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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까지 60억들여 남극에 연구기지 세운다.

지난 85년 11월, 우리나라의 남극탐험대가 남극대륙에 첫발을 디딘뒤 1년반이 지나 정부는 남극에 기지를 세우기로 최종 확정했다. 위치는 아르헨티나를 마주보는 남극대륙의 끝 '킹 조지'섬(그림 참조). 현재 '킹 조지'섬의 네군데가 기지건설후보지로 떠올라 있다. 이 섬에다 기지를 건설하기로 한 것은 각국의 연구탐사기지가 이곳에 몰려있어 상호협력이 쉽다는 점이 크게 고려된 것.
 

이태섭 과기처장관은 5월13일 남극기지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60억원의 예산으로 오는 11월까지 킹조지섬에 건설자재를 보내 건설작업을 시작하겠으며 기지의 규모는 총면적 5백여평에 본관과 연구동 발전시설 기타부대시설을 갖추게 될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지에는 여름철에 30여명, 겨울철에는 20여명의 연구원이 일하게 되며 해양이나 지질 기상 등의 연구와 극지의 자원개발에 관련된 연구도 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이 남극에 기지를 건설하게 되면 앞으로 남극의 개발과 관련해 우리의 입장과 영향력이 강화된다. 남극조약에 가입되는 것과 자원개발에서의 참여권이 보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남극지역에는 12개 나라가 기지를 세워놓고 있으며 연중 조사·연구에 종사하는 연구원이 9백여명이나 된다.

 

남극에 있는 각국 기지(킹 조지 부근)

 

개발에 대한 반론 "자원개발도 어렵거니와 개발의 피해가 너무 크다"

다음은 남극의 개발경쟁과 관련해 서독의 'Bildder Wissenschaft'지에 게재된 논문의 요약. 이 논문은 남극개발의 가능성은 환상이 될 공산이 크며 설혹 개발을 할 수 있다해도 이익보다 해가 많으리라는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의 남극기지 건설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견해로 보겠으나 사태의 양면을 보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 이에 전재한다.
 

19세기에는 항해자들과 과학자들이 모험정신과 연구충동에 의하여 남극대륙으로 향했다. 오늘날은 무엇보다도 그 곳에 묻혀 있으리라고 추정되는 지하자원이 사람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 남극을 중심으로 하는 대륙은 아직 국제법상으로는 무인도이지만 이미 많은 나라들이 지난 여러 해 동안 영토권을 주장했다. 더구나 남미의 여러 나라들은 남극대륙반도에 식민지를 개척함으로써 '인류의 미래의 자원보고'--사람들은 남극지역을 이렇게 기대에 들떠 부르고 있다-에 대한 그들의 몫을 확실하게 해 놓으려 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까지의 주로 이론적인 고려에 의하면 남극대륙의 평균 약 2천m 두께의 얼음갑옷 밑에 경제성이 있는 많은 양의 자원이 묻혀 있다고 한다. 지구 과학자들은 약 2억년 전에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및 인도 대륙이 남극대륙을 중심으로 거대 대륙 '곤드와나'를 형성하고 있었다고 전제한다. 지각구조상의 과정이 이 거대한 땅덩어리가 서로 갈라지게 했으며, 각각의 대륙을 서서히 현재의 위치로 흘러가게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아메리카의 안데스산맥의 줄기를 남극대륙의 서안에서 계속 추적할 수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고산맥은 동쪽에서 시작 남극대륙 횡단산맥으로 이어진다. 안데스산맥과 뉴질랜드·오스트레일리아의 산맥들의 특정 암석군이 철, 구리, 아연 등 중요한 금속의 광상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남극대륙에도 그러한 금속이 매장되어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또 남아프리카의 암석이 천연자원을 아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다이아몬드, 백금류, 금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추측한다.
 

전에 거대대륙 곤드와나를 형성하고 있었던 대륙들에는 또 석탄,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자원도 매장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자원들도 남극대륙에서 탐사되고 있다. 석탄은 주로 남극대륙 횡단산맥에서 발견되었다. 남극대륙 서부의 극지해역에서 탐사선이 시추한 암석들에서는 미량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검출되었다.(Nature, vol. 314, 7. 85, P.87)
 

그러나 주로 얼음이 덮여 있지 않은 지역의 지대조사에서 얻어진 탐사결과가 자원이 채굴해도 좋을 만큼 많이 묻혀 있는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과학자들은 대체로 비관적이다. 1986년 4월 브레머하벤에서 있었던 제14회 국제 극지회의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남극대륙의 광물 부존자원은 아주 적다고 하는 보고가 있었다.
 

남극대륙 내륙의 여러 자원이 채굴가치가 있는가에 대하여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추 및 다른 광상학적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대체로 섭씨 마이너스 30도인 온도, 강한 바람,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만이 시굴작업을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니다. 지질학자 노버트 W. 롤란드는 대부분의 남극대륙의 광상들-만일 존재할 경우-이 간단히 말해서 도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넓이가 1240만 제곱킬로미터인 남극대륙의 거의 97.6퍼센트가 얼음으로 덮여 있다. 이 얼음판을 뚫고 광상을 찾거나 채굴하는 것은 가까운 장래에는 불가능하다.
 

그의 견해에 의하면 대부분의 석유와 천연가스의 광상이 있으리라고 추정되는 해안지역도 끊임없이 변하는 바다의 얼음덮개 때문에 광상을 탐사하거나 채굴하기가 아주 부적합하다.
 

지금까지의 지식 수준에 의하면 남극대륙 동쪽의 프린스 챨스 산에 있는 줄무늬철광 및 대륙횡단 산맥에 있는 석탄만이-원료산출의 규모로 보아-광상이라고 부를만 하다고 한다.
 

남극대륙의 탐사작업은 환경보호주의자들에 의해서도 주의깊게 추적되었다. 이미 오래 전에 '남극대륙 정보교환 및 보호회'는 인간이 남극대륙의 자연적 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전에는 연구자들이 단지 개별적으로 움막만을 세웠지만 지금은 어떤 것은 몇백명의 사람이 살기도 하는 커다란 기지가 세워지고 있다. 이로 인하여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식수를 위한 눈은 기지 밖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이는 가까운 곳의 눈은 기지의 집들을 난방할 때 생기는 그을음에 의하여 크게 오염되어 있기 때문이다. 극지의 추위 하에서는 쓰레기가 썩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몇년 전만 해도 간단하게 바다에 버렸다. 지금은 새로운 결정에 의하여 쓰레기는 배나 비행기로 운반해 가게끔 되었다. 무한궤도차와 모터크로스기계는 얼마되지 않는 식물서식지를 손상하고 있으며 좁은, 얼음이 없는 땅에서 번식하고 집을 짓는 물개, 펭귄, 새들과 같은 동물에 해를 끼치고 있다.
 

이 단체의 회원들은 특히 대륙붕에서의 석유시추에 대하여 경고한다. 시추공 하나가 제어의 손을 벗어나 오랜 동안 많은 양의 석유를 뿜어낸다면, 남극대륙뿐 아니라 전체 인류에 대해서 예측할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극의 주위를 도는 조류에 의해 석유는 전체대륙 주변에 퍼질 것이며 대륙의 가장자리와 얕은 바다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동식물이 멸절될 것이다. 해안의 얼음은 그로인하여 크게 오염될 것이며 이에 따라 지구의 가장 큰 담수 저장소로서의 남극대륙의 가치는 사라질 것이다.

1987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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