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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새의 70%가 철새, 텃새는 13%뿐. 크낙새는 한국의 특산아종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들새는 모두 2백79종이 알려져 있다. 절종(絶種)되었다고 생각되는 원앙사촌과 63종의 미조(迷島)를 제외한 3백15종 가운데 50종은 텃새이고 나머지 2백 65종은 철새이다.
 

철새는 1백 11종의 겨울새와 64종의 여름새, 봄 가을에 우리나라를 거쳐가는 90종의 나그네새(통과새) 등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들새의 약 70% 이상이 철새이고, 텃새는 13% 남짓한 셈이다.
 

미조는 어쩌다가 우연히 한반도에 기착하거나 날아드는 새를 말하는데 간혹 한마리씩 혹은 떼를 지어 내려앉는 수가 있다.
 

이외에도 북한지역에서 알려진 조류는 18종에 이르는데 그중 13종은 미조이고 나머지 5종만이 백두산 고준지대(高峻地帯)의 한지성(寒地性) 조류이다. 최근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지역에서 또다시 수종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6·25이후 남한 지역에서 새로이 추가된 들새가 26종이나 되니 북한지역에서 역시 새로운 종이 발견되리라는 것도 당연하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 조류의 분포는 지리적 구분으로 보아 구북구(旧北区)의 중국 아구(亜区)와 일부는 시베리아 아구에 속한다. 낭림산맥 동쪽과 부전령 이북에서 백두산에 이르는 고준지대의 기후와 지형이 대륙지방과 비슷하여 조류상(鳥類相)도 시베리아 동부의 것과 같거나 근사아종(亜種)이 많다.
 

그러므로 이 고준지대를 시베리아 아구(한국 고지소구)라 하고 이외의 저지대, 즉 지형이 낮고 기후도 비교적 온화하며 자연 경관이 주로 경작지로 변한 한국의 중부를 중국아구(한국 저지소구)로 구분한다. 이 저지소구의 조류상은 중국과의 공통종이 90%나 되며 소수의 근사아종(일명 지리적 품종이라고도 한다)이 있다.
 

제주도와 울릉도에는 일본과의 공통종이 적지 않으며 지금까지 알려진, 각기 2백36종과 63종보다 훨씬 더 많은 종들이 앞으로 추가될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들새는 국토 면적에 비해 종의 구성이 풍부하며 다양하나 특산종은 없으며 다소의 지리적 품종이 있을 따름이다.
 

한국고지소구 : 함경북도의 고준지대를 포함하는 이 소구는 지형이 높으며 자연경관이 소련 우수리 지방과 중국 동북부 지방의 북부와 비슷하여 조류상은 한국 저지소구와 크게 다르다. 즉 멧닭, 세가락딱다구리 백두산쇠오색딱다구리 북방쇠박새 개미잡이 등은 저지대소구에서는 볼 수 없다.
 

북꿩과 점백이멧새 등은 고준지대와 인접한 고산지대에 분포되었다.
 

한국저지소구 : 고지소구 이외의 저지대 전체를 포함하는 이 소구는 일부 고산(설악산 지리산 및 한라산 등)들을 제외하고는 산림지대가 적고 경작지가 많으므로 산록─평야지대의 조류들이 분포되어 종수는 비교적 많다. 고지소구에서 볼 수 없는 꿩 크낙새 뿔종달 직박구리 등이 있다.
 

제주도 한라산에는 팔색조와 동박새 등이 번식하며 울릉도에는 특히 일본과의 공통종인 섬참새가 많은 것이 특징이고 흑비둘기도 번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특산종이 없지만 남한 지역을 기산지(基産地)로 해서 발표된 특산아종은 15종류에 이르며 울릉도와 제주도에서 발표된 6아종을 제외하고도 9종류나 된다. 왜가리 한국참수리 올빼미 청딱다구리 뿔종달 붉은머리오목눈이 휘파람새 검은뺨오목눈이 물까치 등 품종이다.

크낙새는 일본 대마도에서 잡아 그곳을 기산지로 하여 발표됐으나 이미 절종되고 한반도에만 생존하는 한국의 특산아종이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조류는 19건 37종에 이르며 서식 및 집단번식지도 21건에 달한다. 그 내역을 보면 종으로는 황새 먹황새 저어새류(2종) 따오기 기러기류(2종) 고니류(3종) 원앙 수리류(4종) 매류(6종) 두루미 흑두루미 재두루미 느시(너화) 검은머리물떼세 흑비둘기 올빼미 부엉이류(7종) 까막딱다구리 크낙새 및 팔색조 등이 있다.
 

또한 서식 및 집단번식지 21개소는 크낙새 흑비둘기 등의 서식지와 철새도래지 2건과, 백조 아비 및 재두루미 도래지가 있으며, 그밖에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 뿔쇠오리 및 칼새 등 해조류(海鳥類)와 백로 및 왜가리(쇠백로와 황로 포함) 집단 번식지가 있다. 이외에도 팔색조 번식지가 있다.


국제보호조 두루미

일부일처의 가족단위로 생활

 

 

가족무리로 생활하는 두루미. 철원평야에서


'뚜릅'혹은'뚜르릅' 하는 울음소리에서 이름이 연유된 두루미는 옛부터 학 또는 단정학(丹頂鶴)으로 불리어 왔다. 그러나 학은 두루미 종류를 총칭하여 부르는 이름이기 때문에 적합한 명칭은 아니다.

단단하고 긴 부리와 연약한듯 곧게 뻗은 긴 목, 우아하고 날렵한 몸매와 더불어 눈부시게 흰 두루미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고귀한 새로 대접받고 있으나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수(壽)와 복을 가져다주는 명물로서 떠받들어졌다.
 

예전의 벼슬아치들이 품계의 높고 낮음에 따라 둘 또는 하나의 학이 그려져 있는 흉배(胸背)를 관복의 가슴과 등에 붙였다거나, 무인(舞人)이 학춤을 추고, 화가가 송학도(松鶴圖)를 그린 것 등은 모두가 우리의 정신문화속에 두루미가 깊숙이 자리잡았음을 말해준다.
 

천연기념물 제202호이며, 국제보호조이기도 한 두루미는 몸무게가 약 10㎏이고, 몸 길이가 약 1m40㎝인 거구로 온몸이 눈처럼 희다. 서 있을 때는 꼬리가 까맣게 보이는데 이것은 검은빛을 띠고 있는 둘째 날개깃을 접으면 꼬리쪽으로 가 흰빛을 가리기 때문이다. 두루미는 한쌍을 이루게 되면 황새의 경우와 같이 일부일처로 평생을 산다. 그리고 번식지에서와 월동지에서도 부부가 자식을 데리고 사는데, 새무리중 이렇게 가족무리로 생활하는 새는 두루미뿐일 것이다.
 

매년 이른 봄인 2,3월경이면 번식기를 앞두고 암·수가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이때 부리를 하늘로 향하고 수컷은 한 번, 암컷은 두세번 반복하여 마주 울기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번식기에 암두루미와 수두루미가 마주 보고 몸을 움추렸다 폈다 하면서 교대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천하의 명무(名舞).
 

이들은 둥우리를 주로 넓은 초원의 개울가 같은 갈대가 많은 땅바닥위에 평평한 큰 접시 모양이나 가운데가 약간 오목하게 들어간 주발모양으로 만든다.
 

알은 하나만 낳는데 세계적으로 두루미의 수가 적은 것은 번식력이 약한 것도 큰 원인의 하나가 될 것이다. 특히 두루미는 둥우리 중심으로 2∼7㎞거리를 경계하므로 이 범위가 두루미의 행동권이라 할 수 있다. 단, 여름의 번식기에는 이 행동권이 극히 좁아져 산란 전의 20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고 한다.
 

두루미는 20세기 초만 해도 소련의 동남부 시베리아(칸카호수), 중국 동북부(흑룡강 주변), 일본의 북해도 등지에서 많은 수가 번식하고 있었으나 인구팽창 산업화 오염 등으로 초습지들이 감소,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두루미는 월동을 위해 시베리아나 북만주를 거쳐 내려온다. 과거 30년 전에는 10월말쯤 되면 북한의 압록강하류, 평안도 서부해안을 거쳐 황해도의 장연 평산 옹진 배천 등지에 1백 내지 1천마리의 단위로 날아들었다.
 

날씨가 더욱 추워지고 내륙지방이 모두 얼기 시작하면 더 남쪽인 서해지방의 충남 예산, 당진 삽교에까지 그리고 12월에는 낙동강하류의 들이나, 전남의 목포부근까지 내려가 겨울을 지내다가 이듬해 2월 중순부터 3월이면 다시 번식지로 북상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두루미는 매우 한정된 지역에 한정된 수가 찾아오고 있다. 그것도 인적이 드문 비무장지대인 강원도 철원군 동성면에 약 80마리, 판문점 대성동마을 부근 들에 약 20마리, 경기도 인천의 서곳 주변에 10마리 내외 등 불과 1백여마리 정도가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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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윤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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