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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입혹파리 때문에 소나무 전멸위기

천적을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솔입혹파리먹좀벌등 천적의 기생률이 15%가 넘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솔입혹파리 피해 계속 늘어
 

방제사업실행지역(A) 미실행지역(B)


삼림생태계는 임목이 에너지 생산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먹이그물로 이어지는 생물요소와 이들을 싸고 있는 기상인자 등의 무생물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생태계는 다른 어느 생태계보다도 복합적인 양상을 띠게 되며 안정도가 비교적 높다.

삼림을 우리의 자원-직접적인 물질생산의 측면과 간접적인 공익성의 측면에서-으로 파악하고 그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삼림생태계의 구성 및 기능을 파악하여 가능한 범위에서 제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우리의 삼림자원에 대한 욕구는 계속 증가하여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따라서 삼림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요구가 '자원의 최적이용 및 보전'이라는 측면에서 형성되게 하기 위한 인위적 관리가 불가피하게 된다.

이중에도 먹이그물로 이어지는 생물학적요소의 관리는 그들이 자원의 질적 양적 측면에서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아주 중요한 것이 된다. 삼림해충은 이들 생물적인 요소중의 일부이며 그들의 생태계에 대한 영향은 그들 자신의 독립적인 활동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른요소와 함께 작용과 상호작용을 이루면서 나타나는 오히려 종속적인 결과로서 발생한다. 따라서 해충문제에 대한 접근은 해충 중심적이 아닌 '생태계 일부 요소로서의 해충'이라는 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우리나라 삼림의 거의 전역에 분포하며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솔잎혹파리(Thecodiplosis japonensis) 문제는 특히 이러한 측면에서의 접근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솔잎혹파리의 피해상황과 방제법을 알아보고 현재까지 연구를 통해 축적된 지식을 개괄하면서 앞으로의 연구방향과 대책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나라의 삼림 총면적은 6백52만4천ha로 총면적의 6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50% 정도가 주로 소나무(Pinus densiflora)와 곰솔(Pinus tunbergiana)등으로 구성된 침엽수림이다. 이들과 더불어 존재하면서 삼림자원의 질적 양적인 손실을 초래하는 주요해충으로 솔나방, 소나무 좀 및 솔잎혹파리를 들 수 있다. 솔잎흑파리는 현재 소나무 및 곰솔림에서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해충인데 특히 큰 면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소나무에 크게 피해를 주고 있다.

솔잎혹파리가 우리나라에 처음 발생한 연대는 명확히 알 수 없으나 1929년 서울과 목포에서 최초로 이 해충의 피해가 발견되었고 1936년에 부산 구덕산에 분포하는 것이 보고되었다. 1940년경 이후부터 1960년까지에는 분포확장에 대한 별 기록이 없다가 1960년 이후 대발생을하여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관심이 집중되게 되었다.
 
1964년에는 단양에서 발견되었고 1970년경에는 목포를 진원지로 충청남도에 이르고, 부산을 진원으로 경주까지, 서울을 진원지로 하여 춘천에까지 분포가 확대되었으며 그후의 계속적인 분포확대로 인해 현재는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 분포하면서 심각한 피해를 일으켜 오고있다(그림1).
 

(그림1) 솔잎흑파리 피해 분포도


하루 살고 백여개의 알 낳아

솔입혹파리는 분류체계에 따라 파리목 혹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몸길이는 암컷이 2.1~2.5㎜, 숫컷이 1.6~1.9㎜ 가량 되는 전체적으로 황갈색, 암황갈색의 작고 연약한 파리이다. 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으로 알 애벌레 번데기 및 어른벌레의 시기를 거친다. 유충으로 땅속이나 낙엽 등의 부식(腐植)속에서 월동, 이듬해 5월 상순경부터 월동한 장소에서 고치를 짓고 번데기가 된다. 번데기 기간은 지온(地溫)에 따라 차이가 크다. 5월 상순부터 7월 하순에 이르기까지 어른벌레가 되며 교미하고 소나무위로 날아 올라가 솔잎 사이에 산란한다.

어른벌레의 수명은 만 1일 미만이며 이 기간중에 1백개 내외의 알을 낳는다. 알은 이 시기의 일반 기후환경하에서 5~7일 후에 부화하여 애벌레가 되는데 바로 솔잎 기부로 이동ㆍ정착하여 즙액이 풍부한 조직을 파괴하면서 대개 5~6마리가 사는 벌레혹을 형성하고 이로부터 영양을 섭취하면서 발육하게 된다. 피해를 입은 솔잎은 7월 상순경부터 성장이 정지된다. 한번 탈피한 2령의 애벌레는 8월하순부터 나타나며 빠르게 성장한다. 이 결과로 벌레혹의 속이 비기 시작하고 변색되어 10월 중순부터 피해잎이 변색되기 시작한다. 애벌레는 한번 더 탈피한3령유충으로 벌레혹을 탈출하여 땅속 1~3㎝되는 곳 또는 부식속에서 월동한다.

벌레혹 형성률과 피해도

부화한 애벌레에 의해 벌레혹이 형성, 확대되면서 피해잎의 길이성장이 정지되고 8월에 이르면 외부적으로 건전한 잎과 뚜렷한 구별이 생기며 혹의 성장이 완료되는 9월 중순경부터 벌레혹 부위가 갈색으로 변한다. 피해가 진전되어 유충의 성장이 3령으로 완료되는 시기인 10월 이후가 되면 피해잎은 건조하기 시작하고 11월에 이르면 황록색 내지 황갈색을 띠면서 말라버린다. 이로 인해 소나무의 생장이 저해되고 심한 경우는 말라 죽게 된다. 솔잎혹파리에 의한 이러한 소나무림의 피해는 벌레혹 형성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아래와 같은 기준에 의거, 그 피해정도를 구분하고 있다:
피해도1(미) : 벌레혹 형성률이 10% 미만으로 외관상 삼림의 피해가 나타나지 않는 상태
피해도2(경) : 벌레혹 형성률이 11~30%로 피해잎이 쉽게 발견되며 피해 임목의 상층부가 멀리서 보아 황록색으로 보이는 상태
피해도3(심) : 벌레혹 형성률이 31~50%로 멀리서 보아 삼림이 갈색으로 보이며 수관(樹冠)이 엉성한 상태다. 소나무중 말라 죽는 개체가 발생한다.
피해도4(극심) : 벌레혹 형성률이 50%이상인 경우로 멀리서 보면 삼림의 희백색으로 보인다. 2년 이상 이 정도의 피해를 받는 경우 소나무는 거의 말라 죽는다.

피해도를 결정하는 주요인자가 벌레혹 형성률이라고 할 때 벌레혹 형성률의 높낮이를 결정하는 주인자는 혹파리의 밀도이며 따라서 혹파리 밀도의 연차적 변화와 이 변화의 기작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수행되어왔다.

혹파리의 밀도변동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번데기로의 탈피시기에서의 토양함수량, 피해에 따른 소나무의 생리적 조건변화, 천적의 활동 및 밀도증가에 따른 솔잎혹파리의 종내경쟁(種內競争)을 들 수 있는데 이들 요인들의 작용강도는 해당삼림의 생태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이들 요인은 또한 각각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상호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게되므로 각 인자의 역할을 분리하여 고찰하는 것은 어렵다. 이 요인들의 작용을 통하여 혹파리 피해경과는 전형적인 양상을 보인다. 즉 솔잎혹파리의 밀도는 특정삼림에서 최초 발생 이후 최고밀도에 도달하기까지 6세대정도(6년 정도)를 경과하며 그 이후에는 급격히 그 밀도가 감소한다. 따라서 피해의 경과가 12년 정도의 기간에 일어나며 그 이후에는 안정되는 상황을 보인다. 이런 경과로 미루어 이 혹파리의 밀도변동에서의 생물적인 요인들의 기여도가 큰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피해소나무의 생리적 변화와 천적의 역할은 그 중요도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대하여 상당한 수준에서의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보다 깊은 면에서의 연구가 수행되어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약제와 천적을 이용한 해결방법

이러한 연구결과의 토대위에서 솔잎혹파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다각적으로 검토되어 오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으나 전체적인 면에서의 해결에는 아주 미흡한 실정이다.

농약을 살포하는 방안은 일찍부터 검토된 것이며 현재도 단기적인, 소규모적인 면에서는 성공적인 방법이 되어 있다. 즉 테믹(Temik)의 토중 처리(土中處理)방법과 다이메크론(Dimecron)등 침투성 약제의 수간주입(樹幹注入)방법이 개발되어 있어 방제효과를 거둘수 있으나 이들 약제가 가진 독성이 커서 환경에 미치는 부효과(副効果)가 아주 크다. 또한 처리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절대적인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삼림에만 소규모로 적용되고 있다.

솔잎혹파리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새, 거미, 응애, 곤충류에 속하는 포식(捕食) 및 기생(寄生)성 천적이 보고되어 있으며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들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포식성 동물과 병원 미생물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고 있다. 따라서 이 인자의 적용에 대한 검토는 미흡하다 할 것이나 현재까지의 결과로 볼 때 혹파리 밀도 억제효과는 대단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실용화하고 있고 또 계속 추구되고 있는 것은 기생천적의 사육과 방사(放飼)를 통한 접근이다.

천적, 먹좀벌의 생태

솔잎혹파리에 기생하는 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솔잎혹파리먹좀벌, 혹파리살이먹좀벌, 혹파리등뿔먹좀벌, 혹파리반뿔먹좀벌 등 4종이 발견되었는데 이중 솔잎혹파리먹좀벌은 전국의 솔잎혹파리 피해림에 분포하고 있으며 다른 종들은 남서부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고 사육 및 이식을 통하여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앞의 2종으로 이에 대한 생활사를 소개하는 것이 혹파리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솔잎혹파리먹좀벌

솔잎혹파리먹좀벌은 부화 직후의 혹파리 애벌레나 부화 직전의 알에 산란한다. 산란된 알은 제2령 애벌레로 자라 혹파리 애벌레 몸속에서 월동하여 이듬해 4월경에 제3령 애벌레로 되는데 이 시기에 기생된 솔잎혹파리 애벌레는 죽게 된다. 먹좀벌이 번데기를 거쳐 어른벌레로 되는 시기는 솔잎혹파리가 가장 많이 우화하는 시기에 비해 15일 정도 늦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른벌레의 수명은 벌꿀을 먹이로 했을 때 암컷이 평균 4.5일, 숫컷의 경우 2.1일이다.

산란수는 혹파리 밀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암컷 1마리당 난소에서 발견되는 포란수(抱卵數)는 평균 4백62개에 이른다. 솔잎혹파리의 알 또는 애벌레 마리당 1개의 알을 산란하는 경우가 70% 2개 이상의 알을 낳는 경우가 30%정도이나 어떤 경우든 1마리만이 어른벌레로 될 수 있다.

■혹파리살이먹좀벌

혹파리살이먹좀벌을 솔잎혹파리 알표면에 산란하여 부화된 애벌레가 기주체내로 잠입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외의 생활사 경과는 솔잎혹파리먹좀벌과 유사하나 먹좀벌의 경우와는 달리 기주 1마리당 2마리 이상이 기생할 경우 모두가 어른벌레로 성장할 수 있다.

이들 기생천적에 의한 기생률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며 연도에 따라서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기생률이 15% 이상이 되면 솔잎혹파리의 이상발생(異常発生)이 종식되어 솔잎혹파리에 의한 피해가 삼림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솔잎혹파리의 피해가 극심하게 나타나던 곳에서 소나무가 살아남아 정상적인 상황으로 회복된 곳이 많은데 그러한 곳에서는 예외없이 이들 솔잎혹파리 천적 기생률이 15% 이상으로 상승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경우 솔잎혹파리 밀도가 소나무의 생리적 변화 등의 다른 요인에 의해 감소된 까닭에 기생률이 상대적으로 상승한 것인지 아니면 이들 천적의 역할에 의해 밀도가 감속된 것인지에 대한 결론은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기생률을 15% 이상 높일 수 있다면 문제해결에 가까이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이러한 면에서 솔잎혹파리가 문제되는 지역에서 기생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현재 솔잎혹파리의 피해가 심한지역에서 조사된 기생률은 아주 낮다.

간벌, 시비, 벌채 등의 방법도

해충의 문제발생은 생태계의 제반 인자의 종합적인 작용의 결과라는 점에서 이러한 인자중 우리가 개입, 조절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내고 이들을 조절함으로써 해충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의 연구도 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안들을 보면 저항성 품종의 선발 육성과 간벌(間伐). 시비 및 하기 벌채(夏期伐採)등이다. 저항성 품종육성의 경우 소나무에 저항성 인자를 부여함으로써 혹파리의 증식을 억제하는 방안인데, 나무가 가지는 속성으로 인해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 저항성 품종이 선발될 경우에도 혹파리의 저항성 극복이 곧 뒤따를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으나 다른 방안과 복합하여 적용함으로써 그 효과를 크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방안이 가지는 단점은 실제 삼림관리자들에게 설득력이 부족하고 따라서 연구성과가 두드러지지 못하고 있다.

간벌과 시비는 이를 통한 소나무의 수세(樹勢)를 증가시키고 생리적인 기작을 통한 내성(耐性)을 증가시키는 한편 간접적으로 삼림의 미기상(微氣象)조건을 변화시켜 혹파리에 대한 환경조건을 악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효과검정이 여러 측면에서 이루어져 있으나 실제 적용을 한 경우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데 아마도 기대치가 기대효과에 비해 높은 까닭에서이거나 적용방법상에서의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외에도 비닐피복처리를 하여 월동을 위해 땅으로 낙하하는 애벌레를 포획하는 방법이 있으나 극히 소규모일 경우에만 실용성이 있으며, 이에 따른 역효과와 경비문제가 단점으로 지적된다.

삼림생태계의 연구필요성

위에서 쓴 것처럼 솔잎혹파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가지 방면에서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이 해충의 전파 및 그 이후 6~7년간에 걸친 대발생과 피해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 방안은 아직 없다. 이것은 삼림생태계 자체가 훨씬 복합적이고 이에 관여하는 생태적요인이 다양하여 솔잎혹파리의 입장에서 볼 때 위험분산 가능성이 크고 이에 비해 우리의 개입가능범위는 한정되어 있는데서 오는 결과라 볼 수 있다. 현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문제를 검토함에 있어서도 솔잎혹파리 중심적이 아니라 삼림중심적인 면에서 추구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이러한 점에서 생태학자 '사우스우드'와 '웨이'의 시각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해충문제를 "다양한 환경요인들 중에서 어떤 것이 부가되고 어떤 것이 제거되어야 하는가?"를결정하는데서부터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솔잎혹파리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설정은 이이론에 기초하여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우선적으로 생태계의 특성과 이에 관여하고 있는 요인들에 대해서 보다 체계적인 조사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그 생태계에서의 솔잎혹파리 역할과 이를 증폭시키거나 억제하는 요인들과 아울러 이들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소나무의 피해상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솔잎혹파리와 천적간의 상호작용분석은 이 결과를 토대로 하면서 동시에 이의 일부 요인으로서 다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생태계에 솔잎혹파리의 천적이 있다는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또는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천적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은 것은 이런 면에서의 검토가 부족한 때문으로 생각된다. 솔잎혹파리에게 열악한 환경을 제공하고 동시에 나무의 저항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생각되는 간벌, 하기벌채, 시비 등을 검토하여 이를 확립시킬 필요가 있다. 저항성 품종의 육종면에서도 위에 지적된 장기적이고도 지속적인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저항성 개체의 선발 육종에 대해 의구심과 회의가 많은 것이 사실이며 임목의 장기적 특성과 저항성 인자 발견의 어려움 때문에 연구의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에 솔잎혹파리 피해가 극심하던 곳에서 소나무가 살아남아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하고 있는 현상이나 종(種)은 다르지만 한 속(屬)에 속하며 침엽이 3개씩 달리는 리기다소나무의 경우 솔잎혹파리가 침입하여도 인지할만한 피해정도에 이르기 전에 치유되는 현상은 앞으로 선발이나 유전자 조작에 의한 저항성 품종의 육종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안들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추구되어야 하며 현재의 상황을 호전시키는데 단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여 기피되어서는 곤란하다. 이 기초적인 토대없이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 문제해결을 진척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 연구결과들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들이 충분히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이러한 기초의 부조과 단기적이고도 전시지향적인 삼림정책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반 작물생태계는 삼림생태계에 비하면 비교적 단순하며 또한 인위적 관리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해충문제도 비교적 단기적 측면에서 '급한 불 끄기'식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또 그 효과가 기대되기도 하지만 이를 특성이 전혀 다른 생태계에 도입할 경우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다.

현재 생태계의 특성을 조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그 결과가 기대된다. 이 경우 물론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삼림은 상당한 희생을 무릎쓰고라도 혹파리 밀도를 소규모이나 단기적으로 격감시킬 수 있다고 보고된 농약에 의한 방제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솔잎혹파리의 문제는 비교적 안정도가 큰 삼림의 문제이며 따라서 그 발생 및 확대과정도 장기적이며 이에 대응하는 자세도 장기적인 계획하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있을 수 없으며 삼림의 속성처럼 조급하지 않은 그러나 끈질긴 노력이 오히려 현 상황을 타개하며 미래의 문제발생을 예방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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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류문일 농과대교수
  • 김진수 농과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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