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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으로 보다 적합한 선택은?

자연계열에 진학하려는 여학생이다. 우리나라의 현실로 보아 전반적인 전망은 어떤가.
 

한마디로 밝다고 보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어려움도 많다는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정부의 '2000년대를 향한 과학기술발전 장기계획'에 의한 과학기술인력수급추세를 보면 2001년까지 박사급으로 수학에서 연간평균 14.2%, 기계 13.5%, 전기·전자 14.7%증가가 필요하다고 되어 있다. 이중에 여성들의 진출도 상당부분을 차지해야 된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과학교육을 받은 여학생은 지난 1947년의 25년에서 약 40년이 지난 85년의 자연계열 여대생 수는 4만9천7백96명으로 전체 자연계 대학생수 33만6천6백24명의 14.8%을 차지했다.
 

가장 활발한 것은 이학분야이다. 85년 현재 전체 이학전공 대학생의 43.4%인 3만8천6백26명이 여대생이다. 그중 생물학과 40.1%, 화학과 36.8%로 가장 많고, 응용통계(11.6%)와 물리학과 (13.4%)는 비율이 낮다. 공학계에서는 2.7%에 불과하다. 두드러진 현상은 전자계산학과로 몰리고 있는 것인데 10명중 2명꼴이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늘어나면서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여성에게 보다 적합한 분야가 따로 있는가.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 과학분야에서 여성에게 적합하다고 어떤 특정분야로 몰렸던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유아기로부터 공식적인 학교교육을 거치는 일련의 사회화과정에 뿌리깊게 내려있는 성차별의 결과였다. 여성과 남성은 분명히 구별된다. 성의 생리적 차이뿐 아니라 예컨대 인식능력에서도 여성은 언어능력과 직관력 통찰력, 남성은 입체공간적 능력에서 우수한 것으로 특징지워져 있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 차이가 마치 여성에게 과학적 능력이 결여된 것처럼 확대해석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여자는 원래 수학적 능력이 뒤진다는 생각도 실험적 프로그램으로 근거없는 편견임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므로 종래의 남성위주의 사고체계를 벗어나 여성특유의 또다른 능력과 재능을 과학활동에 반영시켜야 한다. 그런 여성의 특성을 직관적인 통찰력, 자연에 대한 정복보다는 협조적인 성향, 위계적이고 일방적인 인과론적 사고보다는 상관관계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써 사물을 파악하는 경향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여성은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나 모두 재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에게 보다 적합한 분야

 

여성이 제대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분야는 어떤 분야인가.
 

자연계열 여대생의 양적 증가추세에도 불구하고 사회진출의 통로가 좁고 진출한 뒤에도 남성과 동등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자연계열 취업자중 전공관련 취업자의 남녀비율을 보아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83년에 남자 81.4% 여자 6.81%, 84년 남 78.5 여 7.39, 85년 남 80.0 여 8.87, 86년 남 73.9 여 9.39였다(문교통계연보).
 

이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그런 속에서도 여성의 취업률이 불과 몇년사이에 상향곡선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지식 집약적이 된 고도산업사회의 여러 직종은 인간의 육체적인 힘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특수한 영역을 제외하고는 체력에 근거한 노동분업이란 불합리한 것이다. 그러므로 과학·기술인력의 부족이 조만간에 심각해질 우리나라 실정으로는 어느 분야에서나 여성이 제대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화학전공을 선택하는 여학생이 많은데 괜찮은 선택인가. 기계·건축분야는 남성만의 분야라는 인식이 깊은데 여성도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인가.
 

화학전공을 선택하는 여학생이 많았던 것은 다루는 분야가 넓고 관심영역 자체가 넓었기 때문이라 해석된다. 그만큼 졸업후 취업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막대한 투자로 양성된 여성과학인력이 어떤 형태로라도 수용되는 방향으로 몰렸던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앞으로는 한쪽으로만 몰리는 현상은 지양될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고급인력수요가 골고루 늘어날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성적좋은 여학생이 전산학을 비롯하여 유전공학 분자생물학 미생물학 등 지금까지 소홀히하던 분야를 골고루 택하고 있는 것이다. 기계·건축분야도 그런 의미에서 남성의 아성이라는 장벽이 무너질 것이다. 앞으로 하이테크화되면 될수록 힘들고 여성이 못하던 것이 점점 없어지면서 여성의 진출도 늘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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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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