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객실 문이 칙, 하고 열리며 기장 마르가 침착한 표정으로 들어왔어요.
마르는 맑은 목소리로 승객들을 진정시켰어요.
“아리와 송이 승무원, 규칙을 말할 때는 방향과 숫자를 함께 말해야 합니다.”
마르는 커다란 좌석표를 펼치고 또박또박 설명했어요.
“오른쪽으로 한 칸 갈 때마다 번호는 3씩 커지고, 아래로 한 칸 내려갈 때마다 번호는 1씩 커집니다.”
아리와 송이는 좌석표에 화살표 스티커를 척 붙였어요. 승객들은 차례로 자기 자리를 찾기 시작했어요. 인어 공주는 결혼 선물인 진주 목걸이를 조개 가방에 넣어 선반 위에 올려 두고 식당칸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몇 시간 뒤, 객차 뒤편에서 검은 망토 승객이 슬쩍 몸을 돌렸어요.
송이는 그 승객의 소매에서 번들거리는 무언가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아리, 저 손님 손끝이 끈적해 보여. 말미잘 촉수 같아.”
수상한 승객은 망토로 얼굴을 가린 채 아리와 송이에게 다가왔어요.
“저기요, 13번 좌석은 어느 쪽인가요?”
13번 좌석은 인어 공주의 좌석이었는데, 자리를 비운 상태였지요.
“승객님, 좌석은 3씩 커지고, 1씩 커져요.”
아리는 침착하게 아까 배운 규칙을 일부러 헷갈리게 말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