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오관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만이 그 사실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그 이상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도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과학 시대를 이룩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계속 알아보려고 하는 마음을 원천적으로 지녔으며 이러한 마음이 과학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하겠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는 지적 호기심이 가득차 있다.
 

국민 학교 학생들에게 자라서 무엇이 되고 싶은가라고 질문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과학자가 되고싶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중학교 학생들에서는 과학자가 되겠다는 학생의 수가 줄어들며, 고등학교에서 그 수는 더욱 줄어든다.
 

고등 학교의 학생을 대상으로한 한 조사에 의하면 상당수의 학생들이 과학은 훌륭하고 해볼만한 것이지만 어렵다고 하였다. 상급학교로 갈수록 창의성이나 논리성 및 실증성과 같은 고등 정신 기능과 활동이 과학의 학습에 더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과학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이것은 과학의 본질적 특성일뿐이다. 과학교육의 근본적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과학이 어렵다고 해서 쉬운 것만 골라서 가르쳐야 할까? 흔히쓰는 말 가운데 알고 보니 쉽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과학이지만 알게해주면 쉬운 것이 될 것이다. 어려운 것을 힘들여서 알았을때 맛보는 즐거움을 경험한다면 계속 과학에 도전하려는 마음이 싹틀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잘 알게 해 주느냐가 과학 교육의 어려운 과제이다. 특히 오늘날의 교육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꼬박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단편적인 지식을 암기해야 하는 학교공부는 한점이라도 더 따야 하는 입시 준비에는 적절할지 몰라도 창의성을 키워야 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 과학학습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정답을 고르는 시험에서 몇 점을 더 딴 학생이 과연 장차 더 훌륭한 과학자가 된다고 할 수 있을까?
 

과학 교육이 잘 안되는 문제점으로는 입시 제도, 교육 과정, 60~70명으로 꼭 들어찬 교실 수업, 교사의 자질, 실험 기자재의 부족, 교과서의 불충분한 서술, 과학에 대하여 흥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의 부족 등 무수히 많다. 또 이것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얽혀있어 어느것 에서부터 해결을 실마리를 찾아야 할지 참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러면 어떻게 어려운 과학을 쉽게 지각하도록 할 수 있는가? 두 공개 수업이 생각난다. 한번은 운동량 보존법칙을 시범 실험을 통해서 지도하였는데, 학생들은 알았다는 표정이었지만 참관하신 백여명의 선생님들은 대부분이 졸고 있었다. 이중에는 코를 골며 점잖게 주무시는 분도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번은 운동 법칙을 학생들이 적접 실험해 보도록 지도하였는데, 시끄럽고 소란스러운 가운에서도 학생들은 위대한 발견이나 한것처럼 흐뭇해 했고 과학 전공이 아니면서 참관 하신선생님들도 학생들이 실험하는 것을 잘 지켜보기도 하고 손수 해보기도 하였다. 

과학 법칙을 암기 정도만으로 아는 것과 근원적으로 아는 것의 결과는 너무다 다르다.
뉴튼은 사과가 떨어질 때 계속 빨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기때문에 만유인력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나의 자연 현상이라도 체험과 실증을 통해서 깊이 인식했을때 과학은 쉬워지고 과학을 계속 하려고 하는 마음이 크게 일어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과학을가르치는 교사의 역할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졸업 후에 과학분야로 진학하는 학생의 수가 많고 적은 것은 과학 교사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입시 준비로 시간을 쪼개서 쓰는 고3 학생들에게 큐리 부인의 전기를 여러번 읽게 했더니 그 학생들 중에서 물리학자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여학생이 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과학 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곧 과학교사의 자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 교사의 사명감과 그에 따른 노력이 우선되어야하지만 결코 과학 교사의 노력에만 기대해서도 안된다. 과학 교사들이 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잘 가르칠 수 있도록 과학 및 과학 교육, 과학사, 과학 철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서 계속 새롭고 중요한 것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또 현장에 바탕을 둔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간과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국가와 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86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진로 추천

    • 교육학
    • 물리학
    • 화학·화학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