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를 검사하려는데 뽀삐가 티라 옆에 와서 낑낑거렸어요.
“뽀삐가 배가 고픈가 봅니다. 밥을 주고 와야겠어요.”
티라는 그렇게 말하고 강아지 밥을 가지러 후다닥 달려갔어요.

밥을 주고 돌아온 티라가 구석에 놓인 양말 한 켤레를 보고 그쪽으로 달려갔어요.
“빨래가 이렇게 많이 쌓였다니! 빨래도 빨리 해야겠어요!”
고개를 갸웃거리던 은새가 그릇이 수북이 쌓인 싱크대를 가리켰어요.
“음, 일을 할 거면 설거지가 더 급하지 않을까?”
“그릇은 몇 개 없으니 괜찮아요.”

그때 뽀삐가 다시 낑낑거렸어요.
무슨 일인가 해서 롱카가 가보니, 뽀삐가 빈 밥그릇을 앞발로 자꾸 건드렸어요.
“아직 배고픈가 봐. 사료 열 개 정도만 더 줘볼까?”
은새가 말하자 티라가 강아지 밥을 더 가져왔어요.

그런데 달랑 세 개만 놓는 거예요!
“왜 세 개만 놓는 거야?”
롱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어요.
“네? 이게 열 개 정도 아닌가요?”
그 모습을 유심히 보던 은새가 시험 삼아 몇 가지 물어보았어요.


“물건 분류만 못 하는 게 아니라 수도 잘 헤아리지 못하게 됐나 봐요!”
은새가 머리를 감싸며 외쳤어요.
“그래서 집안일을 엉망으로 하고 있었던 거예요!”
“아니, 우리 티라가 왜 이렇게 됐을까요?!”
유미가 걱정스럽게 물었어요.
“혹시 최근에 무슨 일은 없었나요?”
은새가 물었어요.
“아니요. 며칠 전에 장 보러 다녀온 것 말고는 나간 적도 없는데….
아, 그때 공원에서 길 잃은 사람에게 길을 알려주느라 좀 오래 걸렸다고 했었나?”
공원이라면 롱카가 로봇 강아지를 만난 곳이었어요!

“혹시?”
갑자기 롱카가 티라의 회로를 열었어요.
“잠깐만 볼게요!”
얼마 뒤, 롱카의 손에는 정체불명의 칩이 들려 있었어요!

칩을 빼자 티라는 갑자기 정신을 차린 듯했어요.
“헉! 설거짓거리가 왜 이리 많지?”
멀쩡하게 돌아온 티라가 집 안을 정리하기 시작했지요.
그 모습을 보고 유미가 미소 짓자 은새와 롱카가 외쳤어요.
“어쨌든 두 번째 환자도 치료 성공!”

다음엔 누가 롱카의 로봇 진료소를 찾아올까요?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