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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크레디의 최신 비행기 설계는 시계바늘을 수백만년 전으로 되돌려 놓을 것이다.

폴맥크레디 라는 사람의 이름은 유명하다. 그러나 상상하기 어려운 공룡비행기를 만들고 있는 '맥크레디'가 미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비행기와 관련된 이력을 잠간 살펴보자.

최초의 인력비행기 만들어

최초의 인력비행기 '고서머콘도르'(Gosssamer Condor)를 만들어 10만달라의 상금이 붙은 '크레머'상은 그가 9년전에 받은것이다.

지난 79년에는 영·불 해협을 횡단한 또 하나의 인력비행기 '고서머 알바트로스'를 만들어 두번째의 크레머상을 받았다.

80년에는 최초의 태양열전지 비행기 '고서머 펭귄'을 제작했다. 81년에는 진일보한 '솔러 챌린저'(Solar Challenger)를 띄워 파리에서 영국까지 1만1천ft 상공에서 백67마일을 비행했다. 83년에는 '바이오닉 배트'(Bionic Bat)를 설계, 제작했다. 이것은 시속 22마일의 비행기로서, 1마일의 항로를 3분 미만에 비행한다는 점에서 다음 해에 두 차례의 크레머 속도상을 받았다. 프로펠러는 재충전이 가능한 16개의 회중전등전지로 작동되는 전기모터의 힘을 빌어 조종사가 움직이게 되어 있었다. 요즘 그는 일반 자전거보다 두 배나 빠르고 또 훨씬 안전한 전천후 자전거의 고안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또 개나 쥐의 힘을 빌어 움직이는(물론 전세계 동물애호가들의 격분을 불러 일으키지 않고)장치에 대해서도 생각중이다.

6천 5백만년전의 날개달린 공룡이 모델

그렇지만 최근 맥크레디의 관심은 무엇 보다도 하늘을 날아다녔던 날개길이 36ft의 '프테로사우르'의 일종인 '케트살코아틀루스 노르드로피'(Ouetzalcoatlus Northropi)에 쏠려 있다. 그것은 6천5백만년 전에 멸종 되었는데 맥크레디가 '스미소니언'연구소와 '존슨왁스'회사로부터 이 날으는 공룡인 익룡(翼龍)의 재현을 위촉받은 것이다. 그는 지금 이 날으는 파충류의 복제품에 마지막 손질을 가하고 있다.

맥크레디의 작품은 날개 끝에서 끝까지의 길이가 18ft에 이른다. 그것은 행글라이더와 같은 것들의 비행상태를 점검하기에 적합한 장소인 캘리포니아의 '산가브리엘'산맥 속의 시미 계곡(Simi Valley)에서 시험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계획상으로는 이번 여름 이 익룡을 완성시켜, 워싱턴에서 날아보게 할 작정이다. 그렇게 되면 QN이라고 불리웠던 이 날짐승은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양날개를 펄럭이면서 4~5분 동안 기념비 상공을 날게 될 것이다. 그러한 일은 아무도 그와 비슷한 일을 꿈꾼 적도 없다. 바로 그러한 까닭에 이 계획이 맥크레디에게 맡겨진 것이다. "나는 그게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별로 큰 문제는 없읍니다." 그는 이렇게 담담히 말한다.

이 동물은 산가브리엘 산맥의 기슭에 위치한, 맥크레디의 회사 '에어로 비론먼트'(Aero Vironment)에서 조립되었다. 이 회사는 대기오염 같은 대기현상을 측정하는 장치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정부나 일반고객들을 위해 풍력발전기를 제작하고 있다. 맥크레디는 이 회사의 한 구석에서 보통 세사람과 함께 QN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석모양에서 힌트얻어

QN설계의 밑바탕이 되어준 것은 지난 72년 서부 텍사스의 황무지에서 발견된 화석들이었다. 한때는 날으는 파충류가 대규모로 지구 곳곳서 서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생물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고생물학자 '더글라스 로슨' 이 반 에이커의 땅 위에 널린 뼈조각들을 발견하여 커다란 날개 한 쪽을 짜맞춘 적은 있지만 그것이 모두이다. 그와 유사하면서 더 작은 '프테로사우르'의 뼈들이 이 동물의 가상적인 형상을 추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날았는가 하는 신비는 벗겨지지 않고 있음을 맥크레디는 발견했다.

이것들이 과연 어떻게 이륙하였을까? 고생물학자들은 처음에 날개길이 50ft에 몸무게 2백파운드를 가상했다. 하지만 맥크레디는 항공역학의 기본법칙을 응용하여 그런 상태로는 너무 무거워서 이륙을 할 수 없었으리라는 것을 밝혔다. 그 외에도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그것은 지상에서, 아니면 절벽에서 날아 올랐을까? 날개는 상체에 붙었을까, 아니면 머리쪽에서 멀리 떨어져 다리쪽에 붙었을까? 날아다닐 동안 다리는 밑으로 접혀져 있었을가, 아니면 뒤로 늘어져 있었을까?

결국 합의는 고생물학자들, 나사(NASA)와 캘리포니아 기술연구소(Caltech)의 공학자들, 장남감비행기의 제작자들이 모두 망라되어 84년 '칼테크'에서 열린 자원자 워크샵에서 이루어졌다.

맥크레디에게 다행스러웠던 것은 QN이 파충류였고 따라서 피부는 깃털이 나지 않은 막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새보다 박쥐의 피부에 보다 가까운 것이었다. 새의 날개는 끊임없이 그 형태가 변화하며 무수한 근육들이 상이한 시간에 복잡하고도 특징적인 임무들을 수행한다. 상대적으로 매끈매끈한 날개표면은 그것이 비행기의 날개와 무척 닮아 있었기 때문에 맥크레디의 설계상의 사소한 난점을 많이 덜어주었다.

맥크레디에게 가장 남감했던 것은 이 파충류의 뼈조각들이 QN에게는 꼬리가 없었음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것은 이 동물이, 마치 자전거에 탄 사람이 떨어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몸을 조절하듯이 '동작제어'에 의해 비행했음을 뜻했다.

독수리는 꼬리의 영향 안받아

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고정날개를 가진 비행기의 꼬리는 몸전체에 안정능력과 조정능력을 준다. 그러나 독수리 같은 새들은 꼬리의 움직임에는 거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그러한 새들에게는 날개가 상승과 안정성의 몫을 담당해야 한다. 그 새들은 조건에 따라 한 가지 이상의 동작을 결합시켜, 날개를 퍼득이고 날개의 방향을 바꾸고 날개를 앞뒤고 움직인다. 맥크레디의 QN도 전기자가동 기계장치를 통해 그와 꼭같이 교묘해지지 않으면 안되었다.

새들은 본능적으로 대기상층의 상승온난 기류를 타고 날아오르거나 바람의 압력을 측정할 줄 안다. 회전속도를 측정하는 두개의 자이로스코프, 바람을 맞이하는 날개의 각도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는 일련의 감지기, 그리고 자료를 선별하여 다음 동작을 모터가 달린 근육들에게 지시하는 소형 컴퓨터의두뇌 장치들로써 QN도 그와 비슷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바람에 대한 QN의 날개각도는 이 동물의 목에 부착될 감지기를 스치는 대기의 흐름을 측정함으로써 알 수 있다. 만약 그 각도가 너무 가파르면, 전지작동 모터는 날개를 뒤로 쏠리게 하는 동시에 코를 밑으로 향하게 한다. 코의 낮춤은 바람에 대한 각도를 변화 시키고 따라서 날개는 다시 앞으로 쏠린다. 이것이 다시금 무게중심을 이동시켜 재조정을 유발하며, 이렇게 해서 날개를 거의 끊임없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체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선사시대의 재현을 꿈꾸며

고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이러한 날개의 움직임을 갖게 하는 것 또한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 거대한 날개로 말미암아 이동물은 아마도 체공시간의 대부분을 미끄러지듯 날아가며 보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QN은 그렇게 미끄러지듯 날 수 있기에 앞서 상승온난 기류에 접해야 하는데 그것은 날개의 활개짓을 필요로 한다. QN은 그러므로 문자 그대로 날개를 치며 날아가는 비행기인 것이다. 1500년대 초기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러한 것들을 처음으로 스케치 그림으로 표시해본 이래 그러한 것들은 거의 제작된 적이 없다.

큰 새들에게 있어서 날개짓은 그리 눈에 뜨이지 않는다. 이를테면 독수리의 '날개짓' 은 약 2초 주기(週期)이며 이에 비해 제비는 0.5초이다. QN은 정확히 1초에 한주기의 움직임을 한다. 새가 무거울수록 날개크기는 커지고 공기를 밀어내는 데 필요한 근육의 힘도 커진다. 맥프레디 일행은 가벼운 저속전기모터로 큰 힘을 낼 수 있는 전동장치를 찾아내기 위해 수개월을 소비했다. 이 짐승의 섬세한 구조를 파괴시키지 않은 채, 그리고 몸무게 35파운드의 한도 내에서 (왜냐하면 이수치가 QN의 날개로 지탱할 수 있는 한계체중이기 때문에)내부균형이 유지되어야 했다.

이 계획에 관련된 사람들은, 스미소니언 연구소가 예정하고 있는 6월중에 QN이 때맞춰 날아올라 자연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주인공이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맥크레디에게 있어 그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 하다. 그는 수천, 수백만년 전의 세계가 어떠했는가를 보여주는 선사시대 야외박물관의 일환으로서, '프테로사우르' 의 무리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장관을 보고 싶어하고 있다. "나는 날아다니는 거대한 디노사우르, 불도저만한 육지 디노사우르들이 왔다갔다하는 장소를 만든다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맥크레디는 자신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 하기 위해 워싱턴에 와 있었다. 그는 스미소니언연구소의 항공박물관 2층 발코니를 서성이고 있었다.
그때 관광객들이 몰려와 그를 빙 둘러싸듯이 늘어섰다.

"자, 이 괴물을 보세요"안내자인 듯한 사람이 소리쳤다. 사람들의 눈은 인공위성, 로케트, 초음파 비행기들에 파묻혀 거의 빛을 잃고 있는 콘도르에 쏠렸다. "이 비행기는 폴 맥크레리라는 사람이 설계한 것입니다. 그는 나중에 인력 비행기의 아버지라고 알려지게 되었읍니다만 이것은 무게가 70파운드에 날개 길이가 95ft입니다. 이것은 인력만으로 예정항로를 비행한 최초의 비행기로 10달러 상금의 크레머 상을 받기도 했지요." 맥크레디는 발걸음을 이리저리 옮겨디뎠다. 그의 호리호리한 몸매는 그방에 있는 그의 고안품만큼이나 섬약하게 투영되었다. "이 비행기에 타는 사람은 좌석에 앉아, 여기 뒤에 보이는 큰 프로펠러를 회전시키기 위해 힘껏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이것은 사람의 근육힘 외에는 전혀 다른 것을 사용하지 않는단 말입니다. 아무도 그것을 생각지 못했는데 맥크레디가 그 일을 해냈소, 붕! 붕!··· "

어쨌든 이소개 말들은 거의 사실 그대로 였다. 맥크레디는 희미하게 웃었다.

인력비행기의 아버지

얼마 되지 않은 과거의 항공기록들은 최근 자꾸만 갱신되고 있다. 어째서 더 빨리 더 높이, 그리고 더 오래 날아가려고 하는 것일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맥크레디는 좀 별종이다. 그는 개인용 컴퓨터를 조작할 줄도 모르는 다소 어리숙한 공학자인 것이다. 그는 성공적인 사업을 벌여놓았지만 그것을 크게 확장하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는다. 그는 대부분의 다른 항공역학자들이 그다지 하고 싶어하지 않은 일을 자기가 할뿐이라고 이야기 한다. 맥크레디가 가장 하기 좋아 하는 일은 '신경질이 날 정도로 복잡한'문제들을 푸는 것이다. 그는 그 작업을, 일반적인 사고방식을 지양함으로써 그리고 보다 인습에 젖은 공학자들이 눈을 굴릴 만큼 '우직한' 질문들을 자신에게 퍼부음으로써 해나간다.

13세의 나이에 그가 자기의 설계취향에 따라 가게에서 사온 모형비행기 상자를 내팽개친 이래 받은 수십개의 상 가운데, 오직 두 개만이 파사디나 로즈 보울(Rose Bowl)의 언덕에 세워진 그의 커다란 집에 진열되어 있다. 그것들은 그가 1947년 졸업한 '예일' 대학내 '스털링' 도서관의 독서실 분위기를 풍겨주는, 어두운 빛깔의 나무로 짜여지고 날개 안락의자가 놓여 있는 방의 벽난로 주위를 장식하고 있다.

56년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딴 '국제비상선수권' (International Soaring Championship)의 메달은 어디서든 보이지 않는다. 아메리카 기계공학자협회의 '금세기 공학자상' (Engineer of the Century Award)도 보이지 않는다. 기술과 자연 사이의 조화의 한 전범(典範)으로 주어졌던 '린드버그상' (Lindbergh Award)도 마찬가지이다. 79년 미국 항공학계의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서 그의 '알바트로스' 가 수상한 미국항공협회의 '콜리어 트로피'(Collier Trophy)도 보이지 않고 다만 이 트로피의 소형 모형이 그의 거실에 비치되어 있을 따름이다.

맥크레디가 가까이에 두고 있는 트로피는 그가 받은 세 개의 크레머 상 가운데 두개ㅡ그로 하여금 인력비행기의 아버지라는 자리에 앉게 해준 상들ㅡㅡ이다.

매가 공중에서 원을 그리는 것을 연상

지난 76년 맥크레디는 10만 달러의 빚을 졌다. 그때 헨리 크레머가 상금을 거의 그 비슷한 금액으로 올린 것이 신의 뜻인것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의 회상ㅡ

"그 무렵 나는 가족과 함께 대륙횡단 휴가를 보내던 참이었읍니다. 차를 몰면서 나는 우연찮게도 매가 공중에서 한 바퀴의 완전한 원을 그리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를 재어보기 시작했읍니다. 새의 비행에 관해서는 약간 공부해둔 것이 있어서 그것은 재미있는 일이었읍니다. 그러자 크레머가 불쑥 머리에 떠올랐읍니다."

그날 오후 북 캐롤라이나의 키티 호크외곽에서 그에게는 라이트 형제의 신명이 지폈는지도 모르겠다. 맥크레디가 깨달은 것은 온화한 상승기류 속에서 새들이 빙빙 선회하는 까닭을 설명하는 데는 복잡한 수학이 필요없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비행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기만 한다면 지구상에서의 모든 비행기에는 어떤 관련이 있음을 알수 있지요. 새들이 활공기, 행글라이더와 어떻게 관련을 맺는가···그것은 아주 간단한 법칙에 의거하고 있읍니다. 그리고 나는 인력비행기를 제작하는 데 모호한 방법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읍니다."

맥크레디는 새가 완전히 원을 그리는데 걸리는 시간과 새가 회전할때 이루는 날개의 경사각을 추정했다. 그리고 나서 그는 비행속도와 회전반경을 계산할 수 있었다.

그는 행글라이더나 활공기의 상승계수가 그가 관찰한 새들의 그것과 매우 가까움을 발견했다. 그러므로 새들은 항공역학의 법칙을 따르는 셈이었고 그것은 새들의 기본적 크기와 무게의 문제일 뿐이었다.

새와 마찬가지로 행글라이더는 상승온난 기류로부터 상승력을 얻는다. 상승기류는 그 따스한 기류가 힘을 잃을 때까지 커다란 날개를 위로 밀어준다. 날개의 크기와 조종사의 무게는 행글라이더가 체공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 힘을 결정한다. 대개의 행글라이더에 있어 그 소요되는 힘은 약 1.5마력으로 매우 작다. 물론 새들은 그힘의 극히 일부만을 필요로 한다.

맥크레디는 행글라이더의 크기가 무게의 변화 없이 2배로 커질 때(면적은 4배나 된다) 날개는 그 힘의 절반을 요구한다는 것을 추론해냈다. 크기가 3배가 되면ㅡ역시 무게의 변화는 없이 면적만 9배가 된다ㅡ 그 힘은 한 사람의 힘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정도로까지 내려간다. 이때 글라이더의 속도는 변형되지 않은 것에 비해 3분의1에 불과하나 그 힘이 지속되는 한 계속 체공상태에 머무를 수 있다. 마침내 맥크레디는 활공기의 것과 비슷한 형태의 날개를 선택했다. 그 커다란 날개는 상승에 요구되는 넓은 면적을 제공했으며 질질 끌리는 현상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항공역학의 그 어떠한 파괴도 필요치 않았다.

1년 동안 고된 작업이 뒤따랐다. 그의 '콘도르' 에 아내와 세 아들, 그들의 친구들, 또 친구들의 친구들까지 달라붙었다. 그런데 회전문제가 가장 큰골치거리였다. 콘도르는 곧게 뻗은 길을 따라 우아하게 떠올랐지만, 방향을 틀게 되면 제트비행기의 것보다 길이가 긴 커다란 날개 위로 공기가 고르지 않게 흐르는 것이었다. 자동차가 회전을 할 때처럼 바깥쪽의 날개는 안쪽의 날개보다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 이것은 공기가 안쪽에서 보다 바깥쪽에서 더빨리 흐른다는 뜻이다. 그 차이를 감당하지 못해 콘도르의 안쪽 날개는 그대로 밑으로 내려떨어지곤 했다.

날개 왜곡장치의 응용

그런데 해결의 실마리는 라이트 형제로부터 왔다. 맥크레디는, 조종사가 회전을 할 적에 안쪽 날개를 위로 틀 수 있도록 조종간을 하나 달았다. 그것은 라이트형제가 사용했던 '날개 왜곡' 장치로서 새들은 항상 이를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보다 느린 공기의 흐름을 맞이하는 안쪽 날개의 각도를 높여줌으로써, 그 날개의 급강하를 방지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상승력을 발생시켰다. 그러면 바깥 날개는 빙 선회하고 비행기는 부드럽게 회전의 축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개선점은 부착물의 추가를 의미했고 그것은 또 무게의 증가를 의미했다. 맥크레디는 이모저모를 세심히 살폈다. 추락했을 때 어떤 볼트가 항상 깨어지면 그것은 그 볼트가 너무 약하기 때문이었고 그 볼트는 보다 무거운 것으로 대체되었다. 반면에 결코 깨어지지 않는 볼트는 너무 무거운 것이라서 또 다른것으로 대체되었다. 그 일만으로도 피곤한 노릇이었다. 그리고 맥크레디의 지도원리를 따르다 보니, 어쩌다 성공적인 비행을 한 뒤에라도 콘도르의 청사진이 전혀 작성되어 있지 않기도 했다.

콘도르를 두드려 부수는 소리가 어느새 맥크레디의 등록상표가 되어버렸다. 다른 참여자들은 추락을 겁내었지만 그에게는 모든 사건이 큰 발견이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실망에 사로잡혀 망연자실하고 있을 때 콘도르가 사람을 태운 채 허공을 둥둥 떠다닐 적도 있었다. 맥크레디가 비행기의 잔해들 틈에 서 있으면서도 한 마디 위축의 말을 끄집어내는 것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할것인가를 생각하면서 포기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쩌면 같은 날 같은 오후에 비행을 연습하고 있었는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맥크레디는 인습적인 방법에만 너무 치우친 경쟁을 비난한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는 대학에서 배운 구조기술 덕분에 무리없이 그 계획에 뛰어들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 기술은 비행기로써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이웃이자 가까운 친구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머레이 겔만'은 맥크레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가 상을 여러 차례 받기는 했지만 그는 실제로 어느 누구도 그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지 말기를 바라고 있읍니다. 그의 콘도르는 그것이 많은 현명한 사람들이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문제였기 때문에, 그것이 상징적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재미있고 또 그로부터 어떤 마력이 솟아나 오기 때문에 그에게 중요한 것입니다."


맥크레디 : "당신이 우연하게도 올바른 목표를 찾았다면 이미 무엇인가 성취돼가고 있는게 아닐까요"
 

열심히만 하면 어느정도의 성공은···

'린드버그'가 그랬듯이 맥크레디 또한 그의 명성 덕분에 지금은 전지구적 문제에 관해 말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는 한 평범한 사람이 열린 마음을 가졌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강연과 글을 통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초능력이 숟가락을 휘게 한다든가 미확인비행물체(UFO)가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다든가 아니면 새로운 종교적 교리가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해줄 것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믿게 만드는 어떤 사람들의 행위에 대하여 자기 나름의 못마땅함을 표시하고 있다.

맥크레디는 고정관념이라는 것이 창조적인 사고보다는 '옳은' 답의 제시에만 치우쳐 있다는 것을 걱정한다.

맥크레디는 자신의 날으는 '디노사우르'가 또하나의 비현실적인 계획으로, 또 하나의 우스꽝스러운 비행기로 혹평받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50만 달러를 위해서도 그 많은 실패와 재설계를 뚫고 QN은 모험을 감행할 것이다. 그리하여 세계 최초로 동물이 어떻게 날았는가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것은 돈과 노력을 합당화시키는 것 이상의 일이다.

맥크레디는 말한다. "나는 철학자도 아니며 지적인 재능도 없다. 내 주위에는 보다 많은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당신이 일로 매진 하기만 한다면 당신은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당신이 그 어느 것이나 다 잘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저 충분히 괜찮을 정도로는 할수 있을 것이다."

한 순간 그는, 보이지 않는 온난기류가 석양을 뚫고 솟아오르는 산을 향하여 시선을 던졌다. "참 어구니없는 노릇이죠. 사람들이 나를 일종의 천재로 보고 있다니···"

198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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