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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순찰대원 고딱지] 38화. 모두 힘을 합쳐! 하나, 둘, 셋!

+놀이북 10쪽과 함께 보세요!

 

 

지난 줄거리. 

나쁜 해커 넓은마음이 못된 짓을 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우주순찰대 본부에 잠입한 해롱 호 대원들. 하지만 이를 눈치챈 넓은마음은 대원들을 엘리베이터에 가두고 정신을 잃게 만든다. 눈을 뜬 고딱지는 해롱 선장이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되는데…. 

 

 

“그러게? 엘리베이터에 같이 있었는데?”

루띠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해롱 선장은 코빼기도 안 비쳤습니다. 

“혹시 선장이라서 따로 끌려가 심문을 받고 있는 걸까요?”

딱지가 말하자 루띠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야, 넌 그렇게 당하고도 그런 생각이 드니? 분명히 혼자 도망친 거야! 나쁜 선장 같으니라고.”

“일단 여기서 나가야겠어. 환풍구 같은 걸 찾아봐. 내가 그쪽으로 나가서 문을 열어줄게.”

용용이 열심히 두리번거렸지만, 그 가느다란 몸으로도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뾰족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다들 기운이 빠져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우주순찰대가 위험한데, 방법이 없어!’

딱지는 화가 나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내보내 줘!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그러자 문 밖에서 해킹당한 로봇이 윽박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조용히 하고 넓은마음 님을 찬양해라!”

문을 지키는 로봇이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딱지가 다시 문을 두드리려는데, 밖에서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곧 문이 열렸습니다. 문밖에는 경비 로봇 두 대가 쓰러져 있었는데, 그 외에는 아무도 안 보였습니다. 

“어떻게 된 거지?”

딱지와 루띠가 서로 마주보며 중얼거렸습니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 이 몸이 씨름으로 쓰러뜨렸지!”

갑자기 눈앞에 해롱 선장이 나타났습니다. 손에는 도깨비감투를 들고 있었지요. 

 

 

“선장님!”

“도망친 게 아니었군요!”

해롱 선장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습니다. 

“도망치다니 나를 뭘로 보고! 기절하기 전에 도깨비감투를 썼더니 날 못 본 모양이더군. 공기가 돌아와서 정신을 차리고 여기까지 쫓아왔지. 그리고 봤느냐, 이 선장의 실력을? 역시 씨름하면 도깨비지. 내가 밭다리걸기로….”

“아유, 시간 없어요! 빨리 갑시다!”

루띠가 해롱 선장의 말을 끊고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딱지와 용용, 프로보도 서둘러 뒤따랐습니다. 해롱 선장도 머쓱한 표정으로 따라왔습니다. 

해롱 호 일행은 컴퓨터가 있는 방 한 곳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넓은마음이 있는 곳을 어떻게 찾아?”

용용이 물었습니다. 딱지는 생각해 둔 게 있었습니다. 

“지금 본부의 공기로는 숨을 쉴 수 없어요. 그런데 넓은마음도 우리처럼 마스크를 쓰고 다닐까요? 귀찮아서 아마 자기가 있는 곳은 멀쩡한 공기를 공급하고 있을 거예요.”

“그렇군!”

프로보가 컴퓨터에 접속해서 홀로그램으로 허공에 본부의 지도를 띄웠습니다. 몇 가지를 조작하자 세 구역이 빨간색으로 빛났습니다. 

“저기다! 저기만 숨을 쉴 수 있는 공기가 있어. 넓은마음은 저 중 한 곳에 있다!”

“일단 가장 가까운 곳부터 가자!”

해롱 선장이 다시 도깨비감투를 쓰고 앞장섰습니다. 투명해진 해롱 선장이 앞에서 누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주니 쉽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가던 해롱 선장이 모퉁이를 돌아보고 돌아와 말했습니다. 

“경비 로봇이 지키는 문이 있어. 그 안에 있나 보다. 내가 아까처럼 해치우고 올게.”

“잠깐만요. 시끄러운 소리가 나면 넓은마음이 도망칠지도 몰라요.”

딱지가 말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지?”

루띠가 묻자 딱지가 앞으로 나섰습니다. 

“제가 조용히 처리할게요.”

그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소근거렸습니다. 

“끈끈이 슬라임 나와라, 뚝딱!”

그러자 딱지의 콧구멍에서 걸쭉하고 끈적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왔습니다. 

 

 

“윽! 거대 코딱지다!”

해롱 선장이 질색했습니다.

“아, 진짜! 기껏 궁리한 건데….”

딱지는 기분이 나빴지만, 지금은 한시가 급했습니다. 딱지는 모퉁이를 돌자마자 경비 로봇을 향해 끈끈이 슬라임을 던졌습니다. 

“받아랏!”

슬라임이 경비 로봇의 얼굴을 뒤덮었습니다. 로봇이 허우적대는 사이에 슬라임이 굳어버리자 로봇은 아무것도 못하고 정지했습니다. 딱지는 돌아가서 일행을 불러왔습니다. 

“어때요?”

“오, 효과가 좋은데?”

루띠가 감탄했습니다. 

“이제 넓은마음 차례예요. 호위병이 있을 테니 문을 여는 순간 다 같이 기습해야 해요! 하나, 둘, 셋!”

딱지가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와 함께 모두 괴성을 지르며 돌격했습니다. 

“이 녀석, 꼼짝 마라!”

그런데 그 안에는 한 사람밖에 없었습니다. 넓은마음은 아니었습니다. 

“어라? 넓은마음은…?”

그 사람이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러자 해롱 선장이 감투를 벗으며 놀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라일락?”

그 사람은 해롱 선장의 과거 이야기에 등장했던 사관학교 동창, 라일락 본부장이었습니다. 

“해롱? 너가 여긴 웬일이야?”

라일락 본부장은 본부에 끝까지 남아있다가 포로로 붙잡혔다고 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딱지의 예상이 옳았습니다. 넓은마음은 본부에 침입해 이 인공행성 전체의 공기를 숨 쉴 수 없게 바꾸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호흡하는 종족이 모두 대피하자 로봇을 해킹해서 본부를 장악했습니다. 

“그런데 넓은마음의 목적이 뭐죠?”

딱지가 물었습니다. 라일락이 딱지를 바라보았습니다. 

“자네가 고딱지 대원인가? 지난번에 넓은마음을 막았다는 보고는 받았다.”

“네. 넓은마음은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요?”

라일락 본부장의 표정이 심각해졌습니다. 

“그 넓은마음이라는 녀석, 갇히기 전에 잠깐 봤는데 매우 영리하더군. 그리고 매우 위험해 보였다.”

“걱정 마세요. 저희가 꼭 잡겠습니다!”

딱지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습니다. 

“그래야 할 거다. 넓은마음은 이 본부를 블랙홀에 빠뜨려버릴 생각이라고 말했으니까. 막지 못하면 우리 모두 본부와 함께 블랙홀로 빨려들어갈 거다!”

 

 

 

고호관 작가.

우주를 동경하던 소년은 어느덧 나이를 먹어 여전히 우주를 동경하는 아저씨가 됐어요. 지금은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여러 매체에서 과학을 재미있게 전해주는 일도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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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2호 어린이수학동아 정보

  • 고호관(SF 소설가)
  • 진행

    최은혜 기자
  • 일러스트

    수풀란
  • 디자인

    오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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