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중독은 신경계를 마비시켜 발광, 사망까지 초래하며 태아에도 영향을 준다.
이미 산업 선진국에서 중금속피해는 엄청난 재난을 가져왔으며 그것이 국내에서도 여러번 소개되고 경고되었지만 '설마'하는식의 나태와 적당주의가 최근의 잇단 참화를 낳는 이유가 되고 있다.
수은은 50년대에 일본의 미나마따병을 통해 후손에까지 유전적 결함을 안기는 공포의 병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또한 국내사건으로 지난 78년 전남 담양에 사는 고은석씨부부가 농약에 포함된 수은에 의해 만성중독을 일으켰을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 보도는 정말 수은때문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일반의 수은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데 효과적으로 기여했다.
최근 춘천 후평공단에서 발생한 40여명의 수은중독 사건은 이러한 사전 경고성 사건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은데에서 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산업화가 보다 진전되면서 중금속 피해는 늘어날 소지가 넓어지고 있으며 따라서 한층 '과학'에 대한 깊은 인식과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한 면밀한 대책을 세워 집행하지 않는한 그 피해는 누적될 것이다.
다시 한번 수은의 정체를 밝혀 본다.
수은은 어떤 것인가
수은(水銀ㆍmercury, 화학식Hg 원자번호80 원자량200.59)은 은백색이고 상온(常温)에서 액체로 있는 유일한 금속이다. 화합물로서의 용도는 넓고 유기화합물은 독성이 극히 강하다. 그중 미나마따병의 원인물질이 된 것이 알킬(alkyl)수은이다. 만성중독은 신경계를 침해하며 손발의 떨림에서 시작하여 언어장해 정신장해를 일으키고 끝내는 목숨을 잃게 된다. 인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환경기준에서는 0.0005ppm 이하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면 유기수은(有機水銀ㆍorgan-omercury compound)이란 어떤 것인가.
수은이 화합하고 있는 유기화합물, 즉 수은에 알킬기(基)나 알릴(allyl)기 1개 또는 2개가 결합한 화합물을 말한다. 특히 염화페닐수은(${C}_{6}$${H}_{5}$HgCI)질산페닐수은(${C}_{6}$${H}_{5}$HgNO₃)은 종자나 곡물의 살균에 사용된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이런것이 수은 원소와 같이 해가 없다고 믿었었다. 그리고 도열병 방제제, 토양살균제등이 개발되면서 유기수은화합물이 원료로 많이 쓰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채소 과수 등에 약해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하천이나 바다연안에 유출된 유기수은 화합물이 어패류에 축적되어 미나마따병이 생기게 되었다. 이때부터 유기수은의 독성이 문제가되어 차츰 규제하게 되었고 지금은 실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유기수은중독( organomercurial compound poisoning)을 좀더 살펴보자. 이것은 한마디로 유기수은에 의한 중독증이다. 유기수은은 알릴수은화합물과 알킬수은화합물로 나누어진다. 알릴계에는 아세트산페닐수은(농약) 에틸수은 메톡시에틸수은(농약) 등이 있다.
무기수은과 알릴수은화합물은 분뇨와 함께 배설이 잘 되므로 무거운 중독증은 일으키지 않으나 알킬수은화합물은 중추신경계를 침해하여 무거운 중독증을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 미나마따병은 알킬수은화합물에 의한 중독증의 예이다. 또 전남 담양에서 78년에 있었던 농부의 농약중독사고도 유기수은중독의 예이다.
세계에 충격을 준 미나마따병
미나마따병(Minamata disease)은 일본 쿠마모토현 미나마따 주변에서 발생한 유기수은 중독증이다. 미나마따만에서 잡힌 어패류를 먹은 사람의 신경계가 침해 당해 사지마비와 언어장해가 일어나 눈과 귀의 기능을 잃었다. 이 증세가 발병한 고양이는 물구나무를 서서 걷는 기이한 행동을 하다가 발광하여 바다에 뛰어들기도 했다. 1953년에서 1977년까지 1천3백3명이 발병(공식확인)하여 그중 2백45명이 사망했으며 5천3백명이 공식 확인진료를 받았다.
이런 집단중독이 생기자 역학조사에 나섰던 쿠마모토대학 의학부는 1956년, 그 원인이 미나마따시에 있는 신일본질소공장의 폐수 속에 함유된 유기수은이 어패류를 통해 인체에 들어가 중독을 일으킨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 뒤 1965년에는 일본 니이가따현 '아카노'강 하류에서 같은 수은중독에 의한 제2의 미나마따병이 발생했다. 이때는 6백69명이 중독증상을 일으켜 55명이 사망했다. 이 경우는 소화전공카세공장의 폐수가 원인이었다.
또 1975년엔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원주민 인디언들에게 미나마따병이 발생했다. 원인은 상류의 화학공장과 펄프공장에서 방류된 수은 폐액이다.
유기수은중독은 중독된 당사자뿐만 아니라 중독자가 낳은 자녀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이런 환자를 태아성환자라 하며 모체가 미나마따병에 걸렸을 때 태어난 선청성환자이다.
태아성 미나마따병 환자는 모체의 체내에 축적되어 있던 메틸수은이 태반을 통하여 태아에 이행하기 때문에 미나마따병 증상이 발현되는 것이다. 이럴때 모체는 심한 증상이 겉으로 나타나지 않아도 실조증 운동장해 시야협착 등 미나마따병이 부전형(不全型) 증상이 있으며 모발에서 수은이 검출된다.
신생아는 중증정신신경장해가 있다. 태아기에 태반을 통해 이행한 메틸수은에 의한 뇌발육장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메틸수은에 의해 파괴된 신경세포는 복원불가능한 것이다.
유일계량기 제작소의 경우
유일계량기 제작소에서는 수은온도계(mercury thermometer)를 만들고 있다. 이것은 수은의 열팽창을 이용한 액체온도계의 하나다. 이때 사용하는 수은은 화합물과는 다른 순수 수은이다. 그러나 작업하는 종업원은 증발하기 쉬운 수은 증기 흡입으로 중독이 될 경우가 있다. 이럴때 위험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만성중독이 되기도 한다. 처음 나타나는 증상은 구내염 설사 신경염 빈혈 피부염 및 잇몸의 색소침착 등이다. 이럴때는 우선 수은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빨리 전문의사의 처치를 받아야 한다.
유일계량기 제작소 종업원의 경우 고려대 환경의학연구소의 특수검진결과 7명은 보통 정상인의 요중(尿中) 수은함유량 20~30㎍의 15~20배인 3백㎍에서 최고 3백94㎍까지 나타나는 중독환자로 판정됐다. 그리고 35명은 최저 1백4㎍에서 최고 2백98㎍까지의 '중독요주의'로 판정되었다.
종업원들이 수은중독이 된 것은 작업시설과 통풍시설이 나빴기 때문임이 밝혀지고 있다.
수은의 무서움이 이미 몇십년 전부터 널리 알려 졌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층이 환경개선 등을소홀히 한 점, 감독 관청의 무성의 그리고 종업인 자신의 자기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제대로 힘쓰지 않은 점 등이 모두 이번 집단중독의 원인들이 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