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를 활성화 시켜준다는 원적외선을 지속적으로 방사하는 바이오세라믹스. 그 원리와 기능을 살펴본다.
바이오시대가 성큼 다가선듯하다. 흔히 '바이오'하면 생명공학이 연상되고, 유전자조작에 의해 줄기에는 토마토가 뿌리에는 감자가 탐스럽게 달려 있는 '포마토'나 송아지만한 '슈퍼돼지'를 떠올렸던 것이 불과 2~3년 전인데, 이제는 우리들 생활주변의 그릇 옷 화장품 등에 '바이오' 자가 붙어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바이오의 의미가 확대 해석되고 있다고 할 수도 있고 원래의 의미와는 달리 변질되어 사용된다고 할 수도 있다.
'바이오'(bio)라는 뜻은 원래 살아있는, 생명이 있다는 뜻의 접두사이다. 학술적인 의미로는 생물학(biology)에서 출발, 첨단과학의 한줄기를 이루고 있는 생명공학기술, 즉 바이오테크놀로지(bio-technology)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상품의 이름으로 쓰여지면서 여러가지 의미로 각색돼 사용된다.
화학제품과는 다르게 인체에 해가 없다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천연원료를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하여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해 사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생체에 영향을 주어 부패를 방지하거나 신선도를 오래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는 뜻으로 바이오를 빌려 쓰고 있다.
응용제품의 수 1천종류
이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등장, 그릇 침구류 의류등 응용제품의 수만도 1천종류가 넘는 바이오세라믹스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세라믹스(Ceramics)는 지구상에 가장 풍부하게 존재하는 무기질을 원료로 인공적으로 불에 구워 굳힌 것을 총칭하는 표현이다.
도자기 벽돌 시멘트 유리 등이 모두 세라믹스이다. 첨단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파인세라믹스는 자연에 있는 무기질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합성한 무기질을 재료로, 원자 수준에서 분리 정제한 원료를 구워낸 것이다. '인공적인 새로운 돌'인 셈이다.
바이오세라믹스도 파인세라믹스의 일종. 20여 종류의 무기질을 1천6백℃ 이상으로 가열, 1μ(1천분의 1㎜)의 미세한 분말로 만들어 합성한 것이다. 문제는 바이오세라믹스에서 생명체를 활성화시키는 원적외선(遠赤外線)을 방출한다는 것이다. 즉 바이오세라믹스 열풍의 주역은 원적외선이라고 볼 수 있다.
원래 바이오세라믹스라 함은 생체 접합 기능이 뛰어난 신소재를 의미했다. 즉 인공심장 밸브라든가 인공뼈 등을 만드는 재료를 바이오세라믹스라 칭했다. 이와 반면에 최근에 생활 속에 깊숙히 침투해 들어오고 있는 바이오세라믹스는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소재를 의미한다. 원적외선의 역할이 생체를 활성화시킨다는 뜻에서 바이오세라믹스라 이름붙여졌다.
바이오세라믹스는 처음 미국에서 탄생했다. 1960년대 초 NASA(미항공우주국)에서 우주복을 바이오세라믹스로 만들었다. NASA의 '로렌스'박사가 바이오세라믹스를 이용한 우주복을 착용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원적외선을 방사하는 바이오세라믹스 이용은 일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트랜지스터의 발명국이 미국이지만 그 응용품인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비롯 각종 전자제품은 일본산이 더욱 위세를 떨치듯 바이오세라믹스, 즉 원적외선의 생활에의 응용은 일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원적외선 열기가 대단하다. 그릇을 비롯 침구류 샌들 방석 등 응용제품의 종류가 1천여 종류가 넘고 참여 기업이 3~4천 곳에 이른다. 원적외선에 관련된 특허 신청건수가 87년에 1천여건에 달했고 지금까지 특허난 것만도 제법(製法), 원료, 상품제조 등을 포함 3~4천 건에 이른다. 특히 최근에는 산학관(產學官) 협동 연구조직도 생겨나, 일부에서는 상업적인 측면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초전도를 능가한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열을 전달하는 능력
이렇듯 어느 첨단분야와는 다르게 '생활에의 응용'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일반인들에게 깊이 파고들고 있는 원적외선이란 무엇인가. 야채의 신선도를 높여주고 악취를 제거해주며 사람몸의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준다는 뜻에서 '신비의 빛'이라고도 불리는 원적외선을 해부해보자.
태양광선 중 눈에 보이는 빛을 가시광선이라 하고 이보다 파장이 짧은 빛은 자외선 X선 γ선 등이며,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파가 적외선이다. 또한 적외선은 파장이 짧은 순서에 따라 근적외선 중적외선 원적외선이라 한다. 즉 원적외선은 파장이 약 5μ에서 1천μ까지를 말한다. 이 기준은 절대적으로 주어진 수치가 아니므로 학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적외선 중 가장 파장이 긴 적외선이 원적외선임에는 틀림없다.(그림1)
일반적으로 자외선은 화학선으로 불리며 살균에 많이 쓰인다. 뜨거운 여름날 피부를 태양광선에 오래 노출시키면 검게되는 것은 자외선 때문이다. 이에 반해 적외선은 열에너지를 먼곳까지 훌륭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열선으로 불린다. 원적외선은 열을 전달하는 능력이 더욱 뛰어나다.
원적외선이 최초로 발견된 것은 1800년경이며 산업적인 측면에 활용된 것은 1930년대라고 알려졌다. 미국 포드자동차 공장에서 도장의 건조공정에 쓰이고부터이다. 산업용으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것은 일본. 1973년 '문 라이트'(Moon Light) 프로젝트 혹은 '선샤인'(Sun Shine) 프로젝트 등으로 원적외선에 대해 학술적인 접근과 아울러 어떻게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를 연구했다.
여기에 일대 전환점을 마련했던 주인공은 '나고야' 공업시험연구소의 '다카지마'씨. 이제까지 파장이 긴 빛, 즉 에너지강도가 센 빛인 적외선을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바를 연구하던 다카지마씨는 이를 민생용(民生用)으로 이용할 수 없을까를 고민하면서 원적외선에 대해 집중 연구했다.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물체, 절대온도 0도(-273℃) 이상의 온도를 갖고 있는 물체는 모두가 원적외선 방사체이다. 지구는 3~30μ대의 파장을 가지는 원적외선을 방출하며 사람은 약 10μ(8~14μ)정도의 원적외선을 방사한다. 또한 이들 물체는 방사체인 동시에 원적외선 흡수체이다. 이를 좀더 간략히 나타내면 모든 물체는 재료의 성질과 온도에 따라 일정 파장대의 원적외선이나 근적외선을 방사하는데, 일반적으로 온도가 낮은 물체는 원적외선을 방사하고 온도가 높은 물체는 근적외선을 방출한다고 볼 수 있다. 근적외선은 주로 공업용으로 쓰이며 원적외선은 생활용으로 활용된다.
물체의 고유진동수와 공명공진
그러면 원적외선은 어떻게 활용되는가.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원적외선은 열을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원적외선은 대상물의 표면을 건드리지 않고 내부 분자의 움직임을 변화시킨다. 즉 모든 물질은 분자의 고유진동수를 갖고 움직이고 있는데, 원적외선의 진동수가 물질의 진동수와 공명공진(共鳴共振)하여 생체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생체의 진동수와 유사한 고유진동수를 방사하는 원적외선 발생원, 즉 바이오세라믹스를 어떻게 만드느냐는데 촛점이 모아진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세라믹스는 20여종류의 질토와 금속을 1천6백℃ 이상으로 가열하여 독성물질을 제거하고 0.1μ의 미세한 분말로 만들어 합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분말과 어떤 재료를 합성하느냐에 따라 유리도 되고 플래스틱 혹은 종이 섬유 등이 되는 것이다. 이 분말을 어떤 종류의 물질을 섞어서 만들고 어떤 방식으로 만드느냐는 것이 모두 특허의 대상이다.
또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바이오세라믹스에서 어느 파장대의 원적외선이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나오느냐는 것.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물에서 흡수할 수 있는 원적외선 파장대는 2.76μ 6.26μ 10~30μ. 이와 유사한 원적외선을 방사하는 바이오세라믹스는 수분을 함유하는 모든 생체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즉 바이오세라믹스 용기에 보관된 야채는 내부의 수분이 원적외선을 받아 자체내에서 움직이면서 온도가 높아진다. 이미 시들은(수분이 없어진) 야채가 싱싱해지는 것은 아니더라도 야채 내부의 수분이 활성화되므로 쉽게 시들지 않는다는 원리이다.
원적외선이 야채의 신선도를 유지시켜 준다든가 또는 생체를 활성화시킨다는 원리와는 별도로, 과연 필요한 파장대의 원적외선을 지속적으로 방출할 수 있는 바이오세라믹스 그릇이나 옷이 가능하겠느냐는 점이 핵심적인 문제이다. 일부 재료공학자들은 "열을 지속적으로 가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원적외선이 방사되겠느냐"는 아주 기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이에 대해 원적외선 연구자들은 "모든 물체는 온도를 가지고 있고 그 온도와 재료의 특성에 따라 일정 파장대의 원적외선을 방사한다"고 주장하고 "다만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일정 파장대의 원적외선을 지속적이면서 집중적으로 방사하는 세라믹스 분말을 만드는 것이 연구의 과제"라고 반박한다.
원적외선이 얼마만큼 나오느냐는 것은 방사(효)율로 측정한다. 일본 '큐슈'공업시험소 개방실험실에서는 FTIR이라는 측정기계를 사용, 방사율을 측정한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이 기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국내연구도 점차 활기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품화된 바이오세라믹스 제품(그릇 냉장고탈취패드 신발창 등)은 모두 일본에서 개발된 바이오세라믹스 분말을 들여와 제품화한 것.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바이오세라믹스 연구가 조금씩 진전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소 재료실험실(팀장 권영배)이 선두주자. 이 팀은 올 4월부터 1년동안 정부의 특정연구개발사업으로 '저온 원적외선 발생 세라믹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5~6종류의 분말을 개발하고 시험 중인데, 원적외선 중에서도 장파장쪽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배 실장은 "현재 개발된 분말이 일본 것에 비해 경제성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밝히고 "앞으로 생활용품에 활용될 수 있는 세라믹스분말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1차보다 예산을 10배가량(약 5억) 확대 편성, 제2차 저온 원적외선 발생 세라믹연구(89.4~90.3)를 지원할 것을 확정해 놓고 있어 국내에서도 바이오세라믹연구가 지속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2차 예산에는 원적외선 측정기기(FTIR) 도입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인공적으로 원적외선을 집중 방사하는 세라믹분말을 만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인류가 원적외선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생활에 이용한 것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부터라는 주장이 최근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석기시대부터 지금까지 돌을 불로 달구어 그 위에 고기를 구워 먹는 돌구이의 조리법은 원적외선 활용의 전형적인 예이다.
돌을 불로 달구면 돌은 원적외선 방사체가 된다. 원적외선의 특징은 표피를 손상시키지 않고 중심부까지 열을 균일하게 전달시키는 것이다. 고기를 직접 불에 구우면 빨리 타고 속은 익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이 즐겨 사용하던 뚝배기도 마찬가지. 점토로 만들어진 뚝배기는 열을 흡수해 원적외선을 지속적으로 방사시켜 음식맛을 돋구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요즘은 한약을 달일 때 전기약탕기를 사용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박한 질그릇 약탕기를 사용했다. 약탕기를 불로 달구어 원적외선 방사체를 만들고 이를 통해 균일하게 지속적으로 약을 달이면 약성분을 충분히 추출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
햇볕에 말린 고추나 무우말랭이가 인공건조 식품보다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도 햇볕에 포함된 원적외선의 건조효과 때문이며, 바닷가에서 햇볕을 충분히 받고 마른 천연소금의 맛을 화학소금이 따라갈 수 없는 것도 모두 원적외선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원리규명보다는 실용화 앞서
이와같이 원적외선은 원리규명보다는 생활에의 응용이 훨씬 앞섰다고 볼 수 있다. 돌구이와 같이 인류역사가 시작되면서 원적외선을 활용했다는 의미에서도 그러하고 최근에까지 수많은 응용제품이 나오면서도 그 원리나 효능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신비의 빛' '생명의 빛'등으로 불리우는 것을 봐도 원적외선에 대한 과학의 메스는 그리 예리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원적외선 응용의 기본은 적외선이 열선, 즉 열에너지원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18세기 산업에의 응용 역시 열에너지원으로서의 원적외선 활용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원적외선 응용분야는 급격히 늘고 있다. 이제는 가정생활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숙성(熟成). 과일주 인삼주 등을 빠른 시간내에 익게 만들고 고기를 쫄깃쫄깃하게 하며 과일의 신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이 바로 숙성 효과이다. 우리나라 인삼주의 경우 72시간 만에 5년 이상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일본에서는 와인이나 위스키, 각종 고기 및 과일 등이 원적외선 방사체내에서 어느 정도 있으면 맛이 최고에 달한다는 데이타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일의 숙성효과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발군이다. 맛이 매우 달아지고 수분이 증가하며 그 결과 조직이 치밀해지며 신맛도 없어진다.
바이오세라믹스 상품이 시중에 쏟아져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 중의 하나가 바이오세라믹스분말로 만든 그릇이다. 과연 이 그릇에 야채를 보관하고 과일을 보관했을 때 신선도가 유지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담아두면 살아난다'는 광고 카피가 어필하듯 이미 시들은 야채가 싱싱해지지는 않더라도 종래의 용기보다 신선도를 유지하는데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까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하고 있는 바이오세라믹스 용기는 여러가지 관능(官能) 실험에서 일반용기보다 선도유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능실험이란 예를 들어 야채를 바이오세라믹스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일반용기와 비교할 때 눈 코 입 등으로 보고 냄새맡고 먹어보는 실험을 말한다. 호텔을 비롯한 몇몇 전문요식업소에서 행한 관능실험에서 신선도 유지에 좋은 결과가 나타났고 실제 써본 가정주부들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구체적인 데이타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식품연구원에서는 기업측의 의뢰를 받아 구체적인 데이타실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가 나오고 국내에도 원적외선 방사효율을 측정할 수 있는 FTIR이 도입되면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왜 원적외선 방사가 야채나 과일의 신선도를 높여주는가의 메커니즘 규명은 어느정도 진전돼 있다. 다만 가장 효과적인 파장을 가지는 원적외선이 얼마만큼 지속적으로 나오느냐는 측정기기(FTIR)가 도입되고 이에 대한 연구가 좀더 진전되어야 할 것이다.
바이오세라믹스 응용품을 제조하는 회사에서는 원적외선이 냉장고의 악취제거, 수도물의 소독약 냄새 제거, 발냄새 제거, 어항 수족관의 물활성화에 효과를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주고, 열을 흡수해 재방사함으로써 적정 온도의 유지에 원적외선 방사체가 어느 정도의 열할을 한다는 것은 그런대로 이해가 가나 냄새제거라든가 유해한 곰팡이나 세균을 선택적으로 살균한다는 것은 조금더 치밀하게 그 원리가 밝혀져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원적외선은 건조에 위력을 발휘한다. 원적외선이 대상물의 생체분자에 쏘여지면 단시간 내에 물분자를 균일하게 증발시킬 수 있다는 것. 이를 이용하면 약재 건조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자동차 도장의 경우도 도료가 요구하는 6μ~12μ의 흡수파장에 부합된 방사파장을 내는 원적외선이 있다면 5~6분 내에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
아뭏든 원적외선 응용품에 대한 연구는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볍고 따뜻한 침구, 보온 도시락, 무좀예방 솔, 생체의 신진대사를 촉진한다는 뜻에서 각종 의료용 기구에 폭넓게 활용하려는 노력이 몇몇 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얼마 안있어 바이오 세라믹스 재킷 복대 밴드 양말 방석 등이 등장하고 벽지까지도 원적외선을 방사하는 바이오세라믹스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생활속의 바이오시대가 서서히 열리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원적외선을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만능의 해결사' 신비의빛'으로 우상화시켜버리고 이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도외시하는 태도이다. 이는 소비자보다도 제품생산자들이 경계해야 될 태도이다. 광고를 하나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확신을 갖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끔 해야할 것이며 최소한도의 원리 해명과 그에 따른 전문연구기관의 데이타 정도는 같이 보여주어야 한다. 단지 효과가 있다는 것과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으니 그것을 적절하게 활용하자는 것과는 큰 차이이다.
우선 바이오세라믹스에 대한 근본적 의문, 즉 계속 열을 가하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지속적으로 원적외선이 방느냐는 의문과 일정 파장대의 원적외선이 얼마만큼 집중적으로 나오느냐는 점에 대한 과학적 해명이, 근거있는 데이타 제시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원적외선이 야채의 신선도유지에, 냉장고의 냄새 제거에, 생체의 신진대사 촉진에, 혹은 건조 및 살균에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원리 규명이 보다 자세하게 대중적 차원에서 진전되어야 할 것이다.
바이오세라믹스가 '첨단의 신소재'가 될 것인가, 아니면 한세대의 유행어로 그칠 것인가는 그것을 다루는 연구자, 제품생산자들의 노력에 어느 정도 의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남의 나라의 결과만을 따먹으려는 태도는 하루빨리 벗어 던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