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수치를 이해하는 것도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의 한가지. 정기건강진단 자료를 기초로 병의 예방이나 조기발견을 하는 방법을 간추려본다.
"1년에 한번쯤은 인간도크에서 건강체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말하는것을 가끔 듣는다. 그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즈음이다. 그러나 직장에서 정기적으로 건강진단을 받을수 있는 사람 외에는 건강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보는 사람이 적은 편이다. 그 때문에 병이 상당히 진전된 다음에야 병에 걸린 것을 알게된다. 그러나 때가 늦어 비극적인 결과를 빚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와는 반대로 모처럼 검사를 받았으면서 설명하는 결과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여 끝내는 의사가 곤욕을 겪는 사태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적지않다. 과대평가중에는 의원성질환(醫原性疾患)이라는 것이있다. 설명하는 의사가 수진자(受診者)의 심리상태 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처리하여버려 크게 걱정할 것이 없는 의사의 간단한 소견을 밝히기 위해 여러가지 특수검사를 하지않고는 못배기는 것이다. 또 수진자 자신의 지식이 불완전 한데도 잘못알고 있는 고정관념 때문에 자신의 검사결과가 대단히 나쁘다고 단정해버려 의사가 장시간 설명을 하지 않으면 납득하지 않는경우도 있다.
도크검사는 대개 최종적인 진단이라기보다 어떤 병이 있는지의 가능성을 가려내 정밀검사를 받도록 하는 역할이다. 헌혈검사로 밝혀내는 몇가지 결과도 역시 그런 것이다. 헌혈한 피가 다른 사람에게 수혈해도 좋은지 어떤지를 가리는 것이므로 에이즈검사나 매독, B형 간염검사 등도 포함되어 있다.
도크검사가 어떤 것인가를 상세히 설명하기는 복잡하므로 대표적인 검사를 중심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간단하게 설명해 보자.
헌혈할때는 예비검사로서 먼저 채혈할 수 있는지 혈액의 비중을 잰다. 혈액이 어떤 무게 이상이면 빈혈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극히 간단한 검사다.
비중은 혈액속의 적혈구 수, 혈청 속의 단백질의 농도 등과 관계되므로 혈액비중이 합격되면 적어도 빈혈 영양실조 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알수있다. 보통 1.055에서 1.060 정도로 물보다 약간 무거운 정도다.
혈압
혈압은 심장이 펌프가 되어 전신에 혈액을 보내는 때의 압력이다. 혈관에는 고무와 같은 탄성이 있어 심장에서 피를 내보낼때의 혈압을 수축기혈압이라하고 다 내보내고 난뒤의 혈압을 확장기혈압이라 하는데 보통 최고혈압, 최저혈압이라한다. 채혈할때 혈압을 재는 것은 심장과 순환기계의 극히 간단한 스크리닝이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채혈하여 피를 빼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으나 심장병이나 신장병인 사람으로부터 채혈하면 피의 흐름이 달라져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혈압이 높은 사람, 최고치가 140을 넘는 사람이나 100이하로 저혈압인 사람은 헌혈을 않는 것이좋다.
GPT,GOT,ALP-B형 간염
통상으로는 'HBV(B형간염 바이러스)검사'로서 바이러스를 조사하는 것인데 그것은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S항원 이라는 것을 살피는 것이다. 양성이면 좀더 상세하게 e항원 등을 살핀다. 이 바이러스는 체내에 지니고만 있는 경우와 병인 상태가 되어 간염이라고 단정 할 수 있는 상태가 있는데 이 상태를 구분하는데 'GPT' 라는 효소를 쓴다.GPT는 흔히 'GOT'와 함께 측정하는데 발증초기에는 GPT 쪽이 높아지므로 먼저 GPT치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간장병이 진전되어 간경변 간암등이 되면 GOT가 GPT쪽 보다 높아진다.보통 35이하가 정상이며 세자리 숫자 즉100단위를 넘으면 위험상태로 본다.
'알칼리성인산효소(ALP)'는 간장에서 담즙에 배출되는 효소로 'LAP(로이신아미노펩티타제)'와 함께 재는 경우가 많은데 담관(가느다란.곳에서 굵은 총담관까지)에서 담즙의 흐름이 나빠지면 간장에서 생성과잉이 되어 높아진다. 이ALP에는 1에서5(최고7까지도 있다)까지의 이소자임이 있어 각각 생성장기에 특이성이 있다. 원인을 잘 알수없이 ALP치가 높은 경우는 이 이소자임을 병을 추정할수 있다. 담즙의 유출이 나쁜 경우를 예를들었으나 이것은 ALP¹과 ALP²의 경우다. ALP³는 뼈에서 나오는데 발육기의 어린이는 당연히 높아지나 암이 뼈에 전이하여 그곳에서 증식하는 경우나 부갑상선의 기능항진으로 칼슘의 대사이상이 일어났을 경우도 높은치를 나타낸다. ALP⁴는 태반에서, ${ALP}^{5}$는 소장에서 생성된다. LAP의 정상치는 단위에 따라 다르나 흔히 10이하로 보며 15를넘으면 무언가 이상이 있다고 본다.
에이즈
신문 잡지 텔레비전에서 에이즈(AIDS)에 대한 기사를 자주 보게된다.
"저는 미국에 오랜동안 체재했는데 괜찮을까요" "특별히 위험한 경우를 경험한 적이 없으면 걱정없읍니다" "그래도 좀 조사해 주실수 없겠읍니까?"
이런 대화가 진찰실에서 흘러나와도 결코 진귀한 일은 아니다.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은 마치 간염바이러스가 그러했던것 처럼 지금 화제의 대상이 되어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왁친이 나와 조만간 자취를 감추리라 생각되지만 에이즈도 전세계에서 대책을 연구중이므로 해결될 날이 빨리오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다. 다만 에이즈 바이러스는 감염된 후 발병까지의 기간이 길어 '잊어버리고 있을때 나타나는 것'(레토로바이러스)이므로 대책도 늦어진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는 비교적 약하여 끓는 물 알코올 크레졸비누물 표백분 등에 사멸하므로 마음에 걸리면 소독해버리면 된다.
현재 의료기관에서 보통하고 있는 것은 에이즈바이러스 그 자체를 검출하는 것이 아니고 에이즈에 걸린적이 있는지 어떤지를 보는 '항체검사'이므로 '양성이나 에이즈환자는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BUN-신장병
신장병 검사에서는 '혈약잔여질소(BUN)'를 살펴본다. 신장은 손을 허리에 대었을 때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근에 있으며 뇨를 만들어 노폐물로서 흘려보내는 잠두콩 모양을 한 장기다. 노폐물의 대표적인 것은 잔여질소 즉 단백질이 열량을 내고난 뒤의 찌꺼기인 것이다. 만약 신장의 기능이 나빠져 이 찌꺼기가 충분히 여과되지 않을 경우는 혈액속에 그 찌꺼기가 차츰 가득차 점점 그 농도가 높아간다. 따라서 혈액속의 BUN을 잼으로서 신장이 충분히 활동하고 있는지 어떤지를 알수있게 된다. 보통은 1데시리터당 20밀리그램이라 알려져 있지만 높은 경우는 100 이상도 된다. 이런 경우는 인공투석(人工透析ㆍ인공신장)으로 제거해주지 않으면 뇨독증이 되어 죽음에까지 이르게된다. 인공투석으로 생명을 유지하거나 사회적으로 활동을 해도 일주간에 2~3회 병원을 찾지 않으면 노폐물이 차서 두통과 구토가 생긴다.
ALB-영양상태
보통 혈청속의 단백질을 조사한다.단백질은 '알부민'과 '글로불린'으로 나누어지는데 두가지를 합쳐서 '총단백'이라 한다. 알부민은 주로 영양에 관여하며 글로불린은 신체의 면역(병에 저항하는 작용)에 관여하고 있다. 글로불린에 대하여 상세하게 살펴볼 경우는 전기영동법(泳動法)이라하여 글로불린의 이소자임을 각각 갈라놓는 방법을 쓰고있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알부민과 글로불린의 비(A/G)는 1보다 크다. 그러나 네프로제라는 신장병으로 뇨속에서 대량의 단백(알부민)이 없어지거나 또 간경변이나 악성질환 말기와 같은 경우처럼 알부민 합성이 나쁘게 되어 알부민이 적어지면 A/G의 수치가 1보다 적어질 경우가 있어 거꾸로 이 비가 병의 중증을 나타내는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총단백은 1데시리터 속에 6.5~8.5g,알부민은 4.0~5.0g 정도이다.
CHOL-지방분
'콜레스테롤(CHOL)'은 동맥경화증의 원인이라하여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반화되어있다. 콜레스테롤은 주로 간장에서 합성되는데 그 대부분은 담즙이 되어 장으로 나간다. 그러나 그것은 지방의 소화를 도울뿐으로 역할이 끝나면 다시 회수된다. 그러므로 하루동안에 없어지는 콜레스테롤은 극히 소량으로 1일 약 0.8g 정도이다. 식사로 흡수되는 콜레스테롤은 0.3~0.5g 정도이므로 필요한 콜레스테롤은 대부분은 체내에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콜레스테롤이 신체의 대사를 컨트롤하는 호르몬의 원료로서 중요하다는 점도 잊어서는 않된다. 콜레스테롤 속에는 나쁜작용과 좋은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비중이 높은것과 낮은 것 즉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의 차이인 것이다. 지방분은 혈액속에서 단백질과 사이좋게 결합하여 이동하고 있는데 이 커플을 리포단백질이라한다. 이중에서 좋은 역할을 한다는 비중이 높은 것을 'HDL 콜레스테롤'이라 하는데 그 수치가 낮은 경우는 분명히 동맥경화증이 진전되고 따라서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는 비율이 높다. 이것은 미국 프래밍검지방에서 오랜동안 조사한 결과에서 밝혀진 것으로 최근에는 총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는 반드시 이 HDL콜레스테롤도 동시에 잴수있게 되어있다.
'중성지방'도 흔히 측정되고 있다. 중성지방이란 지방산 3개와 1개의 글리세롤이 결합한 것으로 '트리글리세라이드'라고도 한다. 이 혈액속의 중성지방의 수치는 포도당과 마찬가지로 식사의 영향으로 현저하게 동요를 나타낸다. 따라서 엄밀하게 12시간 이상의 절식상태에서 채혈할 필요가 있다.그러나 너무 공복상태가 계속되어도 거꾸로 높게되는 수가 있으므로 전날밤 9시 이후 절식하여 그 다음날 아침 9시에 채혈하는 것이 좋다. 식사로 섭취되는 지방은 거의가 이 중성지방인데, 식사후에는 이 중성지방과 신체 안에서 생성된 중성지방이 함께 측정되기 때문에 곤란해진다. 이 중성지방의 단위가 높으면 심근을 도우는 혈관(관상동맥)의 경화가 진전되기 쉽다. 중성지방의 상한치는 1데시리터당 2백mg 정도이고 남성이 약간 높다. 총 콜레스테롤은 보통 2백50mg 정도를 상한으로 보며 치료대상은 3백이상 정도다.
심근경색 검사
혈액으로 심근경색발증을 완전히 예측할 수는 없으나 HDL 콜레스테롤이 45mg 이하에서 발증빈도가 높으며 또 심전도의 소견등으로 하이리스크(발증 위험성이 높은 사람)를 가려낼 수는 있다. 심근경색이란 관상동맥에 피가 엉기어 막히기 때문에 근육이 죽어버리는 병이다. 심근경색이 발증하면'크레아틴인산키나제(CK)'라는 효소를 살펴보는 것과 심전도 소견으로 바로 진단된다. 이 효소는 심근이외에도 근육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나 심근속의 것은 보통 팔이나 다리 근육의 것과 조금 달라 그것(CK-MB)을발견하는 것으로 심근의 괴사가 생겼다는 것을 즉각 알수 있다. 보통은 영에 가까운 수치이나 심근경색에서는 몇백 몇천단위로까지 올라간다. 가슴이 아프다고 하면 흔히 협심증을 생각하게 된다. 그 협싱증 중에는 심근경색과 달리 근육에 장해를 주지않는 것이나 자연기흉 또는 대동맥이 터져나가는 해리성대동맥류와 같은 병도 있다. 그 감별은 어렵지만 이 CK-MB 의 수치가 하나의 열쇠가 된다.
정상치에 대하여
콜레스테롤이 높다거나 낮다고 할때 이것은 '정상치'에 비교하여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상치는 잣대역할을 한다. 잣대의 눈금은 국제적으로 미터원기라는 기준이 있어 그것에 맞추고 있으므로 세계 어느곳의 잣대나 큰차가 없다. 그러나 혈액성분의 개인차를 보는 잣대역할을 하는 정상치는 결코 만국공통인 것은 아니다. 한국인과 미국인 에스키모인과 아프리카인이 모두 다르며 한국인 중에도 도시사람 농촌사람 남자와 여자 젊은사람과 노인 거기다 계절식사 신체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일정조건 아래서도 병원에 따라 정상치가 다른 것도 보통이다. 병원을 바꾸면 검사를 모두 새로 하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이런 사정때문이다. 또 병원에 따라 측정법의 원리가 다르므로 전혀 다른 단위를 쓰지않을 수 없게되며 통계처리를 하는 방법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대단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잣대'가 이렇게 불안정한 조건에서 만들어져 있으므로 시설에 따라서는 병자가 되었다가 또는 '이상 없음'이라고 판정을 받을수 조차 있다. 무서운 일이지만 이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너무 병원을 여기저기 바꾸지 않는 것이다.
성인병 검사
지금까지는 극히 간단한 검사에 대해 설명했으나 도크나 성인병검사에서는 좀더 많은 항목에 대해 조사하는 것이 보통이다. 최근에는 설비를 제대로 갖춘 종합건강진단센터같은 것이 생겨 1박2일의 인간도크와 거의 같은 정도의 검사를 불과 3시간 안에 끝낼수 있게 되었다. 한국사람은 부지런히 일을 하지만 그 반면에 술도 담배도 밤샘도 잘한다. 액년(厄年ㆍ일생중 재난을 맞기 쉽다고 하는 해. 음양도에서 남자는 25, 42, 60세, 여자는 19, 33세를 말한다)에는 당연히 피로도 오지만 이런 연령은 자신의 장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되는 해라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신체의 어딘가가 반드시 나빠져 있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무리를 거듭하고 있는것이 실정이다. 검사를 받아 어떤 병이 발견되면 일생에 영향이 미친다고 생각하여 건강진단을 꺼리는 사람도 있다.
현대는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해야하는 시대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적어도 관리자로서는 부적격자라 할수 있다. 그러므로 건강진단은 반드시 받아야할 것이다.
검사를 여러가지 해보면 반드시 어딘가 이상한 수치가 나타날 것이다. 도크에서 전혀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는 사람은 불과 25%뿐이다. 이 25%의 사람이 정상이고 다른사람은 모두 병자일까. 누구에게 물어보아도 '아무 병도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사실 그렇다. 검사소견은 이상이 있어도 병은 아니다. 적어도 현재 신체에 지장이 있지않으면 그것은 병이라 할수 없다. 도크나 건강진단에서는 검사한 수치를 써넣은 보고서를 수진자에게 건네주는데 원래 이자료는 주치의에게 건네주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치의제도가 발달해있지 않아 수치와 소견을 수진자에게 건네주는 것이다. 따라서 도크를 다루는 의사는 이상소견과 병을 분명히 수진자가 알수 있도록 말해줄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노이로제환자를 증가시키는 결과가 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와는 달리 그 자료를 기초로 병의 조기발견이나 빨리 손을 써서 투약 등의 의료에 의하지 않고 발병을 막을 수도있다. 검사수치를 읽는 방법은 대단히 어려우나 전문적으로 다루는 임상의의 도움을 받는것이 좋을것이다. '의사를 선택하는 것은 수명을 길게하는 한가지'라는 말이 있는데 '검사수치를 이해하는것도 수명을 길게하는 방법'이라는 말이 절실해지는 시대가 되었다고 할수 있다.
정기적인 건강체크는 어떤 형식으로라도 실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체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헌혈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