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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기록과 지우는 것이 가능한 광디스크 시대가 열린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정보의 양, 이에 따른 기억매체의 개발은 시급한 과제이다.

현재 급속히 진전되고 있는 사회전반의 고도정보화는 각종정보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이에 수반하여 방대한 양의 정보를 조밀하게 저장할 수 있고 신속히 기록·재생·수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기억장치의 개발이 요청되고 있다.

컴퓨터를 비롯한 현 정보처리 기기의 주기억수단으로는 현재 반도체 소자와 자기 기억매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반도체 소자는 기억밀도가 높고 정보처리 속도가 빠른 대신 정보기억 단가가 월등히 비싸 컴퓨터 내부 기억소자로 사용되고 있다. 반면에 자기 기억매체는 정보기억 단가가 싸고 기록·재생·지워없앰이 가능하여 컴퓨터 외부 기억장치를 비롯한 각종 오디오, 비디오, 카드 등에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으나 기억밀도의 획기적인 향상에는 한계가 있는 형편이다.

열리는 광학정보기억의 시대

최근 컴팩트 디스크 또는 레이저비전등의 상품명으로 출현하기 시작한 광디스크(Optical Disc)는 광학헤드(Head)를 써서 반도체 레이저 광선을 직경 1μm(1천분의 1mm)정도로 집속시켜 기억매체 표면에 조사함으로써 국부적으로 물리·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정보를 기억한다.

이것은 반도체 레이저광을 조사하여 기록된 정보를 재생하는 새로운 기술로서 자기 감응을 이용하는 자기디스크, 테이프, 카드 등에 비하여 기억밀도, 신뢰성, 매체 취급성이 월등히 뛰어나 급속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광디스크는 종래의 음반과 같이 기록된 신호를 재생만 하거나 종이와 같이 정보를 일단 한번 기록하면 지우고 다시 기록할 수가 없다. 따라서 반복기록과 지우는 것이 가능한 가역 광학 기억매체의 개발이 연구개발의 초점이 되고있다. 이것이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90년대가 되면 광학적 정보기억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것으로 보인다.

가역 광학 기억방식은 현재 여러가지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식은 재료의 ‘열─자기’효과를 이용한 정보의 기록·소거와 ‘자기─광학’효과를 이용한 재생방식, 즉 열자기 광학기억 장치가 있다. 연구개발의 핵심은 열자기 광학 기억장치의 관건이 되는 재료개발에 놓여 있다.

자기광학 기억의 기본원리

‘자기─광학’효과란 자화(磁化)된 특수한 재료를 빛이 투과하거나 반사하게 되면 빛의 특성에 독특한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자기광학 기억방식은 (그림1)과 같이 반사광의 편광면이 회전하는 ‘커’(Kerr)효과를 주로 이용하게 된다. ‘커’회전방향은 입사 편광이 자화방향과 평행일때와 그렇지 않을때는 서로 반대이다. 따라서 역방향으로 자화된 부분과 정방향으로 자화된 부분 사이에는 입사광과 반사광의 편광면 각도 차이가 ‘커’회전각의 2배가 된다. 또한 검광자를 통과해 나오는 반사광의 강도가 (그림1)의 빗금친 부분과 같이 역자화된 ‘비트’부분과 주변 부분과는 차이가 생겨 기록 ‘비트’유무를 검출할 수가 있다.
 

(그림1) 「커」효과 및 자기광학 재생원리


‘열─자기’효과는 자성재료의 자기특성이 온도에 따라 변하는 현상이다. 철과 같은 강자성 재료는 (그림2)와 같이 최대로 자화될 수 있는 포화자화와, 외부자장의 영향에 저항하여 일단 띤 자기를 보유하려는 성질의 척도인 보자력이 온도가 상승할수록 감소하다가 큐리온도에 이르면 완전히 소멸된다. 그러나 ‘페리’ 자성재료라는 것은 (그림2)에서와 같이 큐리온도 이하에서 포화자화가 없어지는 대신 보자력이 급증하는 소위 보상온도가 존재한다.

‘열─자기’기록은 재료의 특성에 따라 큐리온도 또는 보상온도를 이용할 수 있다. 박막형태의 매체재료에 한 방향으로 수직 자화된 디스크 표면에 1μm 정도로 집속된 반도체 레이저광선을 조사하면 국부적으로 조사부분이 큐리온도 또는 보상온도 부근까지 순간적으로 가열되어 보자력이 낮아진다. 따라서 (그림2)와 같이 약한 기록자계(Bias Field)를 반대방향으로 걸어주면 쉽게 자화방향이 반전될 수 있다.
 

(그림2) 보자력의 온도변화를 이용한 두가지 기록방식


레이저광선 조사를 중단하면 자화반전부는 즉시 냉각되어 보자력이 높아지므로 반전된 레이저 조사부는 1μm 정도의 작은 기록비트로서 안정화된다(그림3).
 

(그림3) 기록원리


기억매체는 원판형의 강화유리 또는 특수 플래스틱 기판 표면에 두께 1μm이하의 균일한 박막상태이며 주로 ‘스퍼터링’이라는 박막제조법으로 만든다. 실제 디스크 구조는 (그림4)와 같이 광학헤드 안내용의 홈이 동심원 또는 나선형으로 파여지게되며 기억 매체층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막을 입히게된다.

기억매체는 박막면에 수직방향으로 자화될 수 있도록 수직 자기 이방성이 커야하며 정확한 재생특성 확보를 위해 ‘커’회전각도가 크고 기록감도가 높아야 하는 등 재료에 대한 요구가 엄격하다.
 

(그림4) 자기광학 디스크 구조


(그림5)는 대표적인 광학헤드의 광학계통을 개략적으로 도시한 것이다. 이것은 디스크 회전기구, 레이저 광학계, 서보조절기구, 기록·소거자계용 전자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5) 대표적인 광학헤드의 광학계통


확대되는 응용분야

가역 기억매체인 자기광학 기억재료는 아직 실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몇가지 해결되어야 할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월등히 높은 정보기억 밀도, 소거특성 등으로 인하여 연구개발의 진전에 따라 응용범위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응용분야로는 데이타와 워드프로세싱, 문서·화상파일, 녹음·녹화등으로 종래의 플로피 디스크 5백매 분의 정보를 1장의 자기 광학디스크에 수록할 수 있는 높은 기록밀도를 갖고 있다. 특히 현재 IBM 소형컴퓨터에 사용되고 있는 윈체스터 자기디스크와 같이 기억용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고가의 기억장치비가 소요되는 소형컴퓨터에서 큰 이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1990년 까지는 현재 자기 기억매체에 저장되는 정보량의 3분의 1정도가 광학적 기억매체에 저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광학적 기억매체의 3분의 2정도를 정보의 소거가 가능한 가역 기억매체 즉 자기광학 기억매체가 차지할 것으로 추축되고 있어 90년에는 약 10억 달러 이상의 수요가 예상된다.

자기 광학재료는 현재 상태로는 정보 기억매체용으로 주로 개발되고 있으며 비교적 연구개발 역사가 짧다. 하지만 앞으로 정보기억용 외에도 복사기, 표시소자, 감지기, 속도계, 광도파로 등 많은 분야에 응용 가능하여 개발여하에 따라서는 전 산업분야에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걸음마 단계의 우리 기술수준

1957년─망간과 비스머스 합금 박막의 자기광학 특성을 이용해 보자는 착안이 처음 이루어졌다. 그후 1960년 레이저가 개발되자 그 가능성이 구체화되었으나 적절한 재료가 개발되어 있지 않았고 레이저와 광학계, ‘서보’(servo)계통 등 주변기술의 미숙으로 1970년대 초기 이후 연구개발이 거의 중단되었다.

그러나 1973년에 자기광학 기억용으로 연구대상이 되고 있는 희토류 금속과 천이금속의 비결정질 합금이 처음으로 개발되고 광디스크의 개발로 광주변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됨에 따라 1980년 경부터 연구개발이 재개되었다. 미국과 일본을 선두로 전세계에서 최소한 1백개 이상의 기업, 연구기관이 개발에 참가하고 있으며 2~3년 내에 실용화가 확실시됨에 따라 이를 이용한 주변기기 및 응용 시스팀 개발붐이 일고 있다.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문서·화상정보 수록용으로는 실용 가능하나 컴퓨터 외부기억 장치용이나 녹화용 등으로 본격적인 실용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자기광학 효과가 크고 매체잡음이 적으며 화학적·열적으로 안정한 재료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공업화를 위해서는 넓은 면적의 균일한 박막을 값싸게 만들 수 있는 제조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각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재료는 ‘터비움’(Terbium)이란 희토류 원소에 철, 코발트, ‘가돌리늄’(Galolinium)등을 섞은 비결정질의 합금 박막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합금의 조성, 구조, 제조기술 등은 일체 공개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이 분야의 연구는 선진국에서도 비교적 역사가 짧은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전혀 연구경험이나 연구설비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과학기술원에서 이 재료의 경제적, 기술적 중요성을 감안하여 국책 연구개발 과제로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하게 되었다. 자기광학 디스크가 선진국에서 실용화될 경우 예상되는 기술격차를 최소한 줄이기라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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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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