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풍처럼 자유로운 풍력발전, 그러나 바람을 맞듯 돈이 안드는것은 아니다. 점차 늘어나는 이 모험산업의 실태를 알아본다.
보다 값싸고 보다 공해가 적은 에너지의 개발. 1, 2차 석유쇼크이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새로운 대체 에너지를 찾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발전단가는 비교적 싼 대신에 시설비가 많이 들고 또 잠재적 위험(누출사고나 핵무기 제조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 그리고 원료인 우라늄을 구하는데 제한이 있다는점 때문에 이상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 평가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무진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태양열이나 바람 또는 조수의 힘을 이용한 발전이 이른바 벤처 인더스트리(모험산업)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바람을 이용한 발전의 실태와 기술적 원리에 대해 알아본다.
풍력발전의 70%가 미국 서부지역에서
풍력발전이 가장 왕성하게 번성하고 있는 곳은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주. 미국내 풍력발전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풍력발전의 70%를 점하고 있다. 이밖에 미국의 하와이,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일본, 중공 등에서 소규모의 풍력발전시설을 해 놓고 있다.
캘리포니아지역의 풍력발전은 새로운 도전을 즐겨하는 몇몇 개인들에 의해 시도되었고 운영되고 있다.
이들 모험적인 기업가들은 '바람처럼 자유로운 풍력발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해 바람개비를 돌리고 터빈을 작동시켜 전기를 생산해 내고 있다.
서기 2000년에 13.6% 공급
지난 70년대부터 시작된 캘리포니아의 풍력발전은 날로 늘어나 '제너럴 일렉트릭'사(GE)의 예측에 따르면 서기 2000년쯤에는 미국내 발전량의 13.6%를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현재 풍력발전에 의한 전력 요금(소비자 가격)은 킬로와트당 7.5센트에서 11센트 사이로 수력발전의 단가와 엇 비슷하다. 그러나 지금은 이른바 규모의 경제에 미달하기 때문에 발전단가가 비싼 것이고 앞으로 시설이 늘어나고 소비자가 많아지면 공급가격은 낮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풍력발전도 공해있다
풍력발전은 화력발전처럼 공기오염을 가져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공해는 있다. 그것은 소음을 일으키고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것이다.
지난 84년 3월 유명한 휴양지인 '팜 스프링즈'시 당국은 캘리포니아 토지관리국을 걸어 소송을 냈다. 원고측주장은 풍력발전시설을 옮기든지 해체해 버리든지 하라는 것인데 '팜 스프링즈'시는 휴양지의 풍광이 우뚝솟은 바람개비탑 때문에 망쳐졌고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윙윙'하는 소음 때문에 근처에 사는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은 아직도 결말이 나지 않았다. 토지관리국은 정부 당국이 면세혜택까지 줘 가면서 풍력발전을 지원하고 있는판에 이미 시설을 해논 기업가들에게 모두 철거하라고 할 수도 없고 반대로 휴양지의 이미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어려운 입장에 빠져 있는 것이다.
늘어나는 투자
풍력발전은 처음 야심적인 소수의 개인들에 의해 시작됐으나 요즘에는 대기업에서 손을 대기 시작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하와이 제도의 '오아우'섬에 15개의 거대한 6백kw짜리 발전기를 설치했다.
풍력발전에 쓰일 터빈은 '보잉', 'GE','벤딕스', '웨스팅 하우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사 등이 제조를 시작했는데 의외로 고장이 잘나고 수리에 많은 돈이 들어 지금은 '보잉'과 '웨스팅 하우스'사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미국이외의 나라에서는 덴마크가 풍력발전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다. 덴마크에는 5백여개의 소규모 발전기가 있고 85년말까지 미국에 4천여개의 풍력발전기를 수출하기도 했다.
서유럽 이외의 나라들로서는 인도, 중공 일본 등이 풍력발전에 필요한 입지(立地) 조사, 터빈설계등을 하고 있는데 이들 나라에서는 워낙 에너지 값이 비싸 풍력발전에 대단한 관심을 쏟고 있다.
미식 축구장 크기의 바람개비
풍력발전의 원리나 시설은 간단하다. 송전탑같은 거대한 탑위에 바람개비를 달아 놓고 바람에 의해 바람개비가 돌면 그 힘으로 전기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이렇게 원리는 간단하지만 실제로는 바람개비 하나 만드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바람개비는 우선 커야 하고 탑은 거대한 힘이 있어야 쓰러지지 않는다. 바람개비중 큰것은 회전시의 면적이 미식 축구장크기만 하다.
풍력발전의 원리와 입지조건에 관한 연구 조사는 미국 에너지국과 '샌디아'연구소가 주로 담당한다. 그러나 풍력발전의 기술적 진보는 주로 모험적인 몇몇 개인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들은 서부지역의 좋은 입지를 찾아냈고 기계를 만들어 냈으며 보다 내구력 있는 기계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기본 구조는 단순
풍력발전의 원리는 단순하지만 그 응용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그림에서 보듯 바람개비의 날개는 보통 두개 아니면 세개. 바람개비의 재료는 알루미늄이나 여러 종류의 화이버 글라스이다. 바람개비는 재질이 가볍고 오랫동안 풍우에 견딜수 있어야 한다.
바람개비를 매단 탑은 될수록 작으면서 튼튼해야 좋다.
바람개비는 바람이 어느쪽에서 불든 바람을 맞 받을 수 있도록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의해 조종된다.
새로운 터빈에 관한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플로윈드'사의 물리학자 '마이클 파오'박사가 발표한 새로운 설계도는 매우 특이하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싼' 터빈이라고 자기의 F-19 설계도를 자랑하고 있다.
그의 주장을 보면 새로운 터빈은 시속 20㎞정도의 약한 바람이 불어도 작동하고 전력생산은 50%가 늘며 제작비용은 종래의 터빈보다 8%밖에 더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직은 기초단계
이처럼 새로운 설계가 나오고 야심적인 엔지니어와 기업가들이 비용절감, 기술개선을 추구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서 풍력발전의 기술수준은 초기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의 '팔로 알토'에 있는 전력연구소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새로운형의 기계는 4백∼6백kw의 용량에서 지금보다 개선될 것이며 어떤 설계가 승리하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앞에 언급한 '파오'박사는 "풍력발전은 20세기초의 자동차산업과 같다. 지금 막 시작한 셈이다"라고 말한다.
전력연구소는 만약 바람을 충분히 발전에 이용한다면 미국내에서 90만개의 터빈을 돌릴 수 있으며 21만4천 평방마일은 풍력으로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어려운점도 많다.
풍력발전은 기술적으로도 모험적 이지만 사회적 조건에서도 모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25%의 세금 공제 혜택을 받고 있으나 이것을 철폐하라는 압력도 대단하다. 또한 바람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 토지를 값싸게 쉽게 사들이는 것도 큰 문제이다.
여기에다 풍치를 해친다는 주민을 설득하고 보상해야 하는 문제도 남아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