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떠 있는 식물 위에 사람이 앉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속으로 그대로 꼬르륵~ 가라앉을 거라고요? 그 식물이 ‘빅토리아수련’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빅토리아수련은 많게는 50kg까지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한 잎을 가지고 있거든요. 빅토리아수련이 가진 놀라운 비밀을 함께 파헤쳐 봐요!
신종 빅토리아수련 발견!
빅토리아수련의 별명은 ‘밤의 여왕’이에요. 낮에는 꽃잎을 오므렸다가, 저녁에만 꽃을 피우기 때문이에요. 특히 3일 동안만 꽃을 피우는데, 그 색깔과 모양이 매일 다른 것이 특징이에요. 첫날은 흰색 꽃잎이, 둘째 날에는 붉은색으로 바뀐 꽃잎이 열리고, 셋째 날엔 꽃이 더 활짝 펼쳐진 다음 물속으로 들어가요.
빅토리아수련의 잎도 꽃만큼이나 독특해요. 빅토리아수련의 잎은 수련 중에서 크기가 가장 커서, 지름★ 2m 이상으로 자라요. 더 많은 햇빛을 받아 영양분을 얻기 위해서지요. 잎의 끝부분은 위쪽을 향해 구부러져 있어서 음식을 담는 쟁반처럼 보여요.
빅토리아수련의 종류로는 ‘빅토리아 아마조니카’와 ‘빅토리아 크루지아나’ 두 종이 알려져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국립세종수목원, 국립수목원 등에서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최근 영국의 ‘큐 왕립식물원’은 빅토리아수련의 새로운 종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어요. 그동안 알려졌던 빅토리아수련과는 씨앗의 모양과 크기, 가시가 돋은 형태, 유전자 등이 다른 것을 확인했지요. 이 빅토리아수련은 ‘빅토리아 볼리비아나’라는 이름을 얻게 됐답니다.
▲ 영국 큐 왕립식물원에서 발견된 신종 빅토리아수련 ‘빅토리아 볼리비아나’의 모습이에요.
첫째 날 밤에는 위의 사진처럼 흰색의 꽃이 피고, 둘째 날 밤에는 아래의 사진처럼 꽃잎이 붉은색으로 변해요.
비결은 ‘뒷면’에 있다!
지름이 2m 이상인 빅토리아수련 잎은 어린이 한 명의 무게를 거뜬히 견딜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토록 강한 잎의 비결은 바로 ‘뒷면’에 숨겨져 있답니다.
빅토리아수련의 잎을 뒤집어 보면, 잎의 가운데에 있는 한 점(잎꼭지)에서부터 잎맥★이 거미줄처럼 뻗어 나간 모양을 하고 있어요. 자세히 보면, 두꺼운 잎맥이 사방으로 뻗어있고 그 사이사이를 얇은 잎맥이 연결해 마치 네모난 방들이 이어진 것처럼 보여요. 잎 사이로 들어온 공기가 네모난 방 안에 갇히면서 공기주머니를 만들지요. 공기가 든 튜브를 끼면 물에 가라앉지 않는 것처럼, 잎맥이 만든 공기주머니 덕분에 잎이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는 거예요. 또, 복잡한 잎맥을 따라 무게가 고르게 분산★되기 때문에 그 위에 사람이 앉아도 버틸 수 있지요.
빅토리아수련의 잎맥 구조를 관찰한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핀 복스 박사 연구팀은 “마치 프랙탈처럼 뻗어 나간 잎맥 덕분에 거대한 잎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빅토리아수련 잎, 건축물에서도 발견?!
빅토리아수련의 잎은 세계적인 건물을 만드는 데 영감을 주기도 했어요.
19세기 영국의 정원사이자 온실★ 설계자였던 조셉 팩스턴은 작은 온실의 연못에서 빅토리아수련을 키우고 있었어요. 빅토리아수련의 지름이 2m 가까이 자라자, 팩스턴은 커다란 온실이 필요해졌어요. 대형 온실을 어떻게 만들어야 크고 무거운 유리를 지탱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지요.
어느 날, 팩스턴은 어린 딸이 빅토리아수련 잎 위에 앉아도 가라앉지 않았던 것을 기억해내고, 이를 온실의 설계에 활용했어요. 금속 기둥을 빅토리아수련의 잎맥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하고, 그 사이사이에 유리를 올려서 온실을 완성했지요.
이후 팩스턴은 똑같은 방법으로 ‘수정궁(Crystal Palace)’이라는 건물을 지었어요. 수정궁은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세계 박람회가 열렸을 때 사용된 초대형 건물이에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식물원 부원장인 크리스 소로굿은 “빅토리아수련의 형태는 앞으로 바다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거나 물 위에 어떤 구조물을 지을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용어정리
지름★ 원의 중심을 지나는 선분을 말해요.
잎맥★ 잎의 형태를 유지해주고 물과 영양분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는 부분을 말해요.
분산★ 하나의 힘이 여러 곳으로 나뉘는 것을 말해요.
온실★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서 추울 때도 식물을 기를 수 있는 건물이에요.
패널★ 목재, 유리, 금속 등으로 된 네모난 판을 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