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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순찰대원 고딱지] 18화. 해롱호, 낯선 행성에 불시착 하다!

+놀이북 10쪽과 함께 보세요!

 

지난 줄거리.

샤롱가는 납치 사건이 은퇴를 위해 스스로 꾸민 일이었다고 밝히고, 마지막 공연을 마친 뒤 은퇴를 선언한다. 딱지와 용용은 해롱 호로 돌아와 다음 임무를 기다리는데

 

 

근무를 마친 딱지가 방에서 잠을 자고 있을 때였습니다. 쿵- 소리가 나더니 우주선이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딱지는 자다가 놀라서 벌떡 일어나 앉았습니다.

‘뭐지?’

그 순간 경고등에 비상 상황을 알리는 붉은색 불빛이 들어오며 큰 소리로 경고음이 울렸습니다. 딱지는 황급히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평소와 달리 복도가 어두웠습니다. 비상등에 의지해 조종실로 가자 다들 큰 소리로 외치며 어둠 속에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전력 상실! 생명유지장치 작동 불능! 조종 기능은 아직 유지 중!”

“무슨 일이에요? 어떻게 된 거예요?”

딱지가 자리에 앉아 벨트를 매며 물었습니다.

불시착*한다! 모두 꽉 잡아라!”

조종사인 프로보가 외쳤습니다. 딱지는 영문도 모른 채 의자를 꽉 붙들었습니다. 창문을 보니, 하얀색 행성이 점점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으아아아~!”

딱지는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곧 엄청난 충격과 굉음이 딱지를 강타했습니다. 몇 번인지 모를 만큼 빙글빙글 돌다가 마침내 우주선이 멈췄습니다.

“으으~, 여기가 어디예요?”

딱지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묻자 루띠가 대답했습니다.

“아직 탐사 기록이 없는 행성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는데, 운석이 날아와서 우주선에 부딪혔어. 그것 때문에 고장이 나서 여기에 불시착한 거야.”

딱지로서는 그야말로 자다가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었습니다.

“우주선이 아무렇게나 날아가던 운석에 맞을 확률은어음, 정말로 아무렇게나 날아가던 운석에 맞을 확률밖에 안 된다.”

프로보가 삐그덕거리는 몸을 추스르며 말했습니다.

“어머, 어째. 프로보도 어디가 고장 났나 봐.”

용용이 말하자 프로보가 버럭 화를 냈습니다.

“무슨 소리냐! 난 괘괜찮다!”

“뭐 그 정도면 됐고. 그나저나 해롱 선장님은?”

“나나도괜찮아”

해롱 선장은 팔다리가 이리저리 꼬인 채 의자에 처박혀 있었습니다. 다들 힘을 합쳐 해롱 선장을 끄집어낸 뒤 어떻게 해야 할지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루띠가 우주선의 상태를 보고했습니다.

“점검 결과, 손을 좀 보면 다시 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문제는 고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데 그동안 생명유지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 그러면 어떻게 되지?”

해롱 선장이 묻는데, 용용이 몸을 부르르 떨며 끼어들었습니다.

“으~, 왠지 좀 추워진 것 같지 않아?”

“그게 문제라는 거야. 생명유지장치가 고장 나서 우주선 안에 냉난방이 안 되거든. 그런데 여기가 굉장히 추운 행성이란 말이지”

딱지가 창밖을 내다보니 온통 새하얀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해롱 선장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습니다.

“할 수 없지. 다들 옷 두껍게 입고 버티자!”

루띠는 곧바로 우주선 수리에 들어갔습니다. 우주선은 점점 더 추워졌습니다. 프로보는 로봇이라 괜찮았고, 딱지와 해롱 선장은 두꺼운 옷을 꺼내 입고 덜덜 떨고 있었는데, 용용이 문제였습니다. 냉혈동물이기 때문에 아무리 옷을 껴입어도 따뜻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나..., 죽으면 야..., 양지바른 곳에 무..., 묻어줘....”

용용의 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웠습니다.

“안 되겠어요. 밖에 나가서 불을 피울 거라도 찾아봐요!”

우주선을 고쳐야 하는 루띠만 빼고 모두가 주변을 수색하러 나왔습니다.

“헉! 밖에 나오니까 더 추워! 엄청 추워! 추워 죽겠어!”

“선장님, 엄살 부리지 마세요. 불을 피우지 못하면 용용에게 정말 큰일이 생길지도 몰라요.”

딱지가 재촉했습니다. 셋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딱지는 무릎까지 올라오는 눈밭을 헤치며 죽은 나무라도 찾기 위해 사방을 살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눈, 눈, 눈, 오로지 눈밭이었습니다. 손발이 점점 차가워지면서 이가 저절로 딱딱 소리를 내며 부딪쳤습니다.

“으으, 이러다 내가 먼저 죽겠다”

이 행성은 온통 눈과 얼음으로만 뒤덮여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 같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눈보라까지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통신기에서 해롱 선장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왠지 신이 난 목소리였습니다.

“으어어어! 좋구만! 이렇게 좋을 데가 있나. 고딱지, 프로보! 위치를 보낼 테니까 빨리 여기로 오라고.”

딱지는 서둘러 해롱 선장이 오라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한 딱지는 깜짝 놀랐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물웅덩이에 해롱 선장이 몸을 담그고 있었거든요!

“이 몸이 온천을 발견했지 뭐니. 뜨끈하니 좋네~. 얼른 들어와.”

때마침 프로보도 도착했습니다.

“이게 뭐지? 온천? 이런 곳에 온천이 있을 확률은 바다에 뜨거운 물 한 잔을 부었는데 바다가 전부 뜨거워질 확률과 같다.”

“뭔 소리야, 프로보. 너도 얼른 들어와.”

“난 로봇이라 물에 들어가면 안 됩니다.”

“근데 지금 용용을 얼른 구해야하지 않나요?”

딱지가 말하자 해롱 선장이 아차 하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아, 맞다! 깜빡했네. 프로보는 어차피 온천에 못 들어오니까 가서 용용을 데려와. 딱지는 얼른 들어와서 몸 좀 녹이고.”

 

 

사실 딱지도 뜨뜻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딱지는 얼른 겉옷을 벗고 온천에 뛰어들었습니다. 따뜻한 물이 꽁꽁 언 몸을 녹이자 다시 생기가 도는 것 같았습니다.

“으아아아, 이제야 살겠다. 음 그런데 냄새는 좀 퀴퀴하네요.”

“딱지 네가 온천을 잘 모르는구나? 원래 온천은 좀 특이한 냄새가 나.”

그렇게 잠시 몸을 녹이자 곧 프로보가 용용을 데려왔습니다. 용용은 얼어붙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온천에 집어넣자 곧 정신을 차리고 기뻐했습니다.

“으이제 좀 살 것 같다. 응? 이런 곳이 있었다니?”

그때 프로보가 말했습니다.

“루띠가 용용만 빼고 전부 돌아오랍니다. 우주선 수리를 도와달라고”

딱지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투덜거리는 해롱 선장과 프로보와 함께 우주선으로 돌아갔습니다.

“난 이렇게 고생하는데, 자기들만 온천에서 노닥거리려던 거예요?”

루띠가 해롱 선장에게 쏘아붙였습니다. 딱지는 다시 덜덜 떨며 루띠가 시키는 대로 부품과 도구를 이리저리 날랐습니다. 계속 투덜거리던 해롱 선장이 통신기로 용용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어때, 용용? 따뜻하니까 좋아?”

그런데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몇 번 불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음, 용용이 대답이 없네? 아무래도 불안한데. 내가 가봐야겠어.”

해롱 선장이 말하자 루띠가 또 버럭 화를 냈습니다.

“무슨 수작인지 내가 모를 것 같아요? 그런 일에 선장님이 왜 움직여요? 딱지 보고 가보라고 해요.”

딱지는 내심 기뻐하며, 불만 가득한 해롱 선장을 뒤로 하고 다시 온천으로 향했습니다. 조금만이라도 온천에 몸을 더 담가야겠다 생각했는데이게 무슨 일일까요? 온천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용용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요.

‘용용이 어디 간 거지? 여기서 혼자 움직이다가는 얼어 죽을 텐데!’

 

용용은 추운 데선 꼼짝도 못하는데!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지? 계속

 

 

고호관 작가 

우주를 동경하던 소년은 어느덧 나이를 먹어 여전히 우주를 동경하는 아저씨가 됐어요. 지금은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여러 매체에서 과학을 재미있게 전해주는 일도 하고 있답니다.

 

*용어설명

불시착 : 비행기가 비행 도중에 고장이나 기상 악화, 연료 부족 등으로 예정되지 않은 장소에 착륙하는 걸 말해요.

2022년 02호 어린이수학동아 정보

  • 고호관(SF 소설가)
  • 진행

    조현영 기자 기자
  • 일러스트

    수풀란
  • 디자인

    오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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