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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학생과학관

지역 과학센터 역할, 예산면에서 애로

전북학생과학관


현재 설치중인 플라네타리움이 완성되는 10월부터는 '우주에의 꿈'을 한껏 부풀게 해 줄 것이다. 그러나 보다 잘 할 수 있는 과학관 역할이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학관의 시설중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도 플라네타리움 즉, 천문실(天文室)일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견해다. 돔모양의 천정스크린에 전개되는 갖가지 우주현상들을 편안한 자세로 감상할 수 있는 플라네타리움 시설이야말로 과학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사실 지구과학에서 배우는 천문학적 현상들은 암기위주의 교육방식으로는 이해하기가 힘들다. 이런 점에서 플라네타리움을 이용, 우주의 생김새라든가 별들의 위치와 행성들의 움직임, 지구의 운동 등을 쉽고도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전북학생과학관은 요즘 천문실을 증축, 10월경에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IBRD자금 50만달러와 내자 5천4백만원을 투자한 이 공사가 완료되면 호남북부지역일대의 학생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우주에의 꿈'을 한껏 부풀게 할 전망이다.

●―실제로 작동해보는 물리분야 전시물들
 

엔진의 발달사를 보여주는 코너로 왼쪽은 제트엔진, 오른쪽은 증기기관.버튼을 누르면 작동한다.


전주시 인후동에 위치한 전북학생과학관은 지하1층 지상4층의 연건평 1천2백65평 규모로서 다른 시·도의 학생과학관과 비슷한 내용으로 전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외의 추세에 맞추어 정적(靜的)인 전시물에서 동적인 전시물로 교체해나가고 있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에서 일견불여일촉(一見不如一觸) 즉, 한번 보는 것이 한번 만져보는 것만 못하다는 게 동적인 전시물로의 전환배경. 물리분야의 전시물이 특히 이에 해당한다.

엔진의 발달사를 보여주는 장치를 보자. 로킷엔진 제트엔진 가솔린엔진 등 각종의 엔진이 어떤 메카니즘으로 작동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버튼을 누르면 실제의 작동상황이 그대로 재현된다. 각 엔진의 구조나 작동원리를 서로 비교해 가면서 쉽게 깨달을 수 있다.

일정한 온도에서 원래의 제모습으로 변하는 신비의 '형상기억합금'도 흥미있게 관찰할 수 있다. 꽃과 스프링 원자구조 로봇팔 등을 예로 들고 있는데, 꽃의 경우를 살펴보자.

섭씨 60도에서 활짝 핀 꽃의 형상을 하도록 돼있는 합금을 저온상태에서 굽혀 꽃봉오리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다.

관람객이 버튼을 눌러 가열을 시키면 원래의 형태, 즉 활짝 핀 꽃이 되므로 협상기억합금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공의 운동을 통해 관성 원심력 등을 눈으로 관찰할 수 있게 한 '공의 운동'도 물리의 기초를 이해시켜 주는 동적인 전시물이다.

69쪽의 사진에서처럼 출발점을 떠난 공이 복잡한 경로의 궤도를 따라 낙하할 때 공이 이동하는 운동과정에서 관성이라든가 원심력 탄성 등 여러가지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또 바닥에 떨어진 공은 깔때기 모양의 회수구로 들어갈 때 케플러법칙에 따라 공이 타원운동을 하면서 내려가는 과정을 볼 수도 있다.

이밖에도 적외선을 이용, 음악소리를 내는 전자하프, 전기의 흐름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방전광, 각종의 기어를 통해 보여주는 동력전달장치 등 물리분야의 여러가지 현상들을 작동시켜 보게끔 꾸며놓은 전시물들이 많다. 물리분야의 전시물들이 이처럼 어려운 내용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된 것에 비하면 생물 등 나머지 분야는 다소 빈약한 느낌을 준다. 생물분야의 경우 '태아의 성장과 분만과정' '생물의 계통나무' '여러가지 동물' 등이 전시되고 있으나 질적·양적으로 빈약한 실정이다.
 

전자하프^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 하프의 줄 역할을 하므로 이를 손으로 가리면 소리가 난다.


●―지역과학센터로서의 역할도

한편 전북학생과학관을 비교적 넓은 옥외전시장을 활용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해시계와 물시계 야초원 암석원 등 11종의 전시물이 그것이다.

야초원은 초·중 ·고교의 교과서에 나오는 각종의 야초(野草)를 재배하는 곳으로 모두 80종이 자라고 있다. 이는 교과서에 나오는 야초류의 90%에 이르는 것으로 학생들의 학습에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암석원에는 현무암 안산암 반암 규장암 화강암 섬록암 등 50여종의 각종 암석들이 진열돼 있어 주성분과 산지 용도 등을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산악지형의 윤회' 코너에서는 유년기의 산이 장년기의 산, 노년기의 산, 준평원의 순서로 변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시켜 주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곳 역시 다른 과학관과 마찬가지로 갖가지 과학진흥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벽지나 오지의 학교를 찾아가 학생과 교사들의 실험실습을 도와주고, 과학영화를 상영하며 과학교구를 수리해주는 이동과학교실이 특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봉고차 1대뿐이어서 장비확충이 시급한 형편.

정보화사회에 대비한 전산교육도 과학관의 역점사업중 하나다. 8비트 컴퓨터 1백8대와 16비트짜리 2대를 갖추고 있는데, 중학교 2학년 1백60명이 20시간, 고교 1학년 2천8백명이 7시간씩 교육을 받도록 연간계획이 짜여져 있다. 또 교사를 상대로 기초과정과 일반연수과정을 설치, 각각 4백명과 1백60명을 대상자로 삼고 있다.

과학적 탐구능력과 사고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실험학습'도 실시되고 있다. 세포분열의 관찰이라든가 화학전지의 원리 금속의 비열측정 등 일선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과학실험을 내용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다.

황혁구관장은 전북학생과학관의 성격을 "전북 유일의 지역과학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과학교육의 거점인 셈"이라고 진단하면서 예산이 확보되는대로 전시장을 확장하고 천체망원경 등 천체관측시설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예산의 확보가 필수적인데 비해 실제 예산의 집행에 있어서는 거의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금년의 경우 4억2천1백만원의 68%가 인건비여서 전시공간의 확충이나 전시물의 보완 등에는 예산이 충분히 뒷받침되고 있지 못하다.

금년들어 9월10일 현재 5만8천여명이나 찾아올 정도로 이 지역의 과학보급에 핵심적 기여를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지원대책이 아쉽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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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전민조 기자
  • 황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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