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수학은 이공계진학의 필수라고들하는데, 수학점수가 좋지 않은 사람이 이공계에 진학해도 좋은가?
답 어떤 과목보다도 수학이 이공계 학문의 기본과목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수학점수가 나쁘다고 해서 적성이 이공계와 맞지 않는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이 말은 수학을 잘한다고 해서 이공계 적성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의해야 할 것은 점수보다는 수학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럴 때 이공계 진학은 삼가는 것이 좋다. 굳이 이공계분야에서 수학이 상대적으로 덜 쓰이는 분야를 찾는다면 이과계의 생물학 및 화학 관련학과와 공과계의 섬유공학과 정도이다. 그러나 생물학이나 화학 관련분야 전체가 수학이 중요시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 중의 일부 분야가 조금 수학을 덜 중요시한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수학점수가 조금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이런 분야에 관심이 지대하거나 적성이 뛰어나다고하면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문 고장난 물건을 고치거나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손재주가 없는데 이공계분야에 가도 되는가?
답 우리나라 이공계 진학 대학생 전체에게 물어보면 아마도 반수 이상은 손재주가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 말은 이제까지 우리나라 과학교육방법이 정상적이지 못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공계 특히 공과계 진학자는 어느정도 공작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바람직하지만, 손재주라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는 길들이기, 즉 습관을 들이면 되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공과대학생 중 일부가 '집에서 형광등이 들어오지 않을 때 속수무책'이라거나 '실험기자재를 다루지 못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개인적인 무능력이라기 보다는 우리나라의 교육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만 이공계에 진학하려는 자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물에 관심을 갖고 직접 분석해보고 다시 만들어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문 글을 잘 쓰는데 이공계에서 이런 능력을 살릴 수 있는 분야는?
답 표현력이 좋다는 것은 어떤 학문을 하든지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이공계분야 역시 연구업적을 글로 나타내야 하고 산업현장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여러사람에게 전달해야 하므로 글 잘 쓰는 사람이나 말 잘 하는 사람이 유리한 것은 두말 할 필요없다.
앞으로의 사회는 과학기술이 전체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므로, 어려운 과학기술을 일반대중에게 알기 쉽게 정확히 전달해야하는 역할도 중요한 것이다. 개인별로 자신의 학문분야를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대변해주는 과학저술가도 많이 필요하리라는 전망이다. 또학 과학사학자나 과학교육자(교수 교사)로 진출해 보는 것도 고려해보면 좋다.
문 비교적 성격이 논리적이라고 생각돼 컴퓨터분야로 진출해보고 싶은데, 컴퓨터 관련 과를 정리한다면?
답 현재 우리나라에서 컴퓨터를 공부할 수 있는 과는 전기공학과 전자공학과 전산학과(전자계산도 포함) 제어계측학과 등이 있다. 이들 학과가 원래 분야가 있어 대쪽같이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분명하게 '이거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현실을 기준으로 분류해본다면, 전기공학과에서는 아무래도 전력쪽에 치우쳐 있다고 할 수 있다. 전기기기 송배전 전력제어 전기전자재료 회로이론 등 많은 분야에서 일부가 제어용 컴퓨터와 같은 컴퓨터쪽의 응용분야를 다루고 있다.
전자공학과도 마찬가지로 응용적인 측면에서 제어용 컴퓨터를 다루나 통신(컴퓨터통신 포함)이 주요한 분야를 이루고 있다. 전산학과는 초기에 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주로 다루었으나 요즘에는 하드웨어도 같은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 공대에 전산학과가 포함돼 있는 경우는 하드웨어가 중심이 되고 있고 자연대에 포함돼 있는 경우는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경우도 있다. 제어계측공학과도 컴퓨터분야 중 응용분야인 제어기기를 주로 다룬다. 그러나 이런 분류가 무색할 정도로, 국내 형편은 어떤 분야의 교수가 재직해 있는가에 따라 그 학과의 성격이 규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좀더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려면 각 학교에 문의해보는 수밖에 없다.
문 앉아서 차분하게 연구하는 것보다는 여러곳을 돌아다니면서 자연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는데 이공계학과 중 적절한 분야는?
답 일반적으로 알려지기를 자연과학을 하는 사람은 연구소에 틀어박혀서 책과 씨름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자연대에서 지질학 생물학 해양학 등은 기본적으로 자연과 직접 접하면서 이를 토대로 연구를 해야 한다. 물론 이런 경우도 돌아만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에서 얻은 경험적 지식이 기본이 되므로 날카롭게 자연을 관찰하는 능력이 밑받침된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공학에서는 대부분의 학과가 이론 중심 파트가 있는 반면에 이미 밝혀진 이론을 현실에 적응시켜나가는 현장 중심 파트가 있으므로 선택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문 특별한 적성이 없다고 생각되는데 이공계에서 그다지 적성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과는 어떤 곳인지?
답 적성이 없다는 것은 적성이 계발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적성은 선천적인 측면도 있지만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 계발된다고 알려져 있다.
어렸을 때 어떤 계기로 조금 흥미를 느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진 분야가 있다면, 이는 적성계발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그러나 학문을 할 생각으로 대학의 이공계를 선택한다면 최소한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는 수학이나 물리, 화학 또는 생물 정도로 나누어 자신의 흥미 정도라도 따져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