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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빠른 소자에 대한 요구 가열되는 국제 경쟁, 누가 주도권을?

일본의 가열된 분위기와 함께 미국은 엄청난 용량의 증가를 보장하는 X-선 기술의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의 반도체 소자 제조 기술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더욱 빠르고 더 큰 용량의 소자를 개발하기 위하여 X-선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반도체 소자 제조에 있어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경쟁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1990년대 중반에는 이 경쟁의 승리자가 연간 1조억 달러의 반도체 소자 시장을 석권하게 될 것이며, 컴퓨터 산업과 같은 반도체 소자 관련산업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 가게 될 것이다. 또 이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국가는 첨단 기술과 밀접히 연관되는 산업적 군사적 우위를 침식당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중대성을 인식한 미국정부는 X-선 기술의 개발을 위해 올해의 예산에는 2천5백만 달러를 배당하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판단에 의하면 이 액수는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서 아주 작은 양에 불과하다고 한다.

대형 입자가속기를 활용

알려진 바와 같이, X-선 리토그래피(Lithography)의 목표는 기존의 회로보다 훨씬 조밀한 회로를 만들기 위하여 싱크로트론이라고 하는 대형 입자가속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방법이 실현된다면 컴퓨터를 포함한 대부분의 전자기기를 구성하는 손톱 크기 정도의 소자에 훨씬 많은 회로를 집적할 수 있다. 현재 최첨단의 소자는 1백만개 정도의 회로를 집적할 수 있는데 비해, X-선 방법을 이용한 소자는 약 10억개 정도의 회로를 집적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소자의 용량과 속도가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는 주로 소자 구성 요소들 간의 거리를 단축 시킴으로써 전기 신호가 전달되는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 때문이다. 오늘날까지 반도체 소자의 발달은 대부분 이러한 효과를 통해 이루어 진 것이다.

경쟁은 이제 긴박한 성격을 띠고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기존의 방법은 이미 한계에 달했고, 기술 개발에 있어서도 외국과 살벌한 경쟁관계에 있으며, 기술 자체가 약 10년간의 예비연구를 거쳐 실용화 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싱크로트론은 대형 원자충돌기(Atom Smasher)와 유사한 것으로 다른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X-선을 산출한다. IBM사의 연구원이었으며, 현재는 기술정책과 산업개발을 위한 MIT 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퍼거슨’씨는 “싱크로트론은 대단히 훌륭한 기술이지만, 개발하여 가동시키는데는 약 50억달러로 추산되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X-선 기술의 최종 과제는 극히 광범위하고 막대한 비용을 요하기 때문에 단일 회사가 수행하기에는 불가능하다. ‘위스콘신’대학의 싱크로트론 방사선 센터 책임자로 있는 ‘후버’씨는 “문제는 연방 정부의 예산이 충분한가 아니면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불충분한 양인가 하는 것이다. 지금은 그것을 판단하는 중요한 시기인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기술도전
 

더 많은 회로의 집적을 위한 소자와 X-선 부식인쇄(애칭)의 비밀


미국의 과학자들은 현재 X-선 리토그래피를 개발하기 위하여 세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다양한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까지 포토 리토그래피(Photo-Lithography)라고 하는 소자 제조 공정에 있어서 빛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첫째 아주 미세한 회로의 기본형으로 복잡한 형태의 큰 회로도가 작성되고 이를 아주 작은 크기로 축소하여 명암을 바꿔 마스크(mask)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감광 물질이 덮혀진 실리콘 웨이퍼위에 만들어진 마스크를 놓고 빛을 쪼여 줌으로써 마스크에 기록된 회로가 부식되어 인쇄된다. 회로가 작아지면서 인쇄된 회로의 선명한 형태를 위하여 더욱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하는 것이 요구되었다(사용되는 빛의 파장은 부식인쇄시키려하는 회로의 크기보다 작아야 한다).

소자 생산자들은 현재 부식에 사용되는 빛을 가시광선 영역에서 자외선 영역으로 바꾸었으며 기존의 방법으로는 더 이상 진보할 수 없는 상태이다. 현재 최첨단의 소자에 있어서 회로 하나의 크기가 사람 머리카락의 약 1백분의 1인 1μm 정도인데 비해, X-선 리토그래피에 의해 제조된 회로는 약 0.1μm 정도의 크기가 될 것이다. 크기를 줄여 나가는데 있어 많은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IBM의 왓슨연구소의 소자 리토그래피 경영자로 있는 ‘윌슨’씨는 말했다. ‘10억 달러 짜리 문제’는 새로운 소자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는 X-선과 같은 아주 짧은 파장의 빛을 이용하는 것이나, 실제적인 난관은 적합한 종류의 X-선을 선택하는 것으로, 자외선에 가까운 연질(soft) X-선을 이용해야 하나, 생성시키기가 쉽지 않다. 의사들이나 치과 의사들이 사용하는 X-선은 너무 강하고 파장이 짧아서 물질과 반응하기 보다는 통과하는 성질이 강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회로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연질 X-선이 어떤 장비보다도 큰(수 마일의 크기인) 원형 원자 충돌기로 부터 발생된다는 것은 참으로 역설적인 일이다.

우연이 가져다준 행운

결정적인 계기는 하찮은 것으로 부터 마련되었다. 몇십년전 입자 물리학자들은 요동치는 전자들이, 실험을 교란시켜는 어떤 방사현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현상의 원리는 간단하다. 전자는 속력이나 운동의 방향이 바뀔 때 항상 빛이나 X-선과 같은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1970년대에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엄청난 연구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깨달았고, 입자 충돌기로서가 아니라 전자기파 방출기로서 원형 싱크로트론을 서둘러 축조하였다. 따라서 사실상 싱크로트론은 거대한 전구였다. 오늘날에는 X-선 싱크로트론이 몇몇 대학과 연방 연구소에 세워졌는데, 주로 분자구조를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공학자, 특히 IBM에 있는 공학자들은 X-선 리토그래피를 위하여 이 장비를 이용해 왔다.

1980년 이래 IBM은 BLN(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에서 연구를 수행하여 왔고 최근에는 지름 50피트 크기의 약 4천만 달러짜리 싱크로트론을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 큰 장비를 공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만한 크기로 줄일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일본과 독일은 이미 지름 6피트 정도의 ‘탁상용’싱크로트론을 개발하였다. IBM은 지름 20피트 크기의 싱크로트론 원형(原型)을 소자 공장안에 축조하려하고 있다. 이와 같이 축소된 싱크로트론은 전자를 작은 궤도안에 제한시키고 큰 속도로 가속시키기 위하여 아주 강력한 초전도 자성체가 필요하다. 기초 과학연구에 사용되어져 왔던 일반적인 싱크로트론은 상온에서 작동하는 기존의 자성체를 이용하고 있으나, 초전도 자성체는 극저온 기술이 요구된다.

가열되는 미·일의 경쟁


신소자제조 기술개발을 두고 가열되는 미·일이 경쟁


BNL 내의 싱크로트론 광원(光原)프로젝트 책임자로 있는 ‘노텍’씨는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X-선 리토그래피를 위해서는 상온 싱크로트론과 저온 싱크로트론이 모두 필요하며 일본은 두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고 우리도 역시 그러한 시도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것은 경쟁 그 자체이다. 만약 이 연구에서 일본이 우리를 앞지른다면 우리는 큰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통산성은 올해에 X-선 리토그래피 시스팀을 설계하고 축조하는데 7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보고하였다. 전문분석가들은 앞으로 10년간 소자 생산자들이 대당 1천만달러 정도의 소형 싱크로트론을 약 1백~1백50대 정도 축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1986년 이래 ‘부룩하번’에서는 싱크로트론과 X-선 리토그래피를 위하여 5회에 걸친 워크샵을 개최하였는데, 여기서 두 가지 종류의 소형 싱크로트론의 기본형을 설계하였다. ‘노텍’박사는 “이것은 준비단계이다. 그러나 자금 투자면에서는 불투명하다”라고 말하고, 소형 싱크로트론의 기본형을 제작하기 위하여 한달 안에 워싱턴으로부터 어떠한 조치가 있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상 신뢰성을 가지며 저렴한 소형 싱크로트론을 제작하는 일은 X-선 리토그래피를 개발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장애 요소는 아니다. 신소자제조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미국국방부의 ‘패터슨’씨에 따르면 가장 큰 장애는 마스크를 만드는 일이라 한다. 빠르고 용량이 큰 소자의 개발은 군사적으로나 국가 안전을 위해서 중대한 일이므로 국방부는 올해 이 분야에 1천5백만 달러를 예산으로 배당하였다.

패터슨 씨는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위스콘신 대학의 싱크로트론에서는 학자들이 적합한 마스크와 이와 관계된 하드웨어를 물색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현재 문제중의 하나는 발생되는 X-선이 너무 강해서 마스크를 파괴시키는 현상이다.

‘후버’박사는 “더욱 고질의 재료가 필요하다. 마스크는 1만번 이상의 X-선 노출에 견디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늘날 마스크의 투명한 부분은 유리과 같은 재료로 만들어지며 불투명한 부분은 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리토그래피의 대상이 되는 실리콘 기판을 어떻게 조정하는가 하는 것이다. X-선은 굴절시키거나 조절하기에는 너무 강하며, 싱크로트론으로 부터 방출되는 X-선은 아주 가늘어서 실리콘 웨이퍼 전체를 한꺼번에 조사하기 어렵다. 따라서 학자들은 현재 X-선을 조사하면서 실리콘 웨이퍼를 정교하게 이동시킬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와 여타의 문제들은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하느냐, 그래서 다음 세대의 반도체 소자시장을 석권하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이 이 경쟁에서 실패할 경우 군사적으로 상업적으로 광범위하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MIT의 퍼거슨 씨는 “미국은 군사적이나 산업 발전에 결정적인 기술을 더 이상 지배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지정학적인 면에서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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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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