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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 수학 한입] 흥부놀부의 박은 얼마나 컸을까?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를 심으면 보물이 가득 찬 박이 자란다고?! 슬근슬근~ 톱질하세!”

 

착한 흥부의 박에서는 고래등 같은 기와집과 금은보화가 쏟아지고, 못된 놀부의 박에서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튀어나왔어요. 수많은 보물과 커다란 괴물이 들어갈 정도로 커다란 박, 과연 얼마나 컸던 걸까요?

 

보물과 괴물이 쏟아지는 마법의 박

 

조선시대 한 마을에 심보가 고약한 놀부와 착한 흥부 형제가 살고 있었어요. 동생 흥부는 어느 날 우연히 다리가 부러진 제비를 발견하고 정성껏 치료했어요. 건강해진 제비는 흥부에게 박씨 하나를 물어다 주었지요. 씨앗을 심자 커다란 박이 열렸고, 쪼개 보니 온갖 보물이 쏟아졌어요. 이를 본 놀부는 새끼 제비를 잡아서 일부러 다리를 다치게 한 뒤 치료했어요. 제비는 놀부에게도 박씨를 줬는데, 이 박에서는 도깨비와 온갖 괴물이 나타나 놀부의 집을 망가뜨렸답니다.

 

 

‘흥부전’은 조선시대 전라북도 남원시를 배경으로 지어진 전래동화예요. 원래는 소리꾼이 흥겨운 몸짓을 섞어서 부르는 판소리였지만, 인기를 끌면서 동화로도 전해졌지요. 이야기에 등장하는 ‘박’은 수박, 호박처럼 덩굴에서 자라나는 식물을 말해요. 그중 조선시대에 흔히 길렀던 참조롱박의 열매는 껍질이 단단해서, 속을 파내어 잘 말린 뒤 바가지로 쓰기도 했어요. 참조롱박은 공처럼 둥근 모양과 호리병 같은 모양이 있는데, 그중에서 둥근 모양의 박은 속을 파내 먹을 수 있었답니다.

 

8척 도깨비도, 기와집도 쏙!

 

흥부전의 원작인 판소리 ‘흥보가’에서 흥부는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박을 잘라 먹으려고 했어요. 먹을 수 있는 종류의 박은  ‘구’ 모양의 둥근 박이었지요. 구는 반원(원의 절반)을 한 바퀴 돌리면 만들어지는 입체도형이에요. 겉면의 어느 점에서 출발하든 중심까지의 거리가 같아요. 그 거리는 ‘반지름’의 길이지요.

 

반지름 길이의 2배는 ‘지름’과 같아요. 지름은 구를 가로지르는 선분 중 가장 긴 선분의 길이지요. 구 안에 물건이 들어가려면, 물건의 가장 긴 부분의 길이가 구의 지름과 같거나 그보다 짧아야 해요. 아래 그림처럼 구 안에 꽉찬 정육면체를 넣는다면, 정육면체를 통과해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길이는 구의 지름과 같지요.

 

 

따라서 흥부와 놀부의 박은 보통 박보다는 훨씬 컸을지도 몰라요. 흥보가에는 ‘놀부의 박을 가르자 얼굴은 먹빛이고, 키는 8척이나 되는 도깨비 장수가 그 안에서 튀어나왔다’는 가사가 나와요. ‘척’은 조선시대에 길이를 나타낸 단위로, 1척은 약 30cm이지요. 그렇다면 도깨비 장수의 키는 30×8=약 240cm! 도깨비 장수가 박 속에 서 있으려면 박의 지름은 240cm이거나, 그보다 커야 해요.

 

또, 흥부의 박에는 무려 기와집도 들어있었어요! 조선시대 한옥 방 한 칸의 너비는 약 240cm였어요. 또 방과 방 사이 통로인 ‘대청마루’의 높이는 약 300cm였지요. 여기에 20~30cm 두께의 흙을 바르고 기와를 얹어서 지붕을 만들었으니, 기와집의 전체 높이는 약 330cm였을 거예요. 만약 흥부의 박에 방이 단 한 칸뿐인 기와집이 들어있었다 해도, 기와집의 가장 긴 부분의 길이는 약 473cm나 돼요. 박의 지름은 473cm이거나 그보다 커야 하지요. 물론, 마법의 박인 만큼 주먹만 한 크기의 박에서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튀어나왔을 수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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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3호 어린이수학동아 정보

  • 조현영 기자
  • 도움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흥보박타령>, 김신 ‘한옥의 구조가 낳은 한국 가구의 고유성’
  • 조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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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흥보박타령>, 김신 ‘한옥의 구조가 낳은 한국 가구의 고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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