를 잘해야 철이 단단해지듯이 시멘트는 물처리를 잘해야 강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강한 시멘트'연구는 수화과정에 집중된다. 대개 네가지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연구 범위가 한두가지 방향에 제한돼 있다.

우선 첫째로 시멘트의 조성을 바꿔주는 방법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국내의 시멘트 관련 연구소에서 가장 즐겨쓰고 있는 개량법.

둘째로는 고밀도화(化)법을 들수 있다. 이 방법은 다시 둘로 세분되는데 온도를 70~80˚C로 올려준 뒤 압축하는 법과 상온에서 압축만 하는 법이 그것. 둘중 온도를 높인 후 압축하는 법이 상대적으로 강도를 더 높여주는데, 기포의 크기를 작게 하는 게 '강함'을 부여하는 비결.

세번째로는 물대신 얼음가루를 섞어주는 방법이 있다. 얼음가루를 섞으면 수화작용이 전면적으로 일어나고 기포가 균질해져 강도를 높여준다는 원리를 이용한것.

"국내에서는 아직 시도되지 않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호텔 건물의 신축에도 이 방법을 도입, 이미 실용화하고 있다"고 말한 김호철박사는 "물을 사용할 경우 물/시멘트가 45~60%인 반면 얼음가루를 사용하면 물/시멘트가 20~25%로 줄어들어 기포의 생성 가능성을 현저히 낮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강도에 있어서 현저한 향상을 보이고 있다. 재래 콘크리트, 즉 물+시멘트+모래+자갈의 압축강도가 30kg/cm²인데 비해 얼음가루+시멘트+모래+자갈은 60kg/cm²로 강도가 2배 정도 높게 나타난 것.

끝으로 MDF법이 있다. 이 방법은 폴리비닐알콜 등 계면활성제를 물에 섞어 과잉의 물을 흡수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mm수준의 큰(macro)기포는 거의 없애준다.

이 MDF의 특징은 큰 강도와 잘 구부러지는 성질. 파괴에너지를 통해 강도를 비교해 보면, 일반 시멘트가 15J/m²인데 비해 MDF는 1kgJ/m²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 휨강도가 보통 시멘트보다 4~15배 커서 탄력이 있는 시멘트로 개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1989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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