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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순찰대원 고딱지] 네 계획은 실패다, 좁은마음!

23화

(지난 줄거리 : 마누팩토 행성을 찾은 프로보와 고딱지. 그런데 마음이 넓지 못한 해커 ‘넓은마음’이 마누팩토 행성의 로봇들을 조종하기 시작한다. 딱지와 프로보는 넓은마음을 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딱지에게 전기마비총을 겨눈 로봇이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엎드려.”
딱지는 깜짝 놀랐습니다. 
“프, 프로보…?”
상황을 눈치챈 딱지가 몸을 웅크렸습니다. 프로보는 전기마비총으로 다른 로봇들을 쓰러뜨리기 시작했습니다. 딱지도 재빨리 싸움에 합세했습니다. 넓은마음의 조종을 받던 로봇들이 우왕좌왕하다가 차례로 마비되어 쓰러졌습니다. 
“휴우, 살았다! 어떻게 된 거예요?”
“해롱 호에 연락한 다음 걱정이 돼서 얼른 돌아왔다. 나는 다른 로봇들과 똑같이 생겼으니까, ‘넓은마음님을 찬양하라!’라고 말하기만 하면 무사통과더군.”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프로보는 어째서 넓은마음의 조종을 받지 않는 거죠?”
“글쎄다. 아까 점검을 받아 보니 외부 정보 입력기가 고장 났던데, 그 덕에 해킹이 잘 되지 않았나 보다. 게다가 내가 잠시 나로 돌아왔을 때 딱지 네가 스위치를 꺼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다행이네요. 그런데 이제 어떻게 하죠? 넓은마음을 찾아서 막아야 하는데….”
“넓은마음이 있을 곳은 뻔하다.”
프로보가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바로 통신실이다. 공장 전체를 해킹했다면 그곳에서 한 게 분명하다. 넓은마음은 거기 있을 거다.”
“그럼 우리 작전을 짜봐요!”
딱지가 흥분해서 말했습니다. 
프로보와 딱지는 이번에도 위장 작전으로 넓은마음을 속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넓은마음은 아까 우리가 로봇들을 쓰러뜨린 걸 알지 않을까요?”
“아니다. 나는 로봇들의 통신을 감지할 수 있다. 우리가 공격하기 전에 넓은마음은 접속을 끊은 상태였다.”
“하긴, 넓은마음이 알았다면 이미 지원군을 보냈겠죠. 조용한 걸 보니 모르는 게 맞나 봐요.”
프로보가 수갑을 다시 주워들며 말했습니다. 
“내가 네게 수갑을 채워서 넓은마음이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넓은마음이 방심하고 있을 때 수갑을 풀어준다. 그때 우리 둘이 재빨리 넓은마음을 제압하는 거다.”
“좋아요! 넓은마음을 좁은마음으로 만들어 버려요!”
딱지는 프로보에게 두 손을 내밀었습니다. 프로보는 딱지에게 수갑을 채운 뒤 열쇠를 잘 챙겼습니다. 
“가자!”
프로보는 딱지를 앞장세운 채 통신실로 향했습니다. 비록 프로보와 함께였지만, 앞에서 다른 로봇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자 딱지의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침착해.”
프로보가 딱지에게 속삭인 뒤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넓은마음님을 찬양하라! 죄수를 데려가는 중이다.”
“넓은마음님을 찬양하라!”
마주 오던 로봇이 대꾸하고 지나가자 딱지는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휴우….”
통신실까지 가는 도중 몇 번이나 로봇들과 마주쳤습니다.
“넓은마음님을 찬양하라!”
“좁은…, 아니, 넓은마음님을 찬양하라!”
프로보는 투덜거렸습니다.
“계속 똑같은 말만 하니까 헷갈려. 열린마음이던가?”
“넓은마음이라고요!”
“아, 그렇지. 쉿! 넓은마음님을 찬양하라!”
둘은 간신히 통신실 앞에 도착했습니다. 여기도 로봇 두 대가 문 앞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열린…, 아니, 넓은마음님을 찬양하라! 죄수를 데려왔다!”
로봇이 몇 초 동안 아무 대꾸도 없이 쳐다보자, 딱지는 프로보의 말실수를 들킨 줄 알고 조마조마했습니다.
“넓은마음님을 찬양하라! 넓은마음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이윽고 문이 열렸습니다. 딱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한가운데 놓여 있던 의자가 빙그르르 돌면서 넓은마음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흐흐흐. 네 녀석이 우주순찰대였나? 이름이 뭐지?”
“난 고딱지다.”
“코딱지? 이름이 왜 그래? 너도 나처럼 이름을 새로 짓지 그래! 넓은 콧구멍 어때? 으하하하.”
딱지는 화가 났습니다
“뭐가 어째? 너나 좁은마음으로 바꿔라! 곧 지원군이 올 테니, 넌 끝장이야!”
“지원군? 내게는 로봇 군대가 있어 걱정하지 않는다. 네 걱정이나 하시지. 내 우주 정복의 첫 희생양으로 삼아주마, 코딱지 대원.”
그때 프로보가 슬그머니 수갑을 풀었습니다. 딱지는 바짝 긴장하며 넓은마음을 제압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프로보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쓰러졌습니다. 전기마비총에 맞은 것이었습니다! 딱지도 재빨리 허리춤에서 전기마비총을 꺼냈지만, 어느새 로봇 수십 대가 딱지를 포위하고 있었습니다.
“너희의 수작을 내가 모를 줄 알고? 소용없다.”
딱지는 이를 악물고 외쳤습니다.
“덤벼라! 내가 모두 상대해주지!”
“웃기시네. 이 로봇을 멈출 방법은 없다. 내가 모든 회로를 장악하고 있거든! 저 코딱지를 공격해라!”
넓은마음이 큰소리로 명령했습니다.
‘회로?’
문득 딱지에게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딱지의 이상한 질문에 프로보의 회로가 잠시 멈췄던 일이 생각난 것입니다. 이판사판이었습니다.
“로봇들이여! 3을 0으로 나누면 답은 무엇일까요?”
딱지가 다가오는 로봇들에게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넓은마음님을 찬양하라! 3을 0으로 나누면….”
그 순간 로봇들이 모두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딱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넓은마음 앞에 있는 컴퓨터를 향해 전기마비총을 마구 쏘았습니다. 컴퓨터에서 불꽃이 일더니,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났습니다.
“에잇, 이럴 수가!”
그 순간 로봇들이 깨어나 우왕좌왕하기 시작했습니다. 
“응? 여기가 어디지?”
“지금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거냐?”
딱지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네 계획은 실패다, 좁은마음! 순순히 항복해라!”
“으…, 이대로 끝낼 수는 없지.”
넓은마음이 손에 든 장치를 조작하자 불이 꺼지면서 사방이 깜깜해졌습니다. 
“정전이다!”
어둠 속에서 넓은마음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두고 봐라, 코딱지!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거다!”
얼마 뒤 다시 불이 켜졌을 때 넓은마음의 모습은 사라진 뒤였습니다. 딱지는 주먹을 불끈 쥐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너야말로 두고 봐라. 다음에 만나면 꼭 잡아주겠어!’

ㅎㄹ

2022년 07호 어린이수학동아 정보

  • 고호관(SF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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