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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나와도 AIDS는 계속 공포의 병으로 존재할 것이다. 왜냐하면 AIDS바이러스는 수시로 변이를 하기 때문이다.
 

6개에서 8개에 이르는 AIDS백신이 인체 실험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학자들은 AIDS백신의 인체실험에 대해 의학적 및 윤리적 문제를 토의했다. 미국 FDA의 백신 개발부서 책임자인 '제랄드 퀴넌'은 "세계의 주요 연구팀이 백신을 개발했다. 연내에는 인체실험이 허용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AIDS백신실험은 거의 쥐를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그런데 쥐와 사람과는 생리적으로 다른점이 상당히 많다. 가장 좋은 실험대상은 침팬지이지만 이용가능한 침팬지는 미국에도 2백50마리 정도밖에 안돼 함부로 사용할 수가 없다. 인체 실험이 논의 되자 프랑스의 AIDS연구학자 '다니엘 자귀리'박사는 자기몸에 백신을 넣어 실험대상에 제공,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참으로 골치아픈 AIDS 바이러스
 

AIDS백신이 나온다해서 AIDS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큰일이다. 미 국립건강 연구소에서 열린 최근의 회의에서 학자들은 "AIDS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대중이 갖게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체의 면역 결핍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는 수시로 변이를 일으키며 또 장소에 따라 질병의 상태도 다르게 하는 난적(難敵)이다.
 

따라서 백신이 인체실험을 거쳐 시판이 되어도 다른 질병에 대한 백신처럼 믿어도 좋은것은 아닌것이 될것이다. 어느정도 또는 부분적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AIDS백신은 어떻게 만드나? 면역결핍을 가져오는 바이러스 즉 HIV의 표피에서 떼어낸 단백질이 백신의 원료가 된다. 건강한 사람에게 백신이 주입되면 단백질이 면역체계로 하여금 항체를 생산케 한다. 항체는 단백질을 중화시킨다. 이런 원리로 침투한 바이러스도 중화시킨다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생겨날지 모를 새로운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조작해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AIDS는 물론이고 어떤 질병에 대해서도 이처럼 만든 백신은 나타나지 않았다. 유전공학의 과제로 각국 학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이기도 하다.
 

AIDS 바이러스백신이 눈앞에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과연 인체에 해가 없는것인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제한된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기에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 증명돼야 백신으로 통용될 수 있는 일이다. '자귀리'박사가 자기 몸에 실험 백신을 투여한 사실은 이런 점에서도 매우 용기있는 태도로 칭송받아 마땅하다.
 

'조지 워싱턴'대학의 '앨런 골드스타인'박사는 합성단백질을 만들어 인체에 해를 줄지도 모를 HIV에서 추출한 백신에 대신하려는 기도를 하고 있다. 그는 HIV의 핵에 있는 단백질과 아주 비슷한 합성 단백질을 만들어 동물실험을 했다. 동물실험에서는 성공적이었다. 즉 합성 단백질이 항체를 만들어냈고, 바이러스를 무력하게 했다. 그러나 HIV의 핵의 성질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자꾸 변이를 하고 있어 이 합성 단백질이 인체에 무해 하더라도 역시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자기 몸에 AIDS백신 실험을 한 프랑스의「자귀리」박사

 

파스퇴르연구소 vs 미 국립 암 연구소AIDS휴전
 

AIDS 바이러스를 누가 먼저 발견했는가, 그리고 AIDS 진단약에 대한 특허권을 누가 가져야 하느냐 하는 AIDS 전쟁이 휴전에 들어갔다. 미국과 프랑스의 두 연구기관은 지난 몇년 동안 연구소의 명예와 국가의 위신까지 걸고 맹렬히 싸워 왔으나 지난 4월 싸움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각각 성명을 발표했다.
 

파스퇴르연구소와 미 국립암연구소는 휴전에 동의하면서 진단약의 판매에서 얻는 로열티의 80%를 앞으로 설치될 'AIDS 연구 국제기금'에 기증하기로 합의했다. 나머지 20%는 각개의 연구기관이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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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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